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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호러 No.124] 위험한 동거의 비밀 - 하우스메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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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메이드 – The Housemade (2025)
위험한 동거의 비밀


부잣집 안방에 낯선 여자가 들어오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뻔하디뻔한 답이 있죠. 그 여자가 주인마님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거나, 아니면 그 집의 끔찍한 비밀과 마주하거나. 아니면 둘 다거나요. 폴 피그 감독의 2025년작 <하우스메이드>는 바로 그 공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다, 중반부에 느닷없이 테이블을 뒤집어놓습니다.


전과 기록을 가진 밀리는 어느 날 부잣집 가정부로 취직을 합니다. 자신을 살갑게 대하던 주부 니나, 그리고 가정적이며 매력 넘치는 남편 앤드류, 까칠한 딸아이가 있는 가정이죠. 밀리는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생각하지만, 니나의 돌발적인 행동을 보면서 겁을 먹게 됩니다. 그리고 니나는 밀리를 의심하고 쫓아내려 하고, 앤드류가 밀리에게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앤드류와 하룻밤을 보내면서 밀리는 큰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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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메이드>는 프리다 맥파든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지만, 이 이야기의 뼈대는 장르 팬이라면 어디선가 한 번쯤 본 익숙한 장치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낯선 여자가 부잣집에 들어와 남편을 사이에 두고 안주인과 신경전을 벌이는 구도는 <요람을 흔드는 손> 같은 90년대 가정 스릴러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합니다. 집 안의 완벽한 일상이 사실은 거짓과 통제로 쌓아 올린 것이었다는 반전은 <디아볼릭>이 이미 오래전에 보여준 고전적인 장치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리브 콘스탄틴이 2017년에 발표한 소설 <마지막 패리시 부인>과 많은 점에서 닮은꼴입니다. 남의 집 문턱을 넘은 여자, 그 여자의 정체를 다 알고 있는 부인, 중반부에 뒤집히는 구조, 그리고 진짜 괴물로 드러나는 반전까지. 이 소설의 구조를 고스란히 가져다 썼다고 해도 무리는 아닙니다.


여하튼 그걸 알고 봐도 이 영화가 꽤 잘 먹힙니다. 익숙한 재료라고 요리가 나쁜 건 아니니까요. <하우스메이드>는 90년대 에로틱 스릴러의 질감 위에 2020년대식 복수극의 쾌감을 얹어, 결과적으로 꽤 맛있는 장르 요리를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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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중심의 영화답게 배우들의 연기가 좋습니다. 특히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연기한 니나 윈체스터가 돋보이죠. 그녀는 처음에는 부유하고 까다로운 주부처럼 보일 뿐입니다. 그런데 사이프리드는 그 인물에 여러 겹의 얼굴을 만들어가죠. 따뜻하다가 갑자기 냉혹해지고, 히스테릭하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집니다. 특히 부엌에서 폭발적으로 무너지는 장면은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대체로 선하고 공감 가는 인물을 주로 맡아온 그녀가 이렇게 위험하고 불안정한 여자를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자극입니다.


밀리를 연기한 시드니 스위니는 중반까지 평범해 보입니다. 연기 잘하는 배우인데, 이번엔 좀 약한걸? 싶을 정도로 끌려 다니는 캐릭터입니다. 어쩔 수 없는 배경 설정이 있지만, 갑갑하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죠. 히스테릭한 연기를 맛깔스럽게 보이는 아만다와 비교하면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후반부 들어 영화의 톤이 변화되면서 밀리도 바뀝니다. 억눌렸던 캐릭터가 마침내 본색을 드러내면서 시드니는 비로소 제 자리를 찾습니다. 전반부의 납작 엎드리는 밀리가 오히려 영화의 전략이었던 셈이죠.


폴 피그 감독은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으로 이름을 알리고 <부탁 하나만 들어줘>로 스릴러에 발을 들인 감독입니다. <하우스메이드>는 그 연장선에 있지만 훨씬 더 과감하게 달려갑니다. 황당할 만큼 과잉된 순간들도 있고, 엔딩 크레딧에 테일러 스위프트의 'I Did Something Bad'가 터져 나오는 순간에는 피식 웃을 수밖에 없죠.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대박 흥행에 속편도 이미 확정이 되었다고 하죠. 놀랍지 않은 흐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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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장르의 쾌감을 정확히 알고 만든 작품입니다. 여기저기 많이 본 이야기의 조합이라는 흠이 있지만, 어느새 화면에 빨려 들어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두 배우의 신경전은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고,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니나라는 캐릭터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가지고 놉니다. 영리하게 만들어진 오락영화란 이런 것입니다.


덧붙임...
 
1. 폴 피그 감독은 10여 년 전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커피를 마시며 언젠가 함께 작업하자고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니나 역 후보로 그녀의 이름이 올라왔을 때, 피그는 확신을 갖기 위해 그녀의 근작들을 찾아봤죠. 그러다 엘리자베스 홈즈를 연기한 훌루 시리즈 <드롭아웃>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는군요. 사이프리드는 선하고 공감 가는 인물을 주로 맡아온 배우였기에, 니나 같은 불안정한 캐릭터는 분명한 도전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이 캐스팅은 영화 최고의 선택 중 하나로 꼽히게 됩니다.
 
2. 영화의 원작인 프리다 맥파든의 소설 <하우스메이드>는 단독 작품이 아닙니다. 총 3권으로 이루어진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죠. 후속작은 <하우스메이드의 비밀>과 <하우스메이드의 아이>입니다. 2022년 출간된 1편은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되며 영화화로 이어졌죠. 2026년 1월, 라이온스게이트는 2편을 원작으로 한 속편 제작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폴 피그 감독과 시드니 스위니, 미켈레 모로네가 속편에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그리고 커스틴 던스트가 합류한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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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테일러 스위프트의 곡 'I Did Something Bad'가 흘러나옵니다. 2017년 앨범 <Reputation>에 수록된 이 곡은 복수와 도발적인 자신감을 담은 가사로 유명하죠. 영화의 결말과 맞닿아 있는 이 선곡은 관객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4. 속편 제작이 발표됐을 때,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이름은 공식 발표에 없었습니다. 시드니 스위니, 폴 피그 감독, 미켈레 모로네의 복귀만 확정된 상태였죠. 그런데 사이프리드는 <그레이엄 노턴 쇼>에 출연해 속편에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영화가 3억 9500만 달러라는 엄청난 흥행 성적을 거둔 만큼, 그녀의 복귀 가능성도 완전히 닫혀있지는 않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사이프리드 본인도 이 프로젝트에 대한 강한 애정을 인터뷰 곳곳에서 드러낸 바 있죠.


(이하 스포일러 주의)


5. 극중 밀리가 갇히는 다락방의 문 경첩이 방 안쪽을 향하도록 설치되어 있는데요. 이건 영화의 옥에 티로 언급됩니다. 밀리가 문틈으로 펜치를 건네줄 때, 앤드류가 그것을 받아 경첩을 직접 분리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었죠. 경첩이 안쪽에 있으면 밖에서 자물쇠를 채워도 안에서 경첩을 풀어 문을 열 수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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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중후반에 대충 눈치까게 되도 반전이 아주 재미졌습니당ㅎㅎㅎ
00:15
26.04.10.
profile image 2등
요람을 흔드는 손...을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이 작품도 꼭 봐야겠네요...
06:27
26.04.10.
profile image 3등
남편 역 배우가 캐릭터에 맞게 연기 잘해서 이야기가 납득이 됐다고 생각해요.^^
08:51
26.04.10.
profile image
사이프리드는 그동안 코제트같은 순둥이 역할만 맡으며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어지는...
10:22
2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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