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누아르] 하야카와 치에 감독과 스즈키 유이가 말하는 ‘후키’
카란

어린 시절 기억에서 시작된 이야기
하야카와 치에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르누아르>는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198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상상력이 풍부한 11살 소녀 후키의 한여름을 따라가며, 어른과 아이 사이에서 흔들리는 시선을 담아낸다.
이 작품의 중심에는 무엇보다 주인공 ‘후키’를 누가 연기하느냐가 있었다.
그 선택의 끝에 선 인물이 바로 스즈키 유이다.
“첫 만남에서 확신했다..‘후키가 여기 있다’고”
ㅡ 오디션 당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하야카와 치에: 상대가 11살이어도 작품의 의미를 이해해주길 바랐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이야기 전체와 영화의 분위기를 간단히 설명해줬습니다.
스즈키 유이: 감독님 어린 시절 기억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들었어요.
하야카와: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누워 계셨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그럼 아버지는 어떻게 되셨어요?”라고 먼저 물어본 게 유이였죠.
스즈키: 맞아요.
하야카와: 그 후에 “특기가 뭐냐”고 물었더니 “동물 흉내”라고 하더라고요.
스즈키: 고양이, 부엉이, 말, 염소 할 수 있어요!
하야카와: “고양이 해볼까?”라고 했더니 “제 추천은 말이예요!”라고 하면서 직접 보여줬어요. 너무 잘해서 바로 각본에 넣었습니다.
스즈키: 그게 진짜 들어갈 줄 몰라서 놀랐어요. 근데 목 상태가 좋아야 해서, 한 번에 잘해야 해요.
하야카와: 유이는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예상 못 한 말을 툭 던져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죠. 그게 후키에게 꼭 필요한 요소였어요. 그래서 ‘찾았다’고 느꼈어요.
연기 지도보다 중요한 것, “같은 시선으로 대하기”

ㅡ 아역 배우와 작업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하야카와 치에: 처음이라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결론은 하나였어요. 다른 배우들과 똑같이 존중하는 것. 그래서 유이에게도 미리 대본을 줬어요. 대신 “너무 연습하진 말아줘”라고 했죠.
스즈키 유이: 대사를 외우기보다는 이야기를 읽는 느낌으로 봤어요.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고요. 후키는 감수성이 강한 아이인데, 저도 비슷한 편이라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하야카와: 대화를 하다 보니, 후키를 가장 잘 아는 건 저랑 유이라고 느꼈어요. 설명하지 않아도 바로 표현해줘서 놀랐어요.
낯선 시대, 낯선 문화..그러나 자연스럽게 스며들다
ㅡ 1980년대 배경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스즈키 유이: 사실 저는 UFO나 도시전설 같은 걸 좋아해요. 그래서 촬영하면서 배우분들께 “이상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냐”고 계속 물어봤어요.
하야카와 치에: 첫 만남 자리에서도 그 질문을 계속 했어요. 덕분에 다들 각자의 경험을 이야기해줬죠.
“연기할 때는 거의 아무 생각이 없어요”
ㅡ 후키의 표정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스즈키 유이: 연기할 때는 거의 아무 생각이 없어요. 후키는 “심심하다”, “귀찮다” 이런 느낌의 아이라서, 대부분은 그냥 ‘비어 있는 상태’예요.
저는 원래 생각이 많은 편인데, 후키는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더 다르게 느껴졌어요.
하야카와 치에: 설명이 없어도 그 상태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내요.
스즈키 유이: 완전히 아무것도 안 느끼는 건 아니고요.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느낌이에요. 생각하면 오히려 굳어버리거든요.
현장에서 드러난 타고난 감각

ㅡ 촬영 현장에서 인상적이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하야카와 치에: 누구에게든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어요. 스태프는 물론이고, 해외 촬영 때는 외국인 엑스트라에게 영어로 말을 걸기도 했어요. 사람과 금방 친해지는 능력이 대단하죠.
“잘 찍혔다 싶을 때 올라오는 그 느낌”
ㅡ 연기를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무엇인가요?
스즈키 유이: 촬영이 끝나고 “잘 됐다” 싶을 때, 몸 안에서 뭔가 올라오는 느낌이 있어요. 추울 때 따뜻한 물에 들어갈 때처럼요.
발끝부터 “쭉 올라오는” 그 느낌이 있는데, 그게 너무 좋아요. 그걸 다시 느끼고 싶어서 연기를 계속하고 싶어요.
하야카와 치에: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었어요. 유이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이 나이에 이미 자기만의 중심이 있는 배우예요. 앞으로가 정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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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기대되는 아역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