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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셔: 원 라스트 킬] 제레미 잔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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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셔가 단 한 개의 에피소드로 돌아왔습니다. 음, 사실 엄밀히 말하면 에피소드라고 하긴 좀 그래요. 스트리밍으로 봐야 하긴 하지만, 우리가 2000년대에 알던 그런 전형적인 TV 에피소드의 의미는 아니거든요.


디즈니 플러스에 공개된 [퍼니셔: 원 라스트 킬]은 약 45분 분량의 단편 에피소드입니다. '퍼니셔 에피소드'라고 하니 말이 좀 중언부언 같나요? 얼마나 더 중복해서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45분 동안 프랭크 캐슬이 활약하는 모습을 더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 충분합니다.


그리고 스포일러 경고 갑니다. [퍼니셔: 원 라스트 킬]의 스포일러를 포함해 이야기할 예정이니까요. 사실상 그냥 드라마 한 편 본 느낌이에요. 차이라면 시즌이 아니라 딱 한 편으로 끝난다는 정도?


이번 작품에서 보여주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반부는 우리가 이미 기존 퍼니셔 시리즈에서 봤던 모습이고, 후반부 역시 우리가 퍼니셔 시리즈에서 봤던 모습입니다.


처음에 프랭크 캐슬은 PTSD를 겪으며 곁에 없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한편으론 '이 문제는 이미 극복한 거 아니었나?' 싶었죠. 사실 '극복'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겠네요. 프랭크 캐슬은 문제를 극복하는 스타일이라기보다, 그 고통에 정면으로 파고드는 타입이니까요.


중요한 건, 그가 [데어데블] 같은 다른 작품에 등장했을 때는 '아, 이제 저 문제는 다 해결했구나. 퍼니셔로서의 삶을 받아들였고 유령과 대화하는 일은 없겠지'라고 생각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스쳐 지나가듯 일상적으로 만날 때와는 다르죠. 행사에서 웃고 떠들다가 한동안 못 보게 되면, 그 사람이 실제로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알 수 없잖아요.


[데어데블] 속의 퍼니셔가 타인의 시선에서 본 모습이라면, 이번 작품은 퍼니셔라는 인물의 내면을 보여줍니다. 그가 침묵 속에서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말이죠. 모든 퍼니셔 캐릭터는 각기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지만, 존 번설의 퍼니셔는 특히 '고통받는 자'의 면모를 깊이 파고듭니다. 원작에 충실한 퍼니셔도 있고, 촬영 중인 줄도 모르고 연기한 것 같은 80년대 돌프 룬드그렌의 퍼니셔도 있지만요.


줄거리를 보면, 퍼니셔는 자신이 머무는 동네에 권력의 공백을 만든 마피아 가문을 소탕합니다. 길을 걷다 보면 사방에서 범죄와 폭행이 벌어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단편 영화 [퍼니셔: 더티 런드리]의 느낌이 강하게 납니다. 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 하지만 결국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사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점은 어떤 남자가 개와 함께 있을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괴한들이 남자를 폭행하고 개를 뺏는데, 화면에 트럭 한 대가 가까워지는 걸 보고 속으로 '설마 아니겠지, 안 그럴 거야'라고 빌었지만... 결국 개를 트럭 앞으로 던져버리더군요. 직접 보여주진 않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죠.


여기서 다시 한번 액션 장르에서 [존 윅]과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영향력을 실감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복수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아니었어요. 전 프랭크가 그걸 보고 "이봐, 내 동네에서 이런 일은 용납 못 해"라며 바로 해치울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바로 일어나진 않습니다.


대신 그는 마피아 여두목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네가 우리 가족을 죽였으니 이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적반하장으로 나옵니다. 여기서 '퍼니셔가 사람을 죽이면 또 다른 살인마를 낳게 되고, 이 복수의 굴레는 어디서 끝나는가?' 같은 철학적인 대화가 오갈 줄 알았는데, 그저 힘의 균형 문제일 뿐이더군요.


사실 이건 퍼니셔 작품을 볼 때마다 스스로 되뇌어야 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권력 공백에 대한 현실적인 담론도 담겨 있죠. 근데 솔직히 제가 보면서 든 생각은 딱 하나였어요. '프랭크 캐슬이 실수한 건 딱 하나, 그 여자도 진작에 아들 옆에 묻어버리지 않은 것'뿐입니다.


그리고 후반부 들어가면 거의 [레이드] 모드가 됩니다. 한 10~15분 정도 이어지는데, [퍼니셔: 원 라스트 킬]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대했던 바로 그 모습입니다. 총알과 탄피, 칼과 폭발물이 난무하며 적들을 소탕하는 프랭크 캐슬의 모습은 정말 짜릿하고 즐겁습니다. 사실 이런 액션으로만 가득 찬 퍼니셔 영화 한 편이 통째로 있어도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비록 그 절반의 절반 정도 분량이지만요.


이번 에피소드는 엔터테인먼트 캐릭터이자 아이콘으로서 퍼니셔가 가진 힘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즐겁게 봤어요. 보이는 그대로를 즐기면 되는 작품입니다. 생각보다 감정적인 깊이도 있어서 더 인상적이었고요. 사실 전 그냥 퍼니셔가 다 때려 부수는 것만 바랐거든요. 감정적인 서사는 이미 TV 시리즈에서 충분히 봤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보여준 감정선도 꽤 진솔하고 훌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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