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호러 No.125] 역대 가장 잔혹한 미이라 영화 - 리 크로닌의 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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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크로닌의 미이라 - Lee Cronin's The Mummy (2026)
역대 가장 잔혹한 미이라 영화
리 크로닌 감독은 전작 <이블 데드 라이즈>에서 파괴적인 신체 훼손의 공포를 거침없이 선보이며 호러 팬들의 지지를 얻은 바 있습니다. 그만큼 신작 <미이라>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자연스럽게 높아졌죠. 크로닌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미이라라는 익숙한 소재를 빌려왔지만, 스크린 위에 펼쳐진 건 우리가 지금껏 본 적 없는 가장 잔혹하고 폭력적인 <미이라>였습니다.
이집트 특파원 찰리의 어린 딸 케이티가 마당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 8년, 그 소녀는 의문의 석관 속에서 미이라의 형상으로 발견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죽은 줄만 알았던 딸의 귀환에 가족은 기쁨과 불안을 동시에 느끼고, 부모는 케이티의 회복을 위해 온 힘을 다합니다. 그러나 집 안에는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들이 하나둘 이어지고, 케이티의 행동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섬뜩해져 갑니다. 평온했던 일상은 어느새 피와 비명으로 얼룩진 지옥으로 변해가고 있었죠.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브랜든 프레이저 주연의 모험 활극 <미이라> 시리즈나 유니버설의 고전 몬스터, 톰 크루즈의 <미이라>와는 세계관부터 완전히 다른 독립 작품입니다. 오히려 결을 같이하는 작품을 꼽자면 윌리엄 프리드킨의 <엑소시스트>, 토브 후퍼의 <폴터가이스트> 쪽입니다. 악령에 빙의된 존재가 평범한 가정을 내부에서부터 서서히 무너뜨려 나가는 구조와 흐름이 판박이처럼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무덤에서 깨어난 괴물이 날뛰는 이야기가 아니라, 소녀의 육체와 정신이 초자연적인 존재에 의해 집요하게 잠식당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타협 없는 극단적인 잔혹함과 시각적 충격입니다. 리 크로닌은 <이블 데드 라이즈>에서 선보인 피범벅 신체 훼손의 미학을 이번 작품에서 한층 더 과감하게 밀어붙입니다. 미이라화된 신체는 그 자체로 으스스한데, 관절이 꺾이고 뒤틀리는 모습이 더해지니 소름을 돋게 만들죠. 피부를 벗겨 내거나, 코요테들이 내장을 파먹고, 얼굴과 턱을 뜯어내는 고어 장면들은 절로 움찔하게 만들 만큼 직접적이고 박력이 넘칩니다. CG의 이질감을 최소화하고 수작업 특수 효과를 전면에 내세운 덕분에 화면이 주는 공포감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며, 강렬한 사운드 효과가 더해지면서 그 밀도는 한층 두터워집니다. 불쾌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것, 호러 영화 본연의 목적을 이 영화는 충실하게 수행합니다.

영화는 호러 장르치고 러닝타임이 깁니다. 딸의 실종, 절망에 빠진 부모, 집착이 빚어내는 가족의 붕괴까지, 영화는 상실과 슬픔, 고통의 비극적인 감정을 천천히 쌓아올려가며 일정 지점을 넘어서면 걷잡을 수 없이 휘몰아칩니다. 여기에 극도로 어둡고 절망적인 톤을 가진 <세븐>의 분위기에 오컬트, 바디 호러 장르가 결합을 하죠. 이는 결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굉장히 어둡고 고어한 영화를 절대적으로 선호하는 관객 취향을 위한 작품인 것이죠.
미이라 케이티를 연기한 나탈리 그레이스의 연기는 단연 돋보입니다. 호러 영화에서 아역 배우의 연기가 받쳐주지 못하면 자칫 짜증을 유발하는 발암 캐릭터로 전락하기 쉬운데, 그레이스는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긴장과 공포를 온몸으로 끌어올리며 영화의 완성도에 크게 기여합니다. 이야기 구성 전반이 <엑소시스트>를 강하게 연상시키는 탓에 자연스럽게 리건 역의 린다 블레어가 떠오르더군요.
영화의 단점을 꼽자면 134분이라는 러닝타임입니다. 영화가 워낙 어둡고 무겁게 흘러가는 탓에 체감 피로감이 상당합니다. 무자비한 폭력에 열광하는 고어 팬이라면 중반 이후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시청각적 자극과 공포가 더없이 짜릿하겠지만, <컨저링> 계열의 심리적 공포를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꽤 지치는 스타일입니다. <엑소시스트>의 익숙한 전개 방식을 상당 부분 답습한다는 점도 걸림돌이겠죠.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결말입니다. 긴 시간 날선 폭력의 향연 속에서 한 가족의 절망적인 상황을 숨죽이며 따라왔건만, 막판에 펼쳐지는 역전극 같은 마무리는 영화가 공들여 쌓아온 어둠의 무게와 강렬했던 캐릭터의 매력을 단번에 희석시켜 버립니다. 그 아쉬움이 좀처럼 가시질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리 크로닌의 미이라>는 고전 괴물 영화의 이름을 빌려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비튼, 분명한 방향성을 가진 작품입니다. 익숙한 구조 위에 리 크로닌이 가장 잘하는 것, 즉 잔혹한 영상미와 극단적인 신체 공포를 과감하게 덧씌운 결과물이죠. 긴 러닝타임과 극단적인 고어 연출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고,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기대한다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강렬한 호러를 원하는 관객, 특히 <이블 데드 라이즈>에 열광했던 팬이라면 이 영화는 결코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덧붙임...
1. 영화는 제목도, 장르도 공개되지 않은 미발표 프로젝트로 출발했으며, 나중에 <미이라>의 재해석 작품임을 알렸다고 하는군요. 크로닌은 발표 당시 “지금껏 눈으로 본 어떤 <미이라> 영화와도 다를 것이며, 아주 오래되고 무시무시한 무언가를 땅속 깊은 곳에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고 각본 집필부터 연출까지 온전히 그의 손에서 탄생한 이 작품은, 리 크로닌의 색깔이 가장 짙게 배어 있는 결과물입니다.

2. 제임스 완과 제이슨 블룸이라는 호러 장르의 두 거물이 동시에 제작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완은 <쏘우>, <인시디어스>, <컨저링> 시리즈를 탄생시킨 인물로, 그의 제작사 아토믹 몬스터가 블룸하우스와 함께 공동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블룸하우스는 2020년 <인비저블 맨>을 시작으로 2025년 <울프 맨>에 이어 이번 <미이라>까지, 유니버설 클래식 몬스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3. 리 크로닌은 <이블 데드 라이즈>를 함께한 핵심 제작진을 이번 작품에도 그대로 불러들였습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촬영감독, 편집, 음악 감독이죠. 같은 팀과 반복 작업을 이어가는 것은 크로닌의 작업 방식 중 하나로, 현장에서의 신뢰와 효율을 중시하는 그의 연출 철학이 잘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4. 주연을 맡은 잭 레이너는 아리 애스터 감독의 <미드소마>(2019)에서의 인상적인 연기로 기억되는 배우입니다.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2014) 등 대형 상업 영화에도 얼굴을 비췄지만, 그의 이름이 가장 빛났던 것은 역시 <미드소마>였죠. 이번 작품에서 그는 이집트 특파원 출신 아버지 찰리 캐넌 역을 맡아, 8년 만에 돌아온 딸 앞에서 기쁨과 공포 사이를 오가는 복잡한 내면을 연기합니다.

5. 형사 달리아 자키 역의 메이 칼라마위는 마블 드라마 <문나이트>를 통해 국제적인 인지도를 쌓은 이집트계 배우입니다.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서 이집트 혈통의 배우가 조연을 맡았다는 점은 문화적 진정성을 중시한 의도적인 캐스팅 결정으로 읽힙니다. 케이티 실종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로 등장하는 그녀의 캐릭터는 이야기에 외부자의 시선을 부여하며 극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맡습니다.
6. 특수 분장은 블룸하우스의 <울프 맨>(2025)을 담당했던 아르젠 투이텐이 맡았습니다. 그는 실리콘, 폼 라텍스, 젤라틴 등의 소재로 제작한 인공 피부나 신체 부위를 만드는 전문가로서 이번 영화에서 큰 활약을 합니다. 몸이 꺾이고 뒤틀리는 신체, 피부를 벗겨내는 장면 등의 고어 표현이 유독 생생하고 압도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수작업 효과 중심의 접근 방식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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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2등 봐야할지 고민됩니다. 감사합니다.
미이라 보다는 엑소시스트의 재해석으로 보는게 맞지 않나 싶을 정도였네요. 그리고 결말 부분은 차라리 잘라내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ㅎㅎㅎ
확실히 이야기 진행이 많이 아쉬웠어요. 리 크로닌도 좀 괜찮은 작가를 붙여줘야 하는 감독인듯...ㅎㅎㅎ















지루하진 않았는데... 너무 처참한 장면들의 연속이라 두 번은 못 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