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해서웨이·에밀리 블런트, 다시 꺼낸 ‘프라다’의 기억
카란
앤 해서웨이와 에밀리 블런트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편을 맞아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두 배우는 첫 만남의 기억부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촬영 당시의 분위기, 이후 각자의 작업 경험까지 자연스럽게 풀어내며 여전히 변하지 않은 호흡을 보여줬다. 오랜 시간 이어진 관계만큼이나 대화 곳곳에는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디테일과 농담이 이어졌다.
ㅡ 두 분은 첫 만남 기억하시나요?
에밀리 블런트: 리딩 전에 만났던가요? 사실 정확히는 잘 기억이 안 나요.
앤 해서웨이: 저는 그 순간을 전부 기억해요. 제가 에밀리를 더 좋아했던 것 같아요. 처음 봤을 때 “저 사람은 스타다”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거든요.
에밀리 블런트: 정말요?
앤 해서웨이: 네. 그날 같이 커피도 마시고 산책도 했어요.
에밀리 블런트: 저는 그때 완전히 신인이었는데, 앤이 정말 따뜻하게 대해줬어요. 이미 큰 스타였는데도 저를 동등하게 대해줬거든요. 벌써 18년이나 알고 지낸 사이네요.
앤 해서웨이: 우리 관계가 이제 성인이 됐네요.
에밀리 블런트: 영국 기준이면 술도 마실 수 있는 나이죠.
앤 해서웨이: 그럼 지금 우리 꽤 취한 상태네요.
ㅡ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두 분에게 어떤 작품이었나요?
에밀리 블런트: 촬영 내내 정말 즐거웠어요. 이렇게까지 큰 영화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던 것 같아요. 지금도 매주 인용되는 작품이고, 제 인생을 바꾼 영화예요.
앤 해서웨이: 이제 우리는 ‘프라다 팀’이죠. 그리고 또 하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작업한 배우들이라는 공통점도 있고요.
에밀리 블런트: 맞아요.
ㅡ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작업한 경험은 어땠나요?
앤 해서웨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추운 환경에서 촬영할수록 감독님의 눈이 더 파랗게 보이고, 머리 색도 더 밝아지는 것처럼 느껴졌던 게 기억나요.
에밀리 블런트: 맞아요. 감독님이 테이크에 만족하면 머리가 흔들리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어요.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걸로 알 수 있죠.
앤 해서웨이: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촬영 전에 “이 장면은 오랫동안 머릿속에 그려온 장면이라 여러 번 반복할 수 있다”고 미리 설명해준 점이에요. 배우가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방식이었어요.
에밀리 블런트: 그런 감독은 드물죠. 자기 방식만 강요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 좋았어요.
ㅡ 서로의 최근 연기는 어떻게 보셨나요?
앤 해서웨이: <오펜하이머>에서 에밀리의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캐릭터가 겪는 감정이 굉장히 복잡한데, 그걸 깊이 있게 표현했더라고요.
에밀리 블런트: 저는 <아일린>에서 앤의 연기가 정말 강렬했어요.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버리더라고요.
앤 해서웨이: 그 작품은 저에게도 도전이었어요. 촬영하면서 “이번에는 너무 멀리 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
에밀리 블런트: 그래서 더 매력적인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느낌이 있었어요.
앤 해서웨이: 촬영 중에 신발에 와인병을 넣고 벽에 부딪혀서 코르크를 빼는 장면도 있었는데, 실제로 가능하더라고요.
에밀리 블런트: 이제 다들 파티에서 그거 따라 하겠네요.
ㅡ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촬영 당시 기억나는 순간이 있나요?
에밀리 블런트: 명대사들이 많잖아요. “내 커피는 언제 오는거지? 사오다 죽었나?” 같은 대사요.
앤 해서웨이: 메릴이 현장에서 즉흥으로 여러 버전을 만들어냈던 게 기억나요. 스탠리도 그렇고요. 저는 그걸 보면서 감탄만 했어요.
에밀리 블런트: 저는 촬영하면서 계속 웃었어요. 극 중에서는 앤에게 계속 까칠하게 굴었잖아요. 그런데 그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요.
앤 해서웨이: 완전 당황한 표정이었죠.
에밀리 블런트: 그리고 그 유명한 대사도 있잖아요. "아무것도 안 먹다가 쓰러질 것 같으면 치즈 한 조각을 먹어"
앤 해서웨이: 영화 역사에 남을 대사죠.
에밀리 블런트: “넌 탄수화물을 먹으니까, 세상에” 이 대사도 있고요.
앤 해서웨이: 맞아요. 그리고 “가바나 철자가 뭐죠?”라는 대사 기억나요? 얼마 전에 호텔에서 그 문장이 적힌 케이크를 받았어요.
에밀리 블런트: 그거 정말 완벽한 선물이네요.
앤 해서웨이: 또 하나 기억나는 게 있어요. “난 내 일을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라는 대사요.
에밀리 블런트: 맞아요. 그리고 “미란다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겁에 질리거나 구토할 지경이 되거나 죽고 싶은 마음이 들기 전까지는 만족이 없어요”라는 대사도 있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