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 감상 (강 스포)

2편의 주역들이 모두 등장한다는 말만 듣고 원래는 안보는 예고편까지 챙겨보고 사라 코너의 화끈한 활약에 2편의 절반이상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하면서 극장엘 갔습니다. 외쿡 오지에 있는지라 버스타고 한시간 반, 오토바이로 4km를 더 가야 아이맥스를 볼 수 있어서... 정말 힘들게 갔죠.

그리고 초반에 이제는 타임슬립 연출이 얼어붙는 걸로 바뀌었구나...랑 아직도 올누드등장은 변한 게 없군...하면서

새로운 여자는 왜 쫓기게 된 걸까...궁금해했죠.

사라 코너가 등장했는데 예고편과 달리 혼자 싸우는데 차 몰고 도망가는 장면은 좀 웃겼습니다. ㅋㅋㅋㅋ 선 오브 비치 하면서 마무리 안 짓고 욕하면서 돌아가는 거는 좀 허술한 거 같은데. 정차하면서 차키 다들 안 뽑나.

하지만 감동은 주지사님이 등장했을때까지뿐. 스카이넷이 사라지고 왜 똑같은 리전이 생겼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걍 중국이 새로 만든 스카이넷이랑 동명이면 개봉하기 힘들까봐 이름만 바꾼 느낌이고. 영화 끝나고 찾아봐도 차라리 제대로 추억팔이하려면 예전 시리즈 빤한 대사나 더 넣을 것이지 일부러 뺐다는 이야기도 보이고.

터미네이터 2는 지금도 가끔 돌려보는데, 제가 감탄하는 부분은 CG이런게 아니라 

팝스가 존 코너 대신 집에 전화해서 변조목소리로 '맥스가 왜 짖어요?'하고 물어본 후 "너의 부모는 죽었다"라고 하는 신이나 존 코너랑 죽이 맞는 걸 바라보며 그라면 아버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면 종일 여전사의 모습만 보이다가 미소짓는 사라 코너의 모습...같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연출이었는데.

이걸 그냥 너는 애 낳는 자궁이 아니야..같은 트렌디함으로 때우다뇨. 물론 좋게 생각하면 굳이 그녀의 아들이 세상의 희망일 필요는 없습니다만, 1,2편을 다 보고도 누가 그저 사라가 애를 낳기 위해 존재한 여성이라고 생각합니까... 차라리 1편의 그저 약자의 모습에서 각성한 전 인류의 어머니같은 전인류를 지키는 수호자같은 감동 이미지였는데.

그저 공감된 부분은 사라가 자식이 노출될까봐 사진 한 장 안 남겼더니 이제는 아들 얼굴도 생각나지 않는다며 흐느끼는 그런 장면이었고요.

나머지는 무리하게 비행기 액션 등으로 소진하다보니... 정작 중요한 다니가 왜 새로운 인류의 희망이되었는지, 그런 부분은 말로 때우고 억지로 이어가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새로운 주인공 두 명의 존재감을 살려줄 대목이 많이 부족했던 듯.

악역도 T1000의 그림자에 눌려서 뭔가 새로운 걸 보여주는 데에는 실패한 거 같고요. 차라리 2편에선 속을 알 수 없는 모습이 공포를 주었다면, 이번엔 리전의 대변자역할로 왜 우리가 인류를 절멸시켜야하는지에 대한 대의를 표명했으면 좀 낫지 않았을까 싶었네요.

그리고 존 코너 완샷은 정말 최악의 수였던 듯. 차라리 사라 코너를 맨 마지막에 깜짝 등장시키고 일반인이 된 존 코너가 살짝살짝 나타나 도와주는 식이었으면 좀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