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게인 - Ed Gein: The Butcher of Plainfield (2007)
연쇄살인마 에드 게인은 익히 알려진 대로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장본인이다. <텍사스...>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얼굴 가죽을 뜯어 자신이 덮어쓰는 레더페이스나, 피비린내 나는 도살장 같은 농장의 모습은 모두 에드 게인에게서 가져온 것들이다. 악명을 떨친 만큼 다수의 공포 영화에 영향을 끼쳤고, 직접 에드 게인을 다룬 영화나 다큐멘터리도 소개가 되었다. 이 영화도 그 가운데 한 편이자,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에드 게인 영화다.
여자를 고깃덩어리처럼 갈고리에 걸어 매달아 둔 친숙한 이미지로 시작되는 영화는 그 숱한 명성과 상관없이 굉장히 지루하게 만들어졌다. 실화를 영화로 할 때는 어떤 스타일로 만들 것인가를 분명하게 해야 된다. 무차별 난도질로 하기에는 고인이 된 사람들에게 예의가 아닐 것이며, <헨리 연쇄살인자의 초상>처럼 건조한 다큐멘터리 풍으로 하려면 연출력이 따라야 한다.
<에드 게인...>를 지루하게 만드는 것은 방향을 제대로 못 정한 탓이다. 일단 이야기가 산만하다. 농장에서 혼자 살면서 납치해온 사람들을 난도질 하는 에드 게인의 심리적 묘사는 코웃음을 자아낸다. 반복적인 영상으로 마마보이인줄은 알겠지만,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터무니없이 부실한 심리적 묘사는 마냥 지루할 뿐이다. 에드 게인과 투 톱으로 나선 주인공 바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쓸데없는 사랑 놀음과 그의 가족 이야기도 하품이 나오긴 매한가지다. 게다가 이 영화 심각할 정도로 호흡이 느리다.
결국 영화는 어디에 무게를 두어야 할지를 몰라 갈팡질팡 하는 바람에, 희대의 연쇄살인마 에드 게인의 행적을 제대로 재현하지 못한다. 설령 드라마를 포기한다고 쳐도, 더 큰 문제가 남았다. 공포 영화로서의 매력마저 상실했기 때문이다. 몇 건의 살인과 보여줄 듯 말 듯한 토막 내기, 과감하게 시도한 듯한 실제 사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장면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별 다른 느낌이 없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 제일 끔찍한 것은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실제 살인 사건의 스틸이다. 짧지만 믿기지 않은 끔찍한 살인 현장의 모습이 강한 쇼크를 일으킨다.
자신의 농장을 인간 도살장으로 활용한 에드 게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영화를 봐야겠다면, 그 어떤 재미도 장르 영화로서의 쾌감도 기대하지 말라. 비디오용 공포 영화들도 꽤 근사한 것들이 많은데, 이 영화는 단 한가지만을 제외하곤 형편없다. 유일한 장점은 에드 게인을 묵묵히 연기한 배우 ‘케인 호더’이다. 당신이 <13일의 금요일>시리즈에 애정을 쏟는 팬이라면 미소를 지을 것이다. 케인은 스턴트맨으로서 명성이 높지만, 그보다는 '제이슨 부히스'로(13금 7편부터 연기를 했다) 더 친숙한 배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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