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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보그 프랑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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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가 2026년 칸 영화제 최고의 충격작으로 떠올랐다.


다소 단조로운 경쟁 부문 라인업으로 인해 가라앉아 있던 영화제 초반 분위기 속에서, 한국의 나홍진 감독이 연출한 [호프]는 예술 영화와 블록버스터의 경계가 얼마나 희미해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칸 영화제 측은 매년 경쟁 부문에 '미확인 비행물체(UFO)' 같은 독특한 작품을 하나씩 끼워 넣는다. 대개 장르 영화이면서도 스타일의 경계를 명확히 규정할 수 없는 작품들이다. [티탄]이나 [서브스턴스], 그리고 지난해 비간 감독의 [광야시대] 같은 장편 영화들의 뒤를 이어, [호프]는 공식 선정작 발표 당시부터 이번 제79회 영화제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작품 중 하나로 주목받았다.

 

잊을 수 없는 (그리고 매우 어두운) 작품 [추격자]를 만든 나홍진 감독이 구상한 이 영화는 한국의 작은 항구 도시 '호포항'을 배경으로 한다. 평화롭던 주민들의 삶은 어느 날 아무런 이유 없이 도살된 소들이 발견되면서 뒤흔들린다. 지방 당국은 미친 곰이나 야생에 풀린 호랑이의 소행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지만, 결국 호포항과와 노인들이 대부분인 주민들 위에 새로운 악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영화는 잠잠하던 칸 영화제를 깨우며, 경쟁 부문의 다른 장편 영화들을 단숨에 압도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보이지 않는 것의 시네마


이 프로젝트가 왜 그토록 큰 기대를 모았는지는 설명이 필요 없다. 나홍진 감독이 처음 이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은 2017년의 한 식당에서였다. 이후 그는 스릴러와 SF의 경계에 있는 이 야심 찬 서사시를 구축하기 위해 쉬지 않고 작업에 매달렸다. 2024년에 촬영을 시작해 2년이 지난 지금(칸 영화제 상영을 불과 며칠 앞두고) 마침내 완성된 [호프]는 휘몰아치는 서사에 걸맞게 정교하게 설계된 광기 어린 연출로 감탄을 자아낸다. 감독은 노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둘러싼 울창한 자연을 담아내기 위해 울트라 와이드 앵글을 아끼지 않는다. 이들의 삶은 곧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 인해 뒤흔들리고, 지역 경찰서장 범석(황정민)과 그의 사촌이자 능숙한 사냥꾼인 성기(조인성)는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


나홍진 감독의 이 영화가 거둔 성공은 그가 무엇을 보여주는가보다, 오히려 무엇을 '보여주지 않는가'에 기인한다. 명확히 구분되는 3막 구조로 이루어진 이 영화는 시작부터 관객을 사로잡으며, 약 1시간 동안 그 악명 높은 위협을 관객의 시야로부터 숨겨두는 방식으로 극도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미 감독은 정보를 언제 공개하고 언제 숨길지 선택하는 예술을 통해 관객을 고문하는 심리 스릴러의 대가임을 증명한 바 있다. 특히 [추격자]에서는 영화 초반부터 연쇄살인마의 정체가 드러나고, 관객은 유유히 법망을 빠져나가는 그를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번 [호프]에서 감독은 괴물을 가능한 한 오랫동안 숨겨둠으로써, 그동안 쉽게 경험하지 못했던 극도의 불안감을 조성하며 자신을 뛰어넘었다. 공포스러운 시퀀스가 이어질 때마다 관객은 호포항을 습격한 생명체가 남긴 잘려 나간 팔과 사체들을 보며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다.

 

과거의 악마, 미래의 악마


"침투로부터 국가를 보호하라." 영화 초반의 한 표지판에 적힌 문구다. 나홍진 감독이 새 영화의 배경을 정교하게 선택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호포항은 북한과 남한 사이의 완충 지대이자 냉전의 마지막 유산인 비무장지대(DMZ)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며, 영화에 전통적인 SF 영화보다 훨씬 더 어두운 차원의 깊이를 부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감독은 한 발 더 나아가 영화 속 괴물을 연기할 배우로 서구권의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을 캐스팅했다. 이들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를 연상시키는 세 명의 거인으로 분했다. 기술적으로는 모션 캡처가 사용되었으며, 촬영은 두 단계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괴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한국 배우들이 이미 촬영한 장면에 맞춰 리액션을 하는 방식으로 연기했다. 이 무모할 정도로 야심 찬 영화를 위해 도입된 전례 없는 제작 방식이다.


[호프]를 보고 나면 이 영화가 어떻게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블록버스터의 면모를 갖춘 이 작품은 대중적인 오락 영화들이 주로 초청되는 비경쟁 부문에 어울려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홍진 감독을 황금종려상의 유력한 후보로 올린 것은 그의 네 번째 장편 영화가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컬트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는 과감한 도박과도 같다. 영화의 미래를 예측하기란 늘 어려운 일이지만, [호프]는 관객의 즐거움을 위해 모든 것을 시도하는 감독의 광기 어린 각본에 힘입어 그러한 반열에 오를 자격이 충분하다. 과장된 정형성을 띠고 있어 감독이 기꺼이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 캐릭터들부터, 서스펜스를 조율하는 경이로운 연출력까지, [호프]는 이미 이번 2026년 칸 영화제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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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이거 종려상이라도 받으면 칸영화제에 블록버스터급영화가 예술상까지 독식하게되는 희대의 신기록을 세우게 되는 전무후무 한 일이 생길수있겠군요. ㄷㄷㄷ
와이드도 아니고 울트라 와이드라는 말에 잠시 닭살이 돋았습니다. ㅎㅎ
06:49
26.05.18.
평소 나홍진감독이 들어왔던 말과 비슷한 말이군요. 신뢰성이 팍 생기는 글입니다. 기대가 큽니다.
08:28
26.05.18.
보그지 평론가 글솜씨가 뛰어나서 더 기대감을 증폭시키는군요
11:54
26.05.18.
너무 스포일러가 많아서 흰자위(?)로 읽었지만 잠잠하던 칸 영화제를 열광하게끔 했다는 한줄이 자랑스럽습니다ㅎㅎ
19:27
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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