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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ofessionals (1966) 리 마빈과 버트 랭카스터 주연의 서부극. 수작.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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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영화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배우 한 명이 서부영화를 망친 원흉으로 한 영화를 비난했다.

제목까지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4명이 쳐들어가서 군대 하나를 작살낸다는 황당무계한 영화가 있었어요. 말이 됩니까? 이런 황당무계한 

영화가 서부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존중을 작살냈어요." 했다.

그 영화가 바로 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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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황당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는 아주 치밀하고 감정적이다.

차가운 프로페셔널들이 가서 다이나마이트로 군대 하나를 작살내는 내용인데, 

어떻게 감정적이 될 수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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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리 마빈과 버트 랭카스터는 전직 멕시코 혁명에 가담한 혁명가들이다.

피가 엄청 뜨거운 사람들이다.

하지만 계속 변질되어가는 혁명에 회의를 느끼고 이상주의를 버렸다.

그런데, 이상주의에 살던 사람들이 이상주의를 버리니까,

이 세계에 남는 것이 없다.

일단 이상주의가 사라지니까, 자기라고 하는 것이 보잘 것 없어진다.

리 마빈은 소시민인 척, 무기 교관으로 조용히 살아간다.

버트 랭카스터는 자포자기 폐인이 되어

불륜이나 저지르고 다니고 범죄자 술주정뱅이가 된다.

그들의 리더이자 존경받던 헤수스는 군벌이 되어 어느 황무지를 다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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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마빈이나 버트 랭카스터나 피가 이미 차가와졌을까? 그럴 리 있겠는가? 

그랬다면 굳이 저렇게 살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를 보지도 않는다. 서로 얼굴을 보는 것은 아마 자기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것같아 두려웠으리라.

 

어느날 리 마빈과 버트 랭카스터는 어느 재벌의 연락을 받는다.

자기가 사랑하는 아내를

헤수스가 납치해다가 멕시코 국경 저쪽으로 데려갔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아내를 구출해달라고 한다.

어마어마한 보수도 준다.

리 마빈과 버트 랭카스터는 놀란다. '헤수스가 그럴 사람이 아닌데......'

자기들은 이미 버린 혁명의 이상을 아직도 쫓는 사람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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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멕시코국경을 넘어서 헤수스를 찾아 험난한 여정에 오른다.

 

엄청 뜨거운 영화다.

혁명의 이상을 잃고 자포자기 막 살던 버트 랭카스터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사람이다.

혁명에 앞장서서 싸우며 쓰던 다이나마이트를

돈때문에 혁명 동료들에게 써야한다.

하지만, 맡은 일은 철저하게 해치우는 것이 프로페셔널이다.

그에게서 이상을 제거해 버리니, 

그에게 남은 것은 철저한 프로페셔널뿐이다.

그는 전직 혁명동료들을 하나하나 해치우지만,

그 과정에서 무언가가 그의 속에서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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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영화는 오락영화다.

이 진지한 주제를 발전시키지는 않는다.

리 마빈이나 버트 랭카스터가 "그래, 이제 앞으로는 정의를 위해 살아야겠어"하고 다짐하는 식으로 

얼렁뚱땅 끝낸다.

그리고, 영화 대부분의 에너지를

총 쏘고 다이나마이트 터뜨리는 것에 집중한다. 

 

엄청 아쉽다.

이 영화에서 버트 랭카스터의 연기는,

정말 훌륭하기 때문이다. 

실없이 개그치는 코메디안+인간 폐인+차가운 프로페셔널+상처 받은 혁명가+피가 뜨거운 이상주의자 등

다양한 면모를 섬세하게 보여주는 힘찬 연기다.

 

버트 랭카스터가 워낙 대배우니만큼, 

클라이맥스 십여분 정도 그에게 혼자 독무대를 준다. 모든 것을 발산하라고 말이다.

이 장면이 이 영화의 단계를 한 단계 더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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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본 영화들 가운데에서도

단연 기억에 남는 감동적인 장면이 여기 나온다.

 

버트 랭카스터는 멕시코 산적 일원인 마리 고메스와 마주한다.

둘은 잘 아는 사이 같다.

멕시코 산적들을 한 몸으로 먹여살린다는(?) 말을 듣는 마리 고메스에게

버트 랭카스터는 웃으면서,

"그래, 그동안 몇명과 섹스했냐?"

마리 고메스도 웃으면서 "하자는 사람하고는 다!" 대답한다.

"하자는데 거절한 사람도 있었나?"

"네버!" 

둘은 서로 하하 웃으면서 피 터지게 싸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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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 랭카스터는 마리 고메스를 쏘아 죽인다.

땅에 엎드려 죽어가는 마리 고메스 곁에 가서 버트 랭카스터는 "베이비"하고 말을 건다.

그리고, 드러나는 것은,

둘이 혁명군에서 서로 연인 사이였다는 것이다.

둘 다 이 장면에서 연기를 엄청나게 잘 해서 울컥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마리 고메스가 "우리는 정말 아름다운 시간을 함께 보냈었지"하고 조그맣게 말하자,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이었어"하고 버트 랭카스터도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 인생 최고의 순간에서 어떻게 왜 떨어져나왔는지,

거기에서 떨어져나와 어떻게 살아가야했는지,

모두 절절히 말해주는 명연기다.

대배우

명감독이 모여야 나올 수 있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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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 랭카스터가 고개를 잠시 돌리자,

마리 고메스는 주저 않고 총을 그에게 들어 방아쇠를 당긴다.

총알이 떨어져서,

총은 발사되지 않고 딸깍하는 소리만 난다.

버트 랭카스터는 우연의 힘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젼혀 화내지 않는다. 둘 다 서로를 이해하니까.

그냥 둘이 잔잔히 웃는다. 

버트 랭카스터가 이상주의를 되찾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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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처음부터 예견된 것이다.

모든것을 포기하고 자포자기 폐인처럼 살던 버트 랭카스터가

갑자기 돈이 욕심나서 멕시코로 돌아갔겠는가?

 

그런데, 이렇게까지 훌륭하게 보여준 다음에

갑자기 "이제부터 정의롭게 살겠다"하는 식으로 얼렁뚱땅 봉합해버리니 

실망이다. 

캐릭터와 명연기가 아깝다.

 

버트 랭카스터와 그의 캐릭터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시시하게 무너져 버렸을 것이다. 

오락영화이면서도

버트 랭카스터 캐릭터 때문에 이 영화에는 뜨겁고 울컥하는 것이 생긴다.

 

이 영화에 네 명의 주연 프로페셔널들이 나오고

그 각각이 스타들이지만, 

버트 랭카스터 단독주연이나 마찬가지다.

(이 외에도 각 스타들에게 스토리를 주었는데, 

나머지는 과녁을 잘 맞추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오락영화로서 일급의 재미를 주기 때문에 나름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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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낭만 넘치는 이야기네요.
나중에 꼭 봐야겠습니다.
19:45
26.03.07.
BillEvans 작성자
golgo
오락영화로 보아도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23:19
26.03.07.
BillEvans 작성자
이상건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영화는 함께 즐기는 것이 즐거움이 배가 되겠죠.
23:19
26.03.07.
profile image 3등
버트 랭카스터의 영화는 1954년작 아파치를 좋아합니다. 버트 랭카스터가 피부색만 어둡게 분장하고 인디언 아파치 전사로, 그의 인디언 아내도 백인 여배우라 지금이라면 비난받았겠지만 놀랍게도 그 당시 드물던 수정주의 서부극이었지요. 버트 랭카스터는 여기서도 실패한 투사였네요. 마지막까지 저항하다가 새 생명이 태어난 울음소리를 듣고 스스로 싸움을 포기한거지만. 주인공이 죽음이 아니라 다음 세대가 사는 길을 택했지요.
22:29
26.03.07.
BillEvans 작성자
Karincat
그 영화도 아주 유명한 영화죠. 예전에는 방영도 자주 되었던 영화였는데요.
버트 랭카스터 주연 수정주의서부극에는 언포기븐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무려 오드리 헵번과 함께 주연한 영화죠. 여기에서는 오드리 헵번이 인디언 여인으로 나옵니다.
23:32
26.03.07.
BillEvans 작성자
마이네임
철저한 오락영화이기때문에 시간 들인 만큼 이상의 재미는 줄 것 같습니다.
16:39
2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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