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영화제 가능성 확인…평창국제평화영화제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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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강원’ 기반으로 1만명 방문, 63% 객석점유율
‘다시, 평화’를 주제로 제2회 평창국제영화제가 6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23일 폐막했다. 올해 처음 도입한 2개 경쟁부문 가운데 국제경쟁 심사위원대상은 멕시코 출신 페르난다 발라데즈 감독의 ‘실종’이 차지했고,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대상은 김승희 감독의 ‘호랑이와 소’가 주인공이 됐다.
당초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확산, 개막 직전 급속도로 경색된 남북관계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영화제는 안정적으로 치러졌다. 12개 상영관에서 88회차에 걸쳐 34개국 96편의 영화가 막을 올린 가운데 연관람석 7556석 중 63%에 관객들이 들었다. 방문객 수는 주최측 추산 10,643명, 그 가운데 관람객은 4760명(실내상영관 2680명, 야외극장 2080명)이었다.
20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된 ‘실종’ 외에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상에 박희권 감독의 ‘축복의 집’, 관객특별상에는 박선주 감독의 ‘비밀의 정원’이 선정됐다. 한국단편경쟁 부문 역시 대상 외에 심사위원상은 한혜연 감독의 ‘급식’, 관객특별상은 부은주 감독의 ‘우리집’이 수상했다. 기획개발 지원을 위해 시도된 ‘피칭 프로젝트’ 최우수상에는 박명진 씨(시대공감 부문)와 박은영·김영진 씨(통일공감 부문)가 선정돼 각 1000만원을 지원받았다.
마스터클래스 부문에 소개된 정지영 감독의 ‘남부군’이 세 차례 상영을 멈춘 것 외에는 무탈하게 진행된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그 배경에는 코로나19에 대비한 면밀한 계획과 실행이 있다.
우선 영화를 관람하거나 행사장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발열 체크는 기본, QR코드 기반 ‘클린강원 패스포트’를 통해 방문자 동선이 자동 기록됐다. 영화제가 열린 대관령면에 도착하는 순간 느껴지는 탁 트인 풍경과 맑은 공기, 청정지역의 특색을 활용한 야외상영관, 그럼에도 지켜진 객선 간 거리두기 등이 관람객에게 심리적 안정을 줬음은 물론이고 스스로 방역과 안전에 힘쓰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지역민과의 협력도 눈길을 끌었다. 농촌활성화사업추진위원회와 함께한 깨끗한 지역 토산품을 살 수 있는 대관령로드프리마켓은 영화제 방문객-농축산인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 주변 봉평에서 나는 메밀, 횡성 한우, 산 높고 물 맑은 강원도에서 자란 산채나물 등을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맛집들도 영화제를 찾은 시네필(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만족지수를 높였다. 내년에도 영화제가 계속돼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많은 시네필도 즐겼으면 하는 포인트다.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인해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한 해외 영화인들도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영화 ‘샬러턴’을 연출한 아그네츠카 홀란드 감독은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는 지금, 영화가 가진 힘을 믿는다. 영화가 이 상황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열린 영화제의 의의를 밝혔다.
포스크 코로나 시대의 영화제 개최 가능성에 파란불을 켜는데 혼신을 다한 방은진 집행위원장은 “평창에서 많은 영화인과 관객이 만난 그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다. 폐막 이후에도 영화제를 함께하신 분들의 건강과 안전에 신경 쓰겠다”며 감사와 다짐의 인사를 남겼다.
데일리안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