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티브 스테이트] '디스트릭트 9'의 충격과 신선함을 느끼게 해준 저예산 SF 스릴러 (약스포)
이 영화의 제목 '캡티브 스테이트 (captive state)'는 '포로가 된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외계 세력의 포로 상태가 된 지구인들과 10년 후 일부 지구인들의 외계 세력에 대한 투쟁을 그리고 있다.
지구를 침공한 후 모든 시스템을 점령한 외계 세력은 인간에게 버그 (말 그대로 벌레)를 삽입하여 감시하고 통제한다. 외계 세력과 평화적인 관계를 지속하려 노력하는 지구 정부는 이에 저항하는 지하 세력 '피닉스'의 리더 라파엘의 동생 가브리엘을 감시하던 중 반란의 낌새를 알아차리고 그들을 소탕하려 한다.
가브리엘의 아버지와 친분이 있던 특수 경찰 윌리엄 멀리건은 이런 반란 세력을 색출하는 임무를 맡아 수행 중이었는데 가브리엘이 대규모 반란에 가담한 사실을 알고 이를 저지하려 한다.
10년 전 영화 '디스트릭트 9 (District 9, 2009)'이 개봉했을 당시 엄청난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굉장히 사실적인 특수 효과와 CG 기술 때문에 현실감이 높았던 작품이었다. '디스트릭트 9'은 외계인들이 지구에 불시착한 후 인간의 통제를 받게 되는 내용이라 '캡티브 스테이트'와는 정 반대의 이야기이지만 이번 영화를 보면서 그때 받은 신선한 충격이 그대로 전해졌다.
물론 저예산 영화라 영화의 상당 부분이 한정된 장소에서 촬영되어 CG 기술에 의존하지만 또 그렇다고 외계인들의 모습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디스트릭트 9'에서처럼 외계인들이 생활하는 일상적인 모습은 하나도 안 보이고 인간들에게 위협적인 모습이 몇 장면 보일 뿐이다. 덕분에 많은 예산을 줄일 수 있었으리라 짐작이 된다.
그렇지만 외계 세력을 다룬 SF 장르 영화로서 이 영화는 색다른 접근과 독특한 설정으로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한다. 또한 이 영화는 단순히 독특한 설정과 세계관을 가지고 만든 SF 영화가 아닌 인간의 본성을 다룬 영화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항상 인간이 외계 세력을 통제하고 죽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통제를 받고, 그 와중에 생존을 위해 외계 세력에 동조하는 정부에 대항하여 다시 자유로운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저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억압과 핍박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생존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을 다룬 영화들 '쉰들러 리스트 (Schindler's List, 1993)', '인생은 아름다워 (Life is Beautiful, 1997)' 등이 떠오르기도 한다.
끝으로 영화 '고인돌 가족 (The Flintstones)' 시리즈에서 코믹한 연기로 인상 깊었던 존 굿맨이 윌리엄 멀리건 역을 맡았는데 웃음기 사라진 진지한 모습의 그의 연기가 낯설면서도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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