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룸] 케인 파슨스 "백룸은 끝나지 않았다"
카란

ㅡ 영화 개봉을 앞두고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요즘 어떤 기분인가요?
케인 파슨스:
정말 이상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 자체가 처음이거든요. 매일 새로운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어요.
영화가 세상에 공개되는 순간이 기대됩니다. 개봉일에는 아마 집에 있으면서 인터넷 반응을 계속 지켜볼 것 같아요.
ㅡ 장편 영화 <백룸>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케인 파슨스:
사실 영화 이야기가 시작됐을 때는 제가 유튜브에서 <백룸> 시리즈를 시작한 지 겨우 한 달 정도밖에 안 됐을 때였습니다.
2022년 초 첫 영상을 공개했는데, 당시부터 백룸이라는 개념을 더 큰 이야기와 연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오래전부터 다루고 싶었던 주제들과 자연스럽게 이어졌죠.
처음부터 결말도 정해두고 시작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하나의 작품으로 끝나는 이야기보다, 수년에 걸쳐 이어지는 시리즈물을 좋아했습니다.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고, 단서를 모으고, 팬들이 함께 추측하는 그런 경험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백룸> 역시 처음부터 장기적인 이야기 구조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습니다.
ㅡ 원래부터 지금보다 더 큰 규모의 작품으로 발전시키고 싶었던 건가요?
케인 파슨스:
그랬습니다.
유튜브 시리즈는 사실상 예산이 없었어요. 저는 무료 프로그램인 블렌더를 사용할 줄 알았고, 카메라 뒤에 캐릭터를 두면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만들 필요도 없었죠.
방호복을 입히면 사람 얼굴을 사실적으로 구현하지 않아도 됐고요.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 안에서 최선을 찾은 결과가 파운드 푸티지 형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백룸을 더 인간적인 이야기로 다루고 싶었어요.
공간 자체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인물들의 감정과 내면을 통해 백룸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ㅡ 영화화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는 어땠나요?
케인 파슨스:
그때 저는 16살이었습니다.
첫 영상이 공개된 지 한 달도 안 돼서 여러 회사들이 연락해오기 시작했어요.
그전까지 저는 영화 산업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믿지 않았어요.
오히려 "어딘가 잘못될 거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많은 작품들이 업계의 결정권자들에 의해 망가지는 걸 많이 봐왔거든요.
그래서 '분명 함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가장 두려웠던 건 <백룸>을 잃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시리즈를 계속 만들 수 없게 되는 상황은 원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매우 신중하게 접근했습니다.
결국 프로듀서들과 함께 새로운 관객과 기존 팬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영화 버전을 개발했고, 여러 스튜디오에 제안한 끝에 A24와 함께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당시 가졌던 불안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ㅡ 영화 제작 과정에서 자신의 비전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케인 파슨스:
솔직히 말하면 어느 정도는 도박이었습니다.
초기에는 언제든지 프로젝트에서 물러날 수 있었고, 그 경우 저는 IP를 가지고 떠났을 거예요.
저는 이 작품을 단순한 일이 아니라 정말 만들고 싶어서 만드는 사람이거든요.
<백룸>의 핵심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아는 사람 역시 저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영화라는 건 혼자 만드는 게 아니잖아요.
제가 모든 것을 100% 원하는 방향으로 밀어붙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대신 제작 과정 내내 끊임없이 수정하고 조정했습니다.
어떤 날은 20시간, 21시간씩 일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직접 고치기 위해서였어요.
ㅡ 왜 사람들은 백룸이나 리미널 스페이스에 강하게 끌린다고 생각하나요?
케인 파슨스:
사람들은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단편적인 기억들과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 한 번 가봤던 장소인데 어디였는지 기억나지 않는 공간.
왜 기억나는지도 모르는 복도.
할머니 집 천장의 무늬.
낡은 아치형 입구.
이런 사소한 기억들이 사람들 머릿속 어딘가에 남아 있습니다.
리미널 스페이스 사진들은 그런 기억을 자극합니다.
누가 찍었는지도 모르는 부동산 사진이나 오래된 디지털카메라 사진들이 많죠.
그래서 사람들은 그 공간에 자신의 기억을 투영하게 됩니다.
저는 백룸을 그런 개념에서 출발해 SF와 코스믹 호러 방향으로 확장했습니다.
결국 백룸에서 마주하는 가장 큰 공포는 괴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감각이 차단된 공간에 오래 있으면 사람은 결국 자신의 머릿속을 마주하게 되니까요.
ㅡ 팬들이 수많은 이론과 해석을 만들어내는 것도 의식했나요?
케인 파슨스:
100% 의식했습니다.
저 역시 그런 팬 문화 속에서 자란 사람이거든요.
저는 팬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영화 속 모든 선택에 최대한 의미를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개봉 후 수많은 해석 영상과 분석 영상이 올라올 거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그런 경험 자체가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영화를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분석하고 파고들고 토론하는 것까지 포함해서요.
그래서 영화 안에는 발견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정말 많이 넣어뒀습니다.
ㅡ 영화 속 현실 세계 장면들도 굉장히 기묘한 분위기였습니다. 어떤 영향을 받았나요?
케인 파슨스:
<스토커>(2002), <브레이킹 배드>(2008), <베터 콜 사울>(2022) 같은 작품들을 참고했습니다.
또 <트루먼 쇼>(1998)의 인공적인 하늘 이미지도 영향을 줬고요.
저는 캘리포니아에서 자랐습니다.
언덕과 푸른 하늘, 바람 소리, 풍경들이 어린 시절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어요.
영화 속 현실 세계는 그런 기억들을 조금 과장된 색감으로 표현한 결과입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재현하려고 했던 거죠.
ㅡ 영화는 많은 의문을 남긴 채 끝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케인 파슨스:
저는 유튜브를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유튜브에서 작업하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오히려 유튜브에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영화만 만들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백룸>은 원래부터 하나의 영화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이번 영화는 오히려 더 큰 이야기로 들어가는 입구에 가깝습니다.
온라인에서 수년 동안 준비해온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에 가까운 작품이죠.
현재도 여러 계획들이 진행 중입니다.
아직은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저는 아직 <백룸>과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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