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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훈 님 나눔] <포드v페라리> 리뷰 (스포일러)

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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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 포드 모터스는 쉐보레에 밀려 침체기에 들어선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포드는 자금난에 시달리던 페라리의 인수 협상에 돌입한다.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는듯 했으나 포드가 제시한 독소조항(페라리는 레이스 참가에 있어 포드의 결정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한다)으로 인해 협상은 결렬된다. 이 과정에서의 마찰로 양사의 사이는 완전히 틀어지게 된다.

자동차 경주에 참전할 자금 마련을 위해 스포츠카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 창립 배경인 럭셔리 카 브랜드 '페라리', 레이싱이 곧 회사의 헤리티지인 페라리에게 있어 이 조항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페라리의 수장 엔초 페라리는 포드의 총수 헨리 포드 2세(헨리 포드의 손자)에게 직접 원색적인 비난을 가하며 속을 뒤집에놓기에 이른다.

알사람은 다 안다는 이탈리아 노인네 엔초 페라리의 성질머리는 헨리 포드 2세의 자존심을 완전히 구겨놓았고, 이에 포드 모터스는 당시 페라리가 연속 우승을 차지하던 르망 24시 레이스에 직접 진출하여 우승하는 것으로 페라리의 콧대를 눌러 주겠다는 장기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상이 올해 내가 가장 기대하고 기다려온 영화,  'Ford V Ferrari'의 배경이 되는 실화이다.

모두가 불가능하다 생각했던 포드 GT40의 승리는 모터스포츠 역사의 빅 이슈를 넘어 이미 미국의 신화가 된 이야기이다.

 

너무나도 유명하고 또 대단한 일화이나, 영화의 제작발표 소식을 접한 당시 나는 모터스포츠 팬으로서의 흥분보다도 몇 가지 이유로 인해 걱정이 앞섰다.

 

첫째로 정통 모터스포츠 영화는 이미 수많은 실패를 기록한 장르로 더이상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블록버스터로 기능하기 어렵다는 점이며 ,

둘째로 미국의 모터스포츠 판은 MLB,NBA 등 여타 미국 스포츠 와 마찬가지로 자국 내수용 대회인 나스카,인디카만 해도 충분히 활성화된 시장이기에 유럽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그에 비해 한참은 떨어진다는 점,

마지막으로 앞서 미국의 신화라고 표현한 포드 GT40의 승리는 결코 언더독의 성공스토리로 각색할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먼저 다큐멘터리를 제외한 모터스포츠 소재 극영화를 나열해보자. 'Grand Prix'(그랑프리,1966), 'Le Mans'(르 망,1971), 'Days of Thunder'(폭풍의 질주,1990), 'Driven'(드리븐,2001), 'Rush'(러시 : 더라이벌,2013)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랑프리'를 제외한 이 영화들은 어떠한 공통점을 가진다. 하나같이 북미 흥행 참패를 기록한 작품들이라는 점이다.

F1,나스카,C.A.R.T(인디카의 전신),르망24h 등 거의 모든 모터스포츠 소재가 총동원되었으나 너나 할것없이 흥행에 실패했다.

유일하게 상업적 성공을 거둔 '그랑프리'로 말하자면 무려 파나비전의 65mm 카메라를 차량에 마운트시켜 스턴트 드라이빙 촬영에 사용한 압도적인 영상을 보여주는데다, 당시 극장의 대형 상영 포맷인 Cinerama를 활용하는 등 시각적 스펙터클을 중시한 대규모 블록버스터급 영화였다.

 

60년대의 대스타이자 프로 레이서였던 스티브 맥퀸이 직접 제작,주연, 그리고 스턴트를 맡은 '르 망'의 대실패는 후에 영화의 실패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나왔을 정도로 유명한 사건이며, 토니스콧 연출, 톰 크루즈 주연의 나스카 영화 '폭풍의 질주'역시 6,000만달러의 제작비로 고작 8,200만 달러의 북미 수익을 올렸을 뿐이다.

 

혹시 언급된 모터스포츠 영화들이 단순히 후진 영화이기에 망한 것일까? 그렇지만도 않다. 론 하워드의 최고작중 하나로 꼽히는 '러시' 는 미국에서 제대로 된 제작비 투자조차 받지 못한 채 유럽권 중소규모 제작사들을 긁어모아 얻어낸 3,800만 달러로 제작하여 겨우 북미 2,690만 달러 흥행에 그쳤다.

 

요약하자면 모터스포츠 영화들은 하나같이 흥행에 심각한 부진을 겪었으며,그나마 미국 내수시장 레이스인 나스카,인디카 소재의 경우 제작투자라도 원활한 편인데 반해 북미시장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F1과 르망 같은 유러피안 모터스포츠 영화는 애초에 투자부터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20세기 폭스는 'Ford v Ferrari'(포드 v 페라리, 2019)에 1억달러라는 제작비를 쏟아부었다.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흥행부도수표급 장르인 모터스포츠 영화에, 그것도 유럽의 르망 24시 배경이다. 심지어 영화의 러닝타임은 2시간 30분을 넘어간다.

초고예산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와 저예산 인디필름 사이에 위치하는 대규모 상업영화가 그 어느때보다 자리잡기 힘든 요즘 시대에 이런 장르 영화가 불쑥 나온 것이다.

 

그러나 영화의 흥행만을 우려하여 걱정을 내비친 것은 당연히 아니다.

관객이 영화사의 수익까지 신경써줄 의무는 없다.

내가 걱정한 것은 '포드 v 페라리' 에 저만한 제작비가 투자된 이유가 사뭇 노골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계속하여 언급했듯 포드 모터스의 승리는 단순히 드라마틱한 모터스포츠 이슈를 넘어 이미 미국의 신화가 된 이야기다.

자국에 틀어박혀 나스카나 깔짝댔을뿐, 유럽 모터스포츠에 도전한적 없던 포드(미국)가 친히 원정길에 행차하여 페라리를 제압하고 르망(유럽)을 제패했다는 미국의 승리서사로 해석되는것이 바로 GT40의 내러티브인 것이다.

 

너무나 매력적이고 드라마틱한 이야기인 동시에 트럼프 시대의 슬로건 'Make America Great Again' 에 정확히 들어맞는 이 이야기를 그저그런 애국심고취 영화로 만들어 팔아먹진 않을까 걱정할수밖에 없었다.

 

잘해야 지역별 연고지 수준인 여타 스포츠와 달리 유럽 모터스포츠는 그 태생부터 국가대항전의 성향이 짙었다.

자동차 제조사의 기술력을 총동원하여 만든 레이스 전용 자동차로 성능을 겨루는곳이 바로 모터스포츠이다.

중공업기반 산업과 기계공학을 책임지는 정밀기계인 자동차 브랜드의 기술력은 곧 국가산업의 이미지와도 직결된다.

독일, 일본 등 자동차 대국으로 평가받는 국가의 회사들이 보여준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은 이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60년대의 포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포드가 르망에서 우승하는것으로 얻어낼 수 있는 이미지는 단순히 기업간 자존심싸움를 넘어선 무언가였다.

헨리 포드 2세는 모든 연구소와 인력을 미국에 그대로 둔 채 모든 부품을 비행기편을 통해 유럽으로 실어 나르도록 지시했다.

운송비로 빠져나가는 무지막지한 금액은 유럽에 본부를 두고 활동하는 페라리에 비해 엄청난 핸디캡이었으나, 이 '미친 짓거리'를 실행할 수 있던 동력은 바로 미국기업 포드의 어마어마한 자본력이었다.

 

50년대보다 그 위용이 시들해진 포드 모터스라곤 하나, 당시 포드가 페라리를 이기기 위해 3년간 쏟아부은 비용만 현재 가치로 무려 한화 5,300억원에 달한다.

2019년 현재 F1 최상위권 팀의 1년 총예산에 가까운 금액을 50년도 더 전에 들이부은 것이다.

 

따라서 GT40의 감동실화는 결코 언더독 스토리라 부를 수 없다.

르망에 단 한번도 참전한적 없던 컨스트럭터 팀이 어마무시한 자본의 힘으로 단 수년만에 챔피언 자리에 오른 이야기를 과연 영화 '머니볼'속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언더독 서사와 같은 방향으로 읽어낼 수 있을까?

 

66년 르망의 위대한 승리는 차라리 소련과의 우주경쟁 끝에 닐 암스트롱을 달나라 관광보낸 아폴로 계획의 축소판이라고 비유하는쪽이 적절할 것이다.

 

영화의 첫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당시, 예상한 모든 불안함이 현실화되는듯 보였다. 국수주의적인 대사와 전개, 다분히 언더독 감동실화로 비춰지는 켄 마일스, 캐롤 쉘비의 대화 등등.

대단하고 경탄할만한 실화임에 이견 없으나 그저 미국의 국.뽕영화로 남지 않기를 바랬다.

물론 자기네 역사 자기들이 영화화 한다는데 다른 나라 사람이 무슨 상관이겠냐마는...

그렇다고 실제 역사의 구린 부분은 교묘하게 속이고 덮은 채 미국산이 최고라고 두시간 반동안 떠드는 영화를 보고싶진 않을 것 아닌가. 오랜만에 나온 블록버스터급 레이싱 영환데.

 

'Ford V Ferrari' 라는 제목도 약간의 불안감을 가증시켰다.

이 영화는 자동차 전문기자 출신 플레이보이 편집장 A.J.Baime가 출간한 논픽션 'Go Like Hell: Ford, Ferrari, and Their Battle for Speed and Glory at Le Mans'의 판권을 구입해 영상화한 작품이다.

Go Like Hell도 아니고, Le Mans도 아닌 포드와 페라리를 전면에 내세워 기업의 이름을 강조한 것이 유럽에 승리한 미국의 성공신화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정작 레이싱은 뒷전으로 밀려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실제로 유럽권에서는 'Ford v Ferrari'라는 제목 대신 'Le Mans 66'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하여 스포츠적 면모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20일, 드디어 메가박스 mx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모든 걱정은 기분좋게 빗나갔다.

트레일러에 등장한 "We make history", "Go to war" 따위의 유치한 대사들은 실제 영화속에선 시니컬한 맥락에서 사용되었을 뿐이다.

캐롤 쉘비의 국.뽕그득한 일장연설은 현실앞에 무력한 이상론자의 처세에 불과했으며 헨리 포드 2세의 유치한 전쟁타령은 그저 비유가 아닌 실제 군수물자를 생산했던 포드 모터스의 현재 처지와 겹치는 헨리 포드 2세 자신의 성장을 드러내는 결의에 찬 다짐이었다.

 

기껏 제목으로 강조한 포드와 페라리의 라이벌리 역시 영화 중반부를 넘어가는 시점부터 더이상 극을 이끌어나가는 주요 서사로 기능하지 않는다.

켄 마일즈(크리스천 베일)와 캐롤 쉘비(맷 데이먼)의 버디무비 구도로 느긋하게 시작하는 이 영화는 어느순간 두 주인공의 프로페셔널리즘과 포드 경영진의 자본주의 마케팅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내달리기 시작한다.

영화의 초반, 사기꾼에 가까운 악역으로 묘사되던 엔초 페라리는 막바지에 이르러 레이스에 대한 순수한 열의를 비추는 동시에 유일하게 켄 마일즈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인물로 드러나는 반면, 아군이라 생각했던 포드모터스의 경영진에게 있어 레이스란 그저 회사와 국가의 자존심,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했음을 피력하며 두 주인공의 진정한 적으로 돌아서게 된다.

 

포드v페라리가 아닌 포드v포드 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 있어 헨리 포드 2세의 묘사가 탁월하다.

발단부에만 잠시 얼굴 비추고 퇴장하는 단순한 인물이라는 지레짐작을 가볍게 무시한 채 '자동차의 왕'으로 천하를 호령했던 조부의 그늘 아래 컴플렉스를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로 등장하여 두 주인공과 별도로 자신만의 드라마를 쌓아올린다.

대단한 서브플롯은 아니나 자칫 단순하고 늘어질뻔한 중반부의 사내 정치싸움에 있어 감초 역할을 훌륭히 해낸다.

 

이 영화는 본격적인 모터스포츠 영화라 부르기에 손색없다.

영화 '러시'에서 보여준 멋진 라이벌리나 스포츠 정신을 기대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레이싱 헤리티지'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리 아이아코카(존 번설)의 대사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시트를 지키기 위한 드라이버의 힘겨운 처세술, 레이스 규정의 헛점을 교묘히 파고드는 기술싸움과 팀 내부의 정치질 등 모터스포츠의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더러운 단면까지 이 영화는 여과없이 보여준다.

 

당연하게도 이 영화는 일반적인 언더독 스토리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

이 영화에는 무너뜨려야 할 거대한 적이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페라리마저 그 존재감이 흐릿하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찬 이 영화에는 막힘없이 닥친 일을 해치우는 두 주인공만 존재할 뿐이다.

영화속 페라리의 존재 자체가 희미해질 무렵, 대미를 장식할 르망24시 레이스 시퀀스에 앞서 페라리의 드라이버 반디니가 마일즈의 라이벌로 급히 등장한다.

이미 새 드라마를 구축하기엔 너무 늦은 시간에 등장한 반디니는 대사 한마디 없이 10여분정도 레이스씬에 얼굴좀 비추더니 리타이어와 함께 그대로 출연이 종료된다.

 

승리해야할 대상=페라리의 차량은 이미 모두 리타이어했으며 마일즈는 완주만 하면 이기는 김새는 상황이 예상보다 이르게 찾아온다.

마일즈가 마땅히 마주해야 할 승리의 기쁨을 가로막는것은 포드의 수뇌부이다. 스포츠정신을 짓밟는 철저한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명령을 받은 마일즈는 잠깐의 고민 끝에 명령을 따르며 승리를 놓치게 되고, 캐롤 쉘비와 몇 팀 크루를 제외한 포드의 그 누구도 마일즈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드라이버도 엔지니어도 아닌 오로지 기업만이 승리한 66년 르망의 씁쓸함을 뒤로하고도 긍정적인 모습으로 자리를 떠나던 마일즈와 쉘비의 투숏은 마일즈가 드라이빙 테스트에서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는 씬으로 곧바로 이어진다.

영화의 톤앤매너와 동떨어진 다소 당황스러운 이 구성은 이후 엔딩에서 설명된다.

마일즈을 잃은지 6개월 후, 마일즈의 아들에게 아버지의 유품을 전해준 뒤 떠나는 캐롤 쉘비의 뒷모습을 비추며 켄 마일즈의 대한 헌사 자막과 함께 영화는 끝난다.

GT40 신화를 국가나 기업이 아닌 순전히 개인의 공으로 돌리는 것이다.

 

미국의 승리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이 영화는 국가적 이벤트에서 눈을 돌려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영화 '퍼스트맨'을 떠올리게 하나 , 성조기 논란과 함께 흥행 부진을 겪었던 '퍼스트맨'과 달리 큰 논란 없이 비평과 흥행 양면으로 순항중이라는 점에서 특히 놀랍다.


 

정교한 드라마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빼어난 지점들이 곳곳에 드러난다.

시각적으로 가장 눈을 사로잡는 숏은 의외로 레이스씬이 아닌 영화 초중반에 등장한다. 처세술과 한참 거리가 있는 마일즈는 팀내 정치적 이슈로 르망 출전을 거부당한다. 카메라는 밤 늦게 쉘비 워크숍에서 1964년 GT40 르망 데뷔 레이스의 라디오 중계를 듣는 마일즈의 실의에 잠긴 표정을 클로즈업한다. 라디오를 통해 엔진의 굉음이 차고에 울려 퍼지는 동안, 차고밖으로 달리는 비행기에서 나오는 불빛은 마일즈의 클로즈업 뒤로 차고속 쉘비 레이스카들의 실루엣을 형성하며 패닝한다. 마치 벽을 질주하는듯한 GT40, 코브라 427의 실루엣과 차고에 울려퍼지는 라디오중계속 엔진음,그리고 실의에서 결의로 바뀌는 마일즈의 표정이 한 숏 내에서 몽타주를 만들어낸다.

1966년 르망 레이스에 대한 마일즈의 열의를 드러냄과 동시에 앞으로의 서사의 주동자 역할을 부여하고, 자신의 성격을 고쳐가며 팀에 녹아드려는 마일즈의 노력을 응축한 드라마틱한 숏이다.

 

물론 레이스씬의 촬영과 편집도 칭찬을 아낄 수 없다.

"만화적 과장이나 자동차 광고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Le Mans, Grand Prix와 같은 영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모든 것이 100% 현실인 느낌을 주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는 제임스 맨골드의 인터뷰처럼, 이 영화속 레이스씬은 그 실물감이 대단하다.

다이나믹한 카메라 무브먼트와 범퍼캠 수준의 낮은 시점에서의 와이드 앵글 촬영은 60년대 르망 프로토타입 레이스카들의 낮고 펑퍼짐한 유선형 디자인을 2.39:1 시네마스코프 속에 빈틈없이 채우며 역동적으로 담아낸다.

매직아워의 황혼을 등지고 달리는 테스트 드라이빙 씬들은 아름답기까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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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맨골드와는 이번이 다섯번째 협업인 그리스 출신 촬영감독 페돈 파파미하일은 차량 한대당 Alexa mini 6대를 마운트시켜 인테리어 앵글을 확보했다.

레이스씬마다 운전중인 크리스천 베일의 다양한 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차량 후드에 Alexa LF를 하드 마운트 시켜(사진참조) 촬영한 드라이버의 POV 숏은 모터스포츠 중계의 온보드캠(On board camera)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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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미국 SCCA(Sports Car Club of America)에서 활동한 전직 레이서이자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의 스턴트 드라이버로 활약했던 로버트 네이글(Robert Nagle)이 스턴트 코디네이터로 참여했다.

 

네이글이 운전하는 Pod Car(스턴트 촬영을 위해 개조된 차량, 사진 참조)에 크리스천 베일이 탑승한 뒤 뮬산 스트레이트(의 로케이션 세트)를 실제 시속 290km/h정도로 주파하는 모습을 촬영하였고, 해당 속도에서의 자연스러운 카메라 진동과 속도감이 영화 속에 그대로 드러난다.

 

Pod Car의 활용으로 코너에서의 촬영 역시 베일이 실제 횡가속도를 느끼는 모습을 담아내어 영화속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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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엔 데이토나24시, 르망 24시 총 두 번의 메인 레이스가 등장한다.  데이토나 24시 시퀀스는 캘리포니아 폰타나에서 촬영되었으며 르망24시의  라 사르트 서킷은 여러 로케이션에서 촬영 후 편집 과정에서 합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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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30분에 달하는 르망 시퀀스의 편집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영화속 라 사르트 서킷의 레이스씬은 트랙의 대표적인 구간인 에세스 코너 (the Esses), 테르트르 루즈 (the Tertre Rouge corner), 뮬산 스트레이트 (the Mulsanne straight), 던롭 브릿지 (the Dunlop Bridge) 총 다섯군데의 로케이션으로 나누어 촬영되었다.

 

극중에서도 중요하게 등장하는 뮬산 스트레이트는 조지아의 옛 시골길에서, 던롭 브릿지는 애틀랜타에서, 기타 코너는 조지아 로블링로드에서 촬영되었는데, 각기 다른 장소와 시간에 촬영된 숏들의 컨티뉴이티를 위해 물리적으로 완벽한 차량 구도를 맞추고 vfx를 통해 시간과 배경을 연속적으로 조정한 결과

올해 최고의 액션 세트피스라 부르기에 손색없는  대규모 레이스씬이 탄생했다.

 

더불어 24시간 내구레이스라는 특성에 걸맞게 그 강행군 묘사를 위해 낮,밤,일출,일몰,우천 등 다양한 자연환경에서 촬영되어 긴 분량의 시퀀스임에도 지루함없이 그려내었다.

 

단점이 없는 영화라곤 할 수 없겠으나 이만한 오락영화를 미워하기도 힘들다.

긴 러닝타임과 자칫 부담스러울 소재마저 까맣게 잊게 만드는 제임스 맨골드의 연출력과 그 여유로운 리듬감이 돋보인다.

서킷레이스를 다룬 정통 모터스포츠 영화로서 이만한 오락성을 가지고 흥행시키는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더구나 이런 국.뽕소재를 (그나마)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영화의 시선까지 사려깊다.

스릴러,음악,웨스턴,첩보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두루 섭렵해온 제임스 맨골드의 이 레이싱 영화는 앞으로 그의 필모그래피에 있어서도 특히 빛나는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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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이청훈님 티켓 양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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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lgo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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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글 잘 봤습니다. 영화 잘 나왔죠.
디시인사이드 사진들 긁어오신 듯한데.. 그쪽에서 차단시켜서 사진들이 안 보입니다.
사진은 첨부파일로 직접 올려주시는 게 좋아요.
10:19
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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