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들은 모두 여기에 (2025)
Karincat

영국 영화고 제목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더 템페스트'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의 한구절이지요. '지옥은 텅 비었고
악마들은 모두 여기에 있구나". 하지만 영화 내용은 템페스트와는 별 상관이 없네요. 영화를 다 보고나니 제목에서
저 대사의 뒷구절만 쓴게 이 영화의 결말에 관해 큰 힌트를 주고 있는것 같기도 합니다.
은행을 털고 황량한 시골의 작은 농장으로 피신한 네명의 남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은행에서 훔친 거액의 돈과
함께 거기서 대기하며 그들을 모아 이 계획을 진행시킨 보스의 지시를 기다리는게 그들의 남은 임무예요.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보스의 새로운 지령은 내려오지 않고 이번 껀수를 위해 처음 만난 그들의 동거도 점점 불편해지며
낡아빠진 농장엔 불길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공포 스릴러물이고 1시간 27분 분량 정도로 상영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거기다 매우 정적인 영화네요. 어둡고
낡은 실내, 집 바깥으로 보이는 영국의 삭막한 시골풍경, 돼지 축사도 붙어있어 거슬리는 돼지똥 냄새까지 전달
되는것 같고, 어디를 보든 우울해지고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이 불안감을 자극하는 것들 뿐입니다. 그렇게 그
안에서 불안에 잠식당하고 서로를 믿을수 없는 범죄자들도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하며 무슨 큰 사건이 벌어지나
싶지만 딱 예상할수 있는 일만 벌어지고 극적인 사건 같은게 없네요. 중간에 보스의 지시로 왔다는 정체불명의
여자가 잠깐 등장하는것 말고는 등장인물도 이 네명이 다입니다. 그런데 괜찮네요. 영국적인 음울한 느낌을
좋아하는 제 취향 때문인것 같긴 하지만 지루하진 않았어요. 트와일라잇 존(한국제목은 환상특급)이라는 미드
시리즈 아시나요? 그 시리즈의 한 에피소드 같은 느낌의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느낀 불안감이
즐거웠어요. 불안감의 정체가 밝혀지는 마지막의 대반전이 있는데 이것 때문에 환상특급 분위기가 되버립니다.
주로 조연으로 여러 영화에 출연해온 영국배우 에디 마산이 주연이고 그를 좋아해서 그냥 봤는데 소소한
작품이지만 볼만 했습니다. 자극적인 공포물 좋아한다면 비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