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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을 열광시킨 '호프'... 일본 매체의 특집 기사

golgo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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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영화 매체 무비워커 프레스가 <호프>의 칸 상영을 취재한 특집 기사를 공개했습니다.

우리말로 옮겨봤습니다. 원문은 아래.

https://press.moviewalker.jp/news/article/140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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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의 9년 만의 신작 <호프>에 칸 열광!
코미디, 호러, SF, 액션이 폭주하는 ‘문제작’의 반응을 현지에서 전한다


프랑스에서 개최된 제79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최초로 공개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17일 밤 진행된 월드 프리미어에선 약 2300석 좌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말 그대로 숨을 죽인 채 스크린을 바라봤다. 나홍진 감독의 9년 만의 신작 <호프>가 안긴 충격, 그것은 칸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영화 축제’ 본연의 열광을 되찾은 듯했다.


나홍진과 칸의 인연은 깊다. 장편 데뷔작 <추격자>(08)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서 상영됐고, 두 번째 작품 <황해>(11)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세 번째 작품 <곡성>(16)은 비경쟁 부문에서 상영됐다. 네 편 모두 칸에서 상영됐지만, 경쟁 부문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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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인물은 한국 영화계의 선배이자 세계적인 거장 박찬욱이다. 단순한 화제성을 넘어 영화의 장르적 성격 자체로 다양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호프>와 심사위원장 박찬욱의 조합은, 상영 전부터 어떤 ‘역사적 맥락’을 떠올리게 했다.


2004년 제57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쿠엔틴 타란티노는 <올드보이>를 극찬하며 황금종려상 다음가는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을 수여했다. 그는 “사실은 황금종려상을 주고 싶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해 황금종려상은 <화씨 9/11>이 수상했는데, 극단적인 폭력 묘사와 충격적인 결말로 찬반이 크게 갈렸던 <올드보이>가 최고상을 받지 못한 배경에는 심사의 어려움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럼에도 장르 영화로서의 평가와 칸이라는 권위 있는 무대 사이에서, 그랑프리 수상은 이례적인 존재감을 발하며, 박찬욱 감독의 재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올해, <호프>가 같은 지점에 서 있다. 괴물이 등장하는 장르 영화이자 숨 돌릴 틈 없는 액션 영화이기도 한 이 작품에 대한 평가는 극장을 나온 평론가들과 관객들 사이에서도 엇갈리고 있으며, 심사위원장 박찬욱의 작품이 과거 마주했던 상황처럼, 심사위원단이 과연 “장르 영화를 칸에서 진지하게 평가할 것인가”라는 선택을 내릴지 여부가 5월 23일 시상식을 앞두고 영화제 전체의 화제로 떠올랐다. 결과적으로 <호프>는 수상에 실패했지만, 영화제 기간 12일 동안 가장 많이 회자된 작품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만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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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배경은 1980년대, 한국과 북한을 가르는 비무장지대 인근의 작은 항구 마을 ‘호포항’. 마을 파출서장 범석(황정민)이, 가축이 무언가에게 습격당했다는 신고를 받으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범석과 경찰관 성애(정호연), 그리고 사냥꾼 성기(조인성)는 마을이 끔찍한 일을 당하고, 희생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수수께끼의 생명체를 쫓게 된다.


영화 시작 후 45분 동안 괴물은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소리와 기척, 파괴의 흔적만으로 겹겹이 쌓여가는 공포는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도 있었으며, 스크린 앞에 앉은 관객들 역시 보이지 않는 무언가와의 싸움에 강제로 동참하게 된다. 그리고 이후 펼쳐지는 질주감은 압도적이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를 연상시키는 빠른 속도로 장면들이 휘몰아친다.


촬영감독은 나홍진 감독과 <곡성> 때부터 함께해온 동료 홍경표다. <버닝>, <기생충> 등으로도 유명한 영상의 달인이다. 홍경표의 카메라는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질주하며, 160분의 러닝타임 동안 관객의 긴장감을 마지막 프레임까지 붙들어 놓는다. 정체불명의 생명체에게 유린당한 마을의 미술 역시 디테일하게 구현돼 있어서, 폐허가 된 마을 한가운데 던져진 듯한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호프>는 단순히 공포 영화가 아니다. 코미디, 액션, 호러, SF... 여러 장르가 고속으로 교차하면서도, 연출과 촬영, 편집의 힘으로 그것을 끝내 성립시켜낸다. 범석의 엄호 사격 가운데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정호연이 연기하는 성애가 등장했을 때는, 극장 전체에서 큰 박수가 자연스럽게 터져 나왔다. 약 2300석 규모의 공간에서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이 넘쳐흐른 순간이었다. 2시간 40분의 상영 동안 폭소와 박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보통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영화를 보는 언론 시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박수와 웃음이 이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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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나홍진 감독이 오랫동안 품어온 질문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프리미어 다음 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폭력, 전쟁, 사회의 온갖 문제들이 왜 생겨났는지를 계속 생각해왔습니다. 전작 <곡성>에서는 종교에 관해 많이 이야기했지만, 이번에는 더 깊게 우주를 파고들었습니다. 우주라고 하면 당연히 외계 생명체, 에이리언의 이야기로 이어지죠. 그것이 출발점이었습니다.”


이어서 그는 “기본적으로는 스릴러를 만들 생각이었는데, 편집 단계에서 보니 ‘이건 액션 영화다’라는 걸 깨닫고 스스로도 조금 당황했습니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 당혹감마저도 영화에 새겨 넣은 듯한, 장르를 넘나드는 자유분방함이야말로 <호프>의 핵심인 것이다.


이 작품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등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출연진에다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이라는 국제적인 배우들이 함께했다는 점이다.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오랫동안 나홍진 감독과 작업하는 것을 꿈꿔왔다고 말했다.


“21살 때 산세바스티안 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에 푹 빠졌고, 이후 <추격자>를 봤고, <곡성>이 개봉했을 때는 완전히 압도당했죠. 제가 그의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는 건 상상조차 못 했던 엄청난 사건이에요.”


수년에 걸친 인연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셈이며, 마이클 패스벤더와 테일러 러셀 역시 “알리시아가 출연을 권했다.”고 입을 모아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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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주연 배우 세 명 역시 전례 없는 현장과 정면으로 마주했다. 황정민은 이 영화 속 연기의 본질을 이렇게 설명했다.


“‘육체적으로 힘들었냐?’라는 관점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연기 자체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굉장히 독창적인 작업이었거든요. 실재하지 않는 생명체를 상대로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그 에너지를 모두 상상력으로 만들어내야 했으니까요. 실제 인물이 상대였다면 ‘이제 저런 놈은 더 이상 추격하기 싫어.’라고 했을지도 모르죠(웃음). 하지만 미지의 생명체가 상대였기 때문에 정말 유쾌하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이어서 정호연도 말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고, 우리 모두 그 용기를 갖고 참여했습니다. 육체적으로도 상당히 강도 높은 현장이었지만, 정신적으로 강한 생존 본능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 부분이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녀는 자동차 운전부터 총기 사용까지, 촬영 준비에만 5~6개월을 들였다고 한다.


“실제 액션 장면들은 저에겐 완전히 새로운 체험이었고,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어요. 하지만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이 촬영 전 준비를 정말 세심하게 해주셨습니다. 이렇게나 긴 준비 기간은 지금껏 경험해본 적이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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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은 “처음부터 감독님은 촬영 내내 그런 에너지가 나오길 요구했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 황정민한테서 “일단 해봐.”라는 격려를 받았다고 한다. “그 덕분에 어려운 장면들을 모두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정신적, 육체적인 준비 과정을 거친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은 연기가 강렬한 액션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음악은 조던 필 감독의 <겟아웃>, <놉> 등으로 유명한 마이클 아벨스가 맡았다. 이번이 나홍진 감독과의 첫 협업이다. 나홍진 감독은 “저에게는 스승 같은 존재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영화 안에 정말 거대한 무언가를 만들어주셨죠”라고 말했다. 실제로 장르를 넘나드는 영화 제작 방식 면에서 조던 필의 작품과도 통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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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의 열기를 배경으로, 올해 칸에선 한국 영화의 존재감이 예년 이상으로 두드러졌다. 심사위원장은 박찬욱이 맡았고, 필름 마켓에는 봉준호도 참석해 신작 애니메이션 영화의 캐스팅 발표를 진행했다.


또한 한국 영화들은 여러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서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군체>가 상영됐다. <암살> 이후 11년 만에 영화로 복귀한 전지현을 주연으로 내세운 이 작품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봉쇄된 쇼핑몰을 배경으로 진화를 거듭하는 감염자들과 생존자들의 사투를 그린 공포 영화다. 전지현 외에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등이 출연했다.


감독 주간에는 일본을 포함해 한국, 프랑스, 룩셈부르크, 4개국 공동 제작 작품인 정주리 감독의 신작 <도라>가 초청됐다. 원인 불명의 병을 앓고 있는 도라(김도연)가 한여름 바닷가 별장에서 안도 사쿠라가 연기한 나미 가족과 함께 지내며 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되고, 조용히 자신의 세계가 흔들리기 시작하는 모습을 그렸다. 김도연과 안도 사쿠라 외에도 송새벽, 최원영이 출연한다.


정주리 감독은 장편 데뷔작 <도희야>(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두 번째 작품 다음 <소희>(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이어 세 번째 장편까지 모두 칸에 초청되며, 말 그대로 ‘칸이 키운 감독’이라 할 만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비록 <호프>는 수상이 불발되었으나, 경쟁 부문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하며 칸 영화제의 화제를 독차지했다. 그 흔적은 영화 초반부에서 미확인 생명체가 남긴 큰 충격에 비견될 만하다. <호프>는 일본에서 GAGA 배급으로 2027년 개봉 예정이다.

 

golgo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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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림무비 스탭
영화, 영상물 번역 / 블루레이, DVD 제작
영화 관련 보도자료 환영합니다 email: cbt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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