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의 공포 - Nightbreed (1990)
클라이브 바커란 이름은 팬들 사이에서 일종의 신뢰감을 형성하는 브랜드다. 그 자신의 원작 소설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영국 고딕 호러의 화려한 부활을 가져온 <헬레이져>의 영향력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그리고 현재는 명작 게임 <언다잉>을 필두로 제작 중인 <제리코>와 같은 호러 게임의 참여로 더욱 명성을 떨친다. 클라이브 바커가 직접 감독을 맡게 된 계기가 자신의 소설이 형편없는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에 대한 분노 표출이라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심야의 공포>는 그런 감정을 품고 <헬레이져>에 이어서 두 번째로 연출을 한 작품으로, 원작은 그 자신의 소설
원인불명의 살인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늘 악몽에 시달리는 청년 본(크레이그 셰퍼)은 자신이 몽유병 상태에서 살인을 하는 게 아닌지 불안해한다. 정신과 상담을 통해 불안감을 덜어보려고 하지만 소용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사고사를 당한 본은 지하세계에서 살고 있는 '나이트 브리드'종족을 만나게 되고, 모든 살인사건의 범인이 자신을 치료하던 정신과 의사 데커(데이비드 크로넨버그)임을 알게 된다.
<심야의 공포>는 그 무엇보다 독특한 자기만의 색깔로 주목 받는 영화다. 낮을 지배하는 악의 존재로 묘사되는 데커와 낮을 피해 지하 세계의 엄습한 곳에서 살아가는 '나이트 브리드'와의 싸움을 묘사한 영화는, 스토리텔링보다는 영상에서 뿜어내는 기이한 분위기로서 장르 팬들을 유혹한다. 이것은 영화가 가진 강력한 무기다.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세트 중심의 지하세계는 허술하지만 대단히 효과적으로 기능한다. 환상적이면서도 또 한 편으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지녔고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관과 문화를 형성한 것이 매력적으로 와 닿는다.
특히 나이트 브리드 종족은 괴상한 마력이 있다. 닮은꼴을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외모는(분장에 꽤 고심을 했을법한) 몬스터에 가깝지만, 그들 모두가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다. 오히려 지상에 살고 있는 멀쩡하게 생긴 인간이 더 사악하게 묘사된다. 인간 vs 나이트 브리드의 대립이 영화의 주요 내용이니, 어느 한쪽이 악의 편에 설 수 밖에 없다. 선과 악의 대결, 지상과 지하 종족의 대결은 협소한 세트와 특수효과 부족으로 다서 싱겁게 막을 내리지만, 그 분위기만큼은 긴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이 영화에 주목해야할 또 다른 이유로는 정신과 의사 데커 역의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이다. 평소 장르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피력해온 그는(제이슨X에서는 출연 조건을 제이슨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걸 정도로), <심야의 공포>에서 사이코 연쇄살인마로 열연을 펼친다. 어쩌면 그의 이런 연기가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볼거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근데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연기력은 어느 정도일까? 직접 보고 판단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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