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드라마] 제레미 잔스 리뷰
볼드모트
와, 이 영화 정말 웃기면서도 어둡네요. 크리스토퍼 보글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 영화에는 로버트 패틴슨과 젠데이아가 사랑하는 커플로 출연합니다. 토요일에 결혼을 앞둔 두 사람의 결혼식 전 며칠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들러리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놀던 중, "각자 지금까지 했던 일 중 가장 최악의 행동을 말해보자"라는 게임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주인공 엠마(젠데이아)가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자, '영원한 친구' 같았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늘해집니다. “우리는 영원한 친구!” 분위기에서 갑자기 “엠마 쟤는 대체 뭐야?”로 바뀌죠. 영화는 바로 이 질문, “각자 가장 나쁜 짓을 말해보자”에서 출발하고, 실제로 누군가가 진짜 최악의 일을 털어놓으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재밌게도 저는 이 영화에 대해 사전 정보가 별로 없었습니다. 제가 알았던 건 젠데이아와 로버트 패틴슨의 사진 한 장으로 인터넷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역대 가장 효율적인 마케팅뿐이었죠. "둘이 사귀나? 톰 홀랜드는 어쩌고?" 하는 반응이었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 포스터 문구만 빠진 영화 포스터 중 하나였더라고요. 정말 영리한 홍보 전략이었습니다. 예고편도 영화의 핵심 사건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데, 저 역시 직접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이 영화가 던지는 몇 가지 흥미로운 화두 때문입니다.
"당신은 곁에 있는 사람을, 특히 그 사람의 10여 년 전 과거를 정말 알고 있나요? 그리고 그 과거가 지금의 그 사람을 판단하는 데 중요할까요?"
남자들이라면 분명 알고 싶어 할 정보일 겁니다. 인터넷 댓글러들은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떼세요. 이건 단순히 '과거 이성 관계 횟수' 같은 차원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이야기를 하다 보니 무거운 정극처럼 들리겠지만, 엄연히 코미디입니다. 감독의 전작이 떠오르지 않아 찾아봤는데 노르웨이 출신이더군요. 대부분의 미국 감독이나 작가라면 이런 설정을 로맨틱 코미디의 출발점으로 쓰는 데 주저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감독은 그걸 해냅니다.
이 영화의 금기시되는 소재를 블랙 코미디로 풀어내고, 관람 후에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만든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주연인 로버트 패틴슨과 젠데이아의 연기도 훌륭합니다. 두 사람의 케미가 워낙 좋아서 관객은 자연스럽게 이 커플을 응원하게 됩니다. 초반 편집도 흥미로운데, 패틴슨이 결혼식 축사를 낭독하는 목소리 위로 두 사람의 과거 회상 장면들이 교차하며 이들의 서사를 빠르게 보여줍니다. 두 배우가 수년에 걸쳐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네요.
우리는 가끔 침대에 누워 옆에 있는 사람을 보며 생각하죠. '내가 이 사람을 정말 잘 알고 있는 걸까?' 이런 의구심 때문에 많은 사람이 그냥 평생 혼자 살기로 결심하기도 하죠. 영화의 편집 스타일도 인상적입니다. 엠마가 과거를 이야기할 때 어린 배우가 연기하지만 목소리는 현재의 엠마가 내는 식의 독특한 연출이 등장하는데, 이는 타인이 그녀를 보는 방식이나 그녀 스스로가 자신을 보는 관점을 잘 나타냅니다.
남자의 입장에서는 평생을 함께할 여자를 전혀 모르는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고, 여자의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들이 다시는 자신을 예전처럼 보지 않을 거라는 공포를 느낍니다. 영화는 관객에게 계속 묻습니다. "당신이라면 과거를 덮어줄 수 있나요? 그게 정말 중요한가요?"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이미 알게 된 사실을 모른 척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한 번 울린 종은 되돌릴 수 없죠. 영화는 모든 주장에 대해 "반면 이렇기도 하다"라는 반론을 끊임없이 제시합니다. 마치 유튜브 토론 채널의 주제로 쓰이기 딱 좋은 영화죠.
이 영화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겁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8~10점을 주겠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1~2점을 줄 만한 논쟁적인 작품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았습니다. 묵직하면서도 웃기고 몰입감이 넘칩니다. 보는 내내 불편해서 도망치고 싶다가도 눈을 뗄 수 없는 대화들이 이어지죠. 할리우드의 뻔하고 무난한 영화들 사이에서 이 영화는 정말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결말에 대해서는 '이걸 어떻게 마무리하려고 저러나' 싶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아, 이렇게 끝낼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옆자리 관객도 "어, 끝난 거야?"라고 할 정도였죠. 결말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사람에 따라 당혹스러울 수 있습니다. 영화 속 '그 사건' 자체에 매몰되기 쉽지만, 결국 이 영화는 인간의 경험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한 도구로써 그 사건을 사용합니다.
이 영화, 볼 만하고 블루레이로 소장할 가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천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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