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블록버스터 [데저트 워리어]가 폭망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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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저트 워리어] 외면받았나? 안소니 마키의 사우디 대작이 흥행에 실패한 이유
사우디아라비아가 영화 산업에서 던진 회심의 일격이었던 [데저트 워리어]가 초기 박스오피스 성적표를 받아든 결과, 사실상 '헛스윙'에 그친 모양새다. [캡틴 아메리카]의 안소니 맥키와 오스카 수상자 벤 킹슬리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스크린에 걸리기까지 5년이라는 긴 시간을 끌어오다 지난 주말 미국과 중동에서 마침내 개봉했다.
리야드의 미디어 거물 MBC 그룹이 기획하고 Vertical이 배급을 맡은 이 영화는 미국에서의 저조한 성적 때문에 뼈아픈 비판을 받고 있다. 목요일까지 미국 내 1,010개 스크린에서 거둔 수익은 고작 59만 6,000달러였다. 이는 역대 박스오피스 사상 최악의 실패작 중 하나로 불릴 만한 수치다.
배급사 Vertical은 마케팅 과정에서 안소니 마키와 벤 킹슬리, 그리고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을 만든 루퍼트 와이어트 감독이 찍은 사우디 사막의 장엄한 풍경을 내세웠다. 하지만 관객들은 반응하지 않았고, 결국 1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제작비를 회수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사실 기대치가 처음부터 높았던 건 아니다. 영화 관계자들은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현 상황에서 이 영화가 흥행하기는 어렵다고 현실적으로 판단해 왔다. 미국 수익 100만 달러를 넘기길 바랐던 수준이라, 배급사인 버티컬 입장에선 아주 치명적인 재앙까지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Vertical이 [데저트 워리어]를 들여올 때 그리 큰 비용을 쓰지 않았을 것이며, 극장 수익과 2차 판권 수익을 합치면 배급사 차원에서는 수익을 낼 가능성이 충분하다. 버티컬은 현재 프리미엄 VOD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이전 영화 [엘리베이션] 때처럼 안소니 맥키의 인지도를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이에 대해 MBC 측은 답변하지 않았고, 버티컬 또한 논평을 거부했다.
중동 박스오피스 상황
Deadline이 확인한 자료를 보면 중동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데저트 워리어]는 사우디아라비아 개봉 첫 주말에 6,100명의 관객을 모으며 8만 7,000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박스오피스 순위는 8위였다.
최근 몇 년간 사우디에서 흥행한 영화들과 비교하면 성적이 10분의 1도 안 된다. 예를 들어 현지 인기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샤밥 알 봄]은 개봉 첫 주말에만 124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MBC를 대신해 [데저트 워리어]의 배급을 맡은 Empire Entertainment 역시 올해 [프로젝트 헤일메리](첫 주말 70만 달러) 등으로 더 큰 재미를 봤다. 목요일까지 사우디 내 티켓 판매액은 11만 달러, UAE는 3만 7,000달러였으며 중동 전체 수익은 22만 5,000달러 수준이다. 다만 현지에서는 마케팅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왜 외면받았을까?
MBC는 야심차게 발표된 이 프로젝트에서 분명 더 나은 결과를 기대했겠지만, 와이어트 감독과의 창작적 의견 충돌(그는 프로젝트를 떠났다가 이후 복귀했다), 지연으로 인해 불어난 예산, 그리고 사우디에서 진행된 추가 촬영 등으로 인해 순탄치 않은 제작 과정을 거치며 스크린에 오르게 됐다.
시기도 좋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실제로 사막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사막 전쟁 영화를 보러 갈 관객은 없다"고 지적했다. MBC는 도널드 트럼프가 이란을 폭격했을 당시 [데저트 워리어]의 개봉을 미룰까 고민도 했지만, 이미 몇 년이나 미뤄진 탓에 더 이상 늦추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인 작품성 문제도 거론된다. 중동의 한 배급 관계자는 "[데저트 워리어]는 아랍 관객과 서구 관객 그 누구의 취향도 맞추지 못한 채 중간에 붕 떠버렸다"며 "타겟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그냥 사우디에서 찍었을 뿐인 뻔한 할리우드 대작 같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우려는 [데저트 워리어]의 미완성본(와이어트 감독이 편집하지 않은 버전)이 2023년 7월 시사회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더욱 깊어졌다. 업계 소식통은 Deadline에 "당시 조사 결과, 과연 아랍의 이야기를 서구식으로 해석한 결과물에 대해 시장의 수요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반면, [데저트 워리어]가 개봉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축하할 일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2021년 촬영 직후부터 후반 작업이 기약 없이 미뤄지던 시기에는 제작진들 사이에서 이 영화가 영영 빛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이 공공연하게 돌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제작진과 배우들 사이에서는 이 작품이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가 되어 MBC 측이 아예 묻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분명히 있었다"라며, "스트리밍으로 직행하는 게 훨씬 쉬웠을 텐데도 끝까지 완주한 MBC의 끈기는 인정해 줄 만하다. 그들은 영화의 장점을 믿었고, 이 지역에서 스크린을 통해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는 의도를 어느 정도 실현해 냈다"라고 말했다.
Deadline은 [데저트 워리어]의 흥행 수익만이 성공의 유일한 척도는 아닐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MBC 경영진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평가와 그것이 향후 회사의 자금 지원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과연 사우디 왕세자가 앞으로도 이런 큰 도전을 계속 승인할지, 아니면 스포츠 분야에서 그랬던 것처럼 영화 산업에서도 물러날지가 관건이다.
현장 스태프들은 이렇게 말한다. [데저트 워리어]에 투입된 1억 5,000만 달러는 단순히 영화 한 편을 산 것이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를 위한 '영화 제작 인프라'를 구축한 비용이라는 것이다. 화석 연료 중심의 경제 구조를 재편하려는 사우디의 행보 속에서, 미래의 영화 제작 사업을 위해 [데저트 워리어]로부터 값진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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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배우들은 A급이지만 무조건 돈 들인다고 될 일은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