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 피어] 하비에르 바르뎀 “맥스 케이디를 단순한 괴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카란

하비에르 바르뎀, 에이미 애덤스, 패트릭 윌슨 주연의 애플 TV+ 드라마 <케이프 피어>가 기존 영화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낸다.
<케이프 피어>는 원래 존 D. 맥도널드의 1957년 소설 『집행자들(The Executioners)』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1961년 영화와 1991년 마틴 스코세이지 리메이크를 거쳐 이번에는 10부작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된다. 쇼러너는 <브랜드 뉴 체리 플래이버>, <디 액트>를 만든 닉 안토스카가 맡았다.
닉 안토스카는 어린 시절부터 <케이프 피어> 팬이었다고 밝혔다.
닉 안토스카는 “특히 1991년 영화는 악몽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며 “굉장히 과장되고 열병 같은 공포인데 동시에 너무 개인적인 두려움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는 기존 설정에도 큰 변화를 줬다. 원래 남성이었던 맥스 케이디의 변호사는 여성 변호사 ‘애나 보든’으로 바뀌었다. 애나는 재판 과정에서 검사 톰 보든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된다.
닉 안토스카는 “애나와 톰의 완벽해 보이는 삶은 결국 맥스 케이디의 고통 위에 세워진 것”이라며 “맥스가 감옥에 가지 않았다면 지금의 삶도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큰 변화는 맥스 케이디의 설정이다. 기존 영화들에서는 처음부터 위험한 범죄자로 묘사됐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억울한 누명을 벗고 출소한 인물로 등장한다.
닉 안토스카는 “예전 작품들은 맥스가 악인이라는 점이 처음부터 분명했다”며 “이번에는 불확실함과 서서히 조여오는 공포를 넣고 싶었다”고 말했다.
맥스 케이디 역은 하비에르 바르뎀이 맡았다. 하비에르 바르뎀 역시 원작 영화 팬이었다.
하비에르 바르뎀은 “스페인 극장에서 1991년판 <케이프 피어>를 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어머니와 형과 함께 봤는데 정말 무서웠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는 ‘와, 진짜 끝내준다’고 웃으면서 극장을 나왔다”고 회상했다.
이번 시리즈 속 맥스 케이디는 이전보다 훨씬 부드럽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친절하고 카리스마 있으며, 애나 보든에게도 적대감 대신 여유로운 태도를 보인다.
하비에르 바르뎀은 “무엇보다 지루하지 않은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10시간 분량 시리즈인 만큼 관객이 맥스를 이해하고 감정적으로 따라갈 수 있어야 했다는 설명이다.
하비에르 바르뎀은 “닉 안토스카의 해석은 상처받고 배신당한 남자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관객이 맥스를 보며 연민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맥스가 정확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없고, 어떤 순간에는 이렇게 흘러갈 것 같다가 완전히 반대로 가기도 한다”며 “그 긴장감이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가장 재밌는 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애나 보든 역의 에이미 애덤스는 이번 작품에서 사형수와 오판 피해자들을 돕는 변호사로 등장한다. 하지만 동시에 맥스 케이디를 끝까지 의심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에이미 애덤스 역시 과거 영화들에 대한 강한 인상을 기억하고 있었다.
에이미 애덤스는 “1961년판은 아름답고 음산한 분위기가 정말 강렬했다”고 말했다. 반면 스코세이지의 1991년판은 “지금 다시 봐도 너무 힘들 정도로 불안감을 준다”고 밝혔다.
특히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 맥스 케이디에 대해서는 “누군가를 무는 장면이 아직도 너무 괴롭다”며 “단순한 폭력 때문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공포와 침범당하는 느낌이 무섭다”고 설명했다.
에이미 애덤스는 이번 작품 속 애나 보든을 단순한 피해자로 보이지 않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에이미 애덤스는 “애나는 비밀이 많은 인물이고 충동적으로 보이는 순간들도 있다”며 “시청자가 애나를 완전히 읽어내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패트릭 윌슨은 애나의 남편 톰 보든 역을 맡는다. 톰은 겉으로는 안정적이고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처럼 보이는 인물이다.

패트릭 윌슨은 에이미 애덤스와 함께 “무너져가는 가족”보다 “서로 사랑하는 가족”처럼 보이게 연기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패트릭 윌슨은 “처음부터 문제 많은 가족처럼 보이고 싶진 않았다”며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처럼 보이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균열이 드러날 때 더 강렬해진다”고 설명했다.
에이미 애덤스는 이번 시리즈가 지금 시대와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에이미 애덤스는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정의를 바라보는지, 또 얼마나 쉽게 정의가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오판이 한 사람 인생을 얼마나 망가뜨릴 수 있는지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패트릭 윌슨은 작품 핵심에 대해 “가족과 관련된 공포만큼 무서운 건 없다”며 “숨겨온 비밀이 드러났을 때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가 이야기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또한 패트릭 윌슨은 “관객이 맥스 케이디에게 끌리는 순간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분명 위험한 인물인데도 이상하게 응원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닉 안토스카는 시대별 <케이프 피어>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닉 안토스카는 “1960년대 버전은 괴물과 완벽한 미국 가족 이야기였다면, 1990년대 버전은 망가진 가족 이야기였다”며 “이번 작품은 가족도, 괴물도 훨씬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실 자체가 더 복잡해진 시대”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