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후기
소설은 한참 핫할 때 봤었습니다. 문체가 너무 가볍고, 저와 너무 다른 주인공의 생각이나 감정이 크게 와닿지 않아서 재밌게 보진 않았습니다. 물론 공감하면서 재밌게 읽은 분들이 많으니 베스트셀러가 되었겠지요. 제가 자라온 환경도 김지영과 비슷했을테지만, 제가 무딘 탓도 있고, 평소 제 주장이 강한 제 성격때문에도 더 주인공의 감정이 이해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일 많이 생각했던 것이 ‘내가 차별받는다고 느끼면 그냥 그 자리에서 얘기하면 되는거지 왜 속으로만 생각하지?’ 이거였거든요. 사실 제가 쭉 근무한 회사는 여자직원비율이 95%인 곳이라 역시나 차별을 느껴본 적어서 더더욱 공감을 못했을 수도 있고요.
책을 다 읽은지 얼마 안되었을 때, 저희 회사에 (지금은 퇴사했지만) 새로운 직원이 왔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이전에 근무한 회사는 전혀 다른 분야였고, 연봉도 훨씬 높았는데, 많이 낮춰서 저희 회사를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전혀 다른 직종인 우리 회사를 오게되었냐고 물어보니, 이전 회사는 남자직원 비율이 95%인 곳이었고, 본인은 팀에서 유일한 여자였지만 동료들이랑도 잘 지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본인 자리 책상 밑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걸 알았고, 그게 가장 친하게 지냈던 과장이 그런 짓을 했다는 걸 알게 되어서 너무 충격을 받아 결국 바로 퇴사했다고 합니다. 그 트라우마로 한 동안 집밖에도 못나갔었다고 하네요... 그 후로 그녀는 여자직원이 많은 쪽 직종을 찾다가 저희 회사를 알게되어서 연봉 다 깎고 온거라고 합니다. 그 얘길 듣는데, 소설의 내용이 오버랩되면서 너무 분노가 느껴지고 짜증이 났습니다.
책을 읽고나서 공감가는 문장을 메모해 둔적이 있는데, 그게 김지영의 사무실 몰카파동 후에 그녀가 느낀 아래 문장이었습니다.
‘가해자들이 작은 것 하나라도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동안 피해자들은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해야했다.’
왜 그녀만 퇴사를 해야했을까.. 왜 연봉을 깎으면서까지 회사를 이직했어야 했을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역시 공감가는 내용이 있긴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좀 답답하고 오글거리고 그렇더라고요.. 그냥 배우분들 연기 보는 재미로 봤습니다.
원래 결혼은 관심도 없고, 안하려고 했는데, 영화를 보고 그 마음이 더 굳어지긴 했습니다. 시댁에 갔을때, 아기를 낳은 후 그런 마음이 들바에는 구지 결혼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전 100% 그런 생각이 들 사람이라서..ㅎㅎ 혼자서도 충분히 재밌게 살고 있고, 앞으로도 ‘혼자서’ 하고 싶은게 많으니, 그런 것들이나 하나씩 하면서 살려고요..ㅎㅎ
무난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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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를 일반화로 과장했다고 주장하던데 영화를 보는 시작점 때문에 차이가 좀 있다고 생각됩니다.
여러모로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던거 같네요.
보통 본인의 이야기나 어머니가 생각나서 눈물 난다고 하더라구요. 특히 제사 지내는 집은 더더욱 그렇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