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호러 No.123] 원조 스크림퀸의 복귀 - 스크림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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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 7 – Scream 7 (2026)
원조 스크림퀸의 복귀
<스크림 7>은 이 프랜차이즈를 세상에 내놓은 장본인 케빈 윌리엄슨이 각본과 연출을 동시에 맡아 돌아온 작품입니다. 1996년 웨스 크레이븐과 함께 슬래셔 장르의 화려한 부활을 일으키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가 이번엔 처음으로 메가폰까지 잡았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장단점이 뚜렷한 속편입니다.
시드니 프레스콧은 작은 마을에서 보안관인 남편 마크, 딸 테이텀과 함께 새 삶을 꾸리며 카페를 운영하며 살아갑니다. 어느 날 죽은 스튜에게서 영상 전화가 오면서 그녀는 다시금 악몽으로 끌려 들어갑니다. 고스트페이스의 연쇄 살인이 이어지면서, 테이텀 주변의 친구들이 하나씩 죽음을 당하게 되죠. 시드니는 게일과 함께 사건을 추적해 나가면서, 고스트페이스와 한판 대결을 벌입니다.

케빈 윌리엄슨이 <스크림 7>으로 돌아온 이유가 씁쓸합니다. 5편과 6편에서 새로운 파이널 걸로 자리를 굳혀가던 주연 배우 멜리사 바레라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게시물을 올렸다는 이유로 전격 해고됐고, 타라 카펜터를 연기한 제나 오르테가도 제작팀의 전면 교체에 반발해 빠지게 되었죠. 결국 제작진은 오리지널로 복귀한다는 카드를 꺼내며, 케빈 윌리엄슨과 <스크림>시리즈의 간판이었던 시드니 역의 니브 캠벨을 섭외합니다. 오리지널 주인공의 복귀는 크게 환영하지만, 문제는 결과물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스크림> 시리즈의 상징적인 오프닝 살해 시퀀스부터 삐걱되기 시작합니다. 1편 클라이맥스의 무대였던 스튜의 집이 세월이 흘러 고스트페이스 살인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에어비앤비 관광 명소로 변해 있습니다. 한 커플이 이 집을 찾았다가 고스트페이스에게 죽음을 당하게 되죠. 스튜의 집을 재소환하며 오프닝의 무대로 활용한 것은 팬들이 기뻐할 만한 영리한 전략입니다. 실제 살인 현장이 관광 상품으로 둔갑하는 기이한 현실을 슬쩍 비트는 것도 재미있어요. 하지만 살인 장면은 허무할 정도로 밋밋합니다. 역대 <스크림> 시리즈에서 가장 시시합니다.
무엇보다 고스트페이스의 정체와 살해 동기가 맥이 풀립니다. 예상치 못한 살인마의 정체만 본다면 분명 성공적입니다. 하지만 가면이 벗겨졌을 때의 느낌은 ‘엥 이게 뭐야?...’ 이런 맥 빠지는 기분이에요.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뜬금없고 설득력 없는 빌런인 셈이죠. 1편의 빌리 루미스가 제 나름의 분노와 상처를 품고 납득할 수 있는 결말을 이끌어냈다면, <스크림 7>의 범인은 존재 이유조차 납득하기 어렵고, 코믹 패러디 <무서운 영화>에서도 거부할법한 바보 같은 설정입니다. 시대 변화에 따른 딥페이크와 AI의 시도 역시 영화가 추구해온 공포와는 멀찍이 떨어진 느낌입니다.

이번 영화의 가장 좋은 점은 니브 켐벨의 복귀입니다. 이상할 정도로 허술한 각본 속에서도 시드니의 존재감은 여전합니다. 역시 <스크림>의 간판은 시드니인 것이죠. 게다가 1편의 살인마였던 스튜와 듀이의 극중 딥페이크 출연은 무척 반갑죠. 또한 고스트페이스의 잔혹한 살해 장면은 굉장히 거칠고 폭력적입니다. 대표적으로 연극 무대에서의 매달린 채 배가 갈리며 내장 쏟아내기, 생맥주 탭을 목에 꽂아 넣어 맥주가 입으로 분출되는 장면은 미소를 짓게 만들어요. 또한 시드니와 테이텀 모녀가 함께 빌런에게 총을 난사하며 얼굴을 피떡으로 만드는 장면도 화끈합니다.
<스크림 7>은 전작 두 편이 쌓아온 메타적인 장치들을 걷어내고 90년대 슬래셔 스타일로 되돌아간 영화입니다. 허술한 각본과 매력 없는 빌런은 치명적인 약점이고, 숭숭 뚫린 구성은 끝까지 마음에 걸리지만, 시리즈 역대 가장 잔인한 고스트페이스의 활약과 화끈한 살해 장면들은 슬래셔 팬이라면 즐거운 볼거리입니다. 한때 장르를 뒤흔들었던 프랜차이즈가 이제 스스로의 노스탤지어를 소비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 지점에서 관객의 호불호는 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오랜 팬으로서 이 방향성은 반가웠고, 니브 캠벨이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겐 충분히 의미 있는 속편이었습니다.
덧붙임...
1. <스크림> 시리즈의 오리지널 각본가인 케빈 윌리엄슨이 이번 작품에서 <스크림> 시리즈 처음으로 연출을 맡았습니다. 1996년 1편과 1997년 2편, 그리고 2011년 4편의 각본을 썼지만, 감독은 처음이었죠. 윌리엄슨 본인도 뒤늦게 감독 제안을 받았고, 7편을 위해 급히 투입된 것이라고 인정했죠. 그는 1999년에 <팅글 부인 가르치기>로 감독 데뷔를 한 이력이 있습니다.

2. 니브 캠벨이 6편에 불참했던 가장 큰 이유는 출연료 협상 결렬이었습니다. 제작사 측이 제시한 금액이 프랜차이즈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비중에 걸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출연을 거절했던 것이죠. 그러나 7편에서는 협상이 성사되어 많은 액수를 (700만 달러란 얘기가 있습니다)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편 공백 이후 3년 만에 시드니 프레스콧으로 주인공 자리를 되찾은 것이죠.
3. 이 영화가 전면적인 제작 재정비를 거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멜리사 바레라의 해고였습니다. 2023년 11월, 바레라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한 팔레스타인 지지 게시물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자, 제작사 스파이글래스 미디어 그룹은 반유대주의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며 그를 전격 해고했습니다. 바레라는 해당 게시물이 반유대주의와 무관하다고 즉각 반박했습니다. 이 결정은 영화계 안팎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웬즈데이>의 스케쥴 문제와 바레라의 해고가 결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제나 오르테가도 이탈합니다. 5, 6편에서 구축해온 새로운 파이널 걸 라인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죠.

4. 당초 7편 감독으로 결정된 크리스토퍼 랜던은 바레라 해고 직후 프로젝트를 떠났습니다. 랜던은 자신이 계약했던 영화는 바레라 주연의 작품이었고, 그 영화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이상 남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었죠. 그런데 문제는 랜던이 회사의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음에도 온라인에서 바레라 팬들로부터 극심한 협박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5. <스크림 7>은 시리즈 최초로 IMAX 포맷으로 개봉한 작품이 됐습니다. 2026년 2월 27일 미국 개봉과 동시에 IMAX 상영관에도 공개됐었죠. 30년 역사를 가진 이 프랜차이즈에서 IMAX 상영은 처음 있는 일이었고, 파라마운트의 대형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기도 했습니다. 개봉 전부터 사전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죠. 비록 평단의 반응은 냉랭했지만 흥행 성적만큼은 30년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 흥행작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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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2등
미친... 웃으면서 봤는데
3등
둘다 빠져버려서 ㅎㅎ
살인 장면 인스타에서 올라 온 거 보니 상당히 잔인 하던데 특히 배 가르는 장면 ㅎㄷㄷ
우째 이런 일이.
잔인 수위는 꽤 높은가 보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