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영화제] 어떤 승리: [1982]의 아이들이 24년 후, 어른이 되었을 때 (약스포)
[1982]와 [어떤 승리]는 같은 레바논 영화이자 같은 Abbout Production 영화이고
1982년에도, 1993년에도, 2006년 봄에도 다시금 전쟁이 발발하고 2006년 7월의 아주 잠깐의 휴전 직후 재개된 전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베이루트에 거주하고 있는 주인공 마르완은 짧은 휴전을 틈타서 고향에 계신 아버지를 모시러 가지만
도중에 휴전이 파기되고, 이동수단인 차량마저 잃고, 아버지는 어디 계신지 모르고
이렇게 폐허가 일상이 되어버린 마을에서 아버지 친구 집에 숨어들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전쟁은 어마무시한 파괴와 굉음을 동반합니다. 포격, 총격, 이동만으로 건물을 무너뜨릴 기세의 전투기와 헬기,
여기에 마르완이 숨어든 건물 2층을 임시 본부로 삼은 이스라엘군의 발소리까지.
사실 저는 [어떤 승리]라는 제목을 보고, 1층엔 레바논 민간인이, 2층엔 이스라엘군이 있는 상황에서
뭔가 ‘크리스마스 휴전’ 같은 상황을 기대한 것도 사실입니다...
사진처럼 1층의 레바논 민간인은 5명으로, 마르완을 제외하면 노인과 임산부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마르완이 가장 믿음직스러운데, 의외로 마르완은 어린 시절 목격했던 전쟁의 참상을 다시금 떠올리며 고통스러워하고
고령의 아버지 친구들이 마르완을 다독다독이며 현 상황을 어떻게든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는 여기서 정말 울컥했던 게, 마르완의 나이는 1982년 침공 당시 어린 학생이었을 텐데
그럼 [1982]의 아이들이 1982년 전쟁에서 살아남아, 어른이 되어도
마르완처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상황을 보내며 다시금 몇 번이나 전쟁의 참상을 마주해야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진짜 너무 슬픈 거예요ㅠㅜㅠㅜ
포격, 총격 장면은 거의 비추어지지 않은 채 오직 폭발음과 총성으로만 묘사되는 전쟁과
실루엣으로만 묘사되는 적군이라는 존재
그것만으로도 생명이 짓눌려가는 민간인들....
평창영화제에서 가장 슬픈 영화중 하나였고, 아 제발 [1982]의 아이들이 무사히 살아있기를 절실히 기원하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추천인 7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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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을 먹먹하게 만드는 영화 [실종]이 폐막식에서 대상을 받았는데, 제겐 [실종]보다 더 슬프게 다가오는 영화였어요...
1982년의 아이들에게 '무사히, 행복하게 살아다오...'라고 그렇게 기원했는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전쟁이 거듭되고 반복되서
폐허가 된 건물들이 그대로 방치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그들이 행복할지 도저히 모르겠는 거예요....
저는 그래도 [1982]는 절망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보여주는 영화 같았어요... 명대사로 회자되는 '싸우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자리엔 사람이 앉아야 하는 거잖아.'
->전쟁은 결코 안 되지만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사람은 분연히 일어나 불의에 맞서 싸울 수 있다는 힘이 느껴졌거든요ㅠㅜ 반면 [어떤 승리]는....;ㅁ;
평창에서 두 편의 레바논 영화와 한 편의 이란 영화에 홀리고 영업도 열심히 해서, 실로 아랍 영화의 약진을 느꼈습니다...!! 다음엔 아랍영화제에 저도 예매해야겠어요+0+
<1982>와 <어떤 승리>는 레바논, <우는 여인>과 <나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들>은 과테말라의 가슴 아픈 역사를 다루고 있어 서로 연결되는 지점을 보는 게 흥미로웠고 우리나라 역사도 떠올라서 더욱 슬펐네요ㅠㅠ
이번처럼 영화제의 테마와 라인업의 면면이 잘 어울린 영화제는 없었던 것 같아요*
시대적으로 서로 연결 지점을 갖고 있는 영화들을 볼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었고, 역설적으로 그래서 더 슬펐습니다... 너무도 진한 아픔이 전해져서요ㅠㅜ
입소문 탈것 같군요~^^ 기대되네요~👍
시대 순으로 일단 [1982]의 개봉을 기대해봅니다*
저는 [1982]에서 1982년도의 가혹한 상황을 견뎌내면, 좀 더 밝은 미래가 찾아와주길 바랐어요...
하지만 24년 후의 풍광은 마치 포스트 아포칼립스와도 같아서, 너무도 슬펐습니다...ㅠㅜ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