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두 배우가 실제로 서로를 지지하게 된 감정이 영화 안에도 담겼다”
카란

제79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비르지니 에피라와 오카모토 타오가 공동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두 배우는 기자회견과 일본 프리미어 현장에서 작품과 촬영 과정, 그리고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전했다.
ㅡ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공동 수상 후 어떤 기분이었나요?
오카모토 타오:
수상한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직 현실감이 없어요(웃음). 아마 평생 실감이 안 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기쁘다”,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이 상이 영화를 보게 되는 계기 중 하나가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비르지니 에피라:
타오와 함께 상을 받게 돼서 정말 행복했어요. 사실 시상식 때는 감독님이 무대에 안 올라오셔서 “왜 안 올라오시지?” 싶기도 했어요(웃음).
그런데 이 영화는 배우들을 중심에 둔 작품이잖아요. 그래서 여우주연상이라는 결과가 굉장히 의미 있다고 느꼈어요.
하마구치 류스케:
칸이라는 큰 무대에서 두 배우의 연기가 특별히 주목받았다는 게 정말 기뻤습니다.
저는 늘 배우들이 현장에서 감정을 집중해서 표현할 수 있도록 고민해왔어요. 결국 영화의 중심은 배우라고 생각하거든요.
두 사람뿐 아니라 현장 스태프와 다른 배우들까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그 연기가 더 빛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ㅡ 원작 서간집에서 어떤 점에 가장 끌렸나요?
하마구치 류스케:
처음에는 학문적인 관심으로 시작된 관계가 점점 인간적인 관계로 깊어져가는 과정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그걸 읽으면서 “이런 만남도 존재하는구나”라는 감정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특히 감정적인 영역을 굉장히 지적으로 풀어내고 있었는데, 사실 그건 제가 영화에서 계속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이기도 했어요.
ㅡ 두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하마구치 류스케:
비르지니 씨는 곧고 흔들리지 않는 힘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이번 작품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도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해주셨거든요. 원래 팬이기도 해서 꼭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타오 씨는 처음에는 굉장히 강인하고 차가운 인상으로 다가왔어요.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 웃을 때 아기처럼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겉은 담담한데 안쪽에는 굉장히 단단한 힘이 느껴졌어요. 그 균형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ㅡ 실제 촬영 현장은 어땠나요?
비르지니 에피라:
하마구치 감독 현장은 굉장히 특별했어요.
훌륭한 감독들은 모두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마구치 감독은 촬영 중인 장면만큼이나 장면 밖의 시간과 관계까지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분이었어요.
특히 롱테이크 촬영 방식이 인상적이었어요. 보통은 중간에 실수하면 그 부분만 다시 찍기도 하는데, 감독님은 처음부터 다시 촬영했거든요.
영화 속 시간과 실제 촬영 시간이 거의 비슷하게 흘러가는 느낌이 있었어요.
솔직히 “왜 이렇게까지 힘들게 찍는 걸까?” 싶을 때도 있었어요(웃음). 일본어 대사도 어려운데 하이힐 신고 계단까지 내려와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 어려움을 넘어가면 굉장한 자유가 생기더라고요.
ㅡ 두 배우 사이 호흡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연기를 만들 수는 있어도, 배우들 사이 실제 관계까지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두 사람은 촬영하면서 정말 자연스럽게 서로를 지지하는 관계가 되었고, 서로 영향을 주는 연기를 보여줬어요.
그 감정이 영화 안에도 그대로 담겼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공동 수상 역시 굉장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해요.
비르지니 에피라:
촬영이 끝났을 때는 타오와 헤어지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실제로 가까워진 감정이 영화 속 두 사람 관계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카모토 타오:
배우 일을 하다 보면 사실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도 연인이나 친구처럼 보여야 하는 순간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비르지니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었어요. 자연스럽게 끌리게 됐고, 일부러 애써 좋아하려고 할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웃음).
ㅡ 칸 수상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도 궁금합니다.

오카모토 타오:
저는 “배우로서 상을 받았다”기보다는, 영화 속 두 사람 관계 안에서 생겨난 무언가를 인정받은 느낌이 더 컸어요.
혼자가 아니라 둘이 함께 상을 받은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르지니 에피라:
시상식 무대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이 아직도 기억나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하마구치 류스케:
두 배우가 수상했다는 건 결국 작품 전체가 평가받았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거의 모든 장면에서 두 사람이 함께하고 있거든요. 두 배우가 아니었다면 성립할 수 없는 영화였습니다.
ㅡ 원작자 분의 소감도 궁금합니다.
이소노 마호:
시상식에서 두 배우가 서로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축하해주는 모습을 봤을 때, 저와 미야노 마키코(공동 저자)가 보고 싶어 했던 장면을 보는 것 같았어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오카모토 타오:
원작의 영혼을 어떻게 연기에 담아야 할지 계속 고민했거든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열심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마구치 류스케:
정말 열심히 달려온 시간이었어요.
영화에 관심이 생긴 분들이라면 원작 책도 꼭 함께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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