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28년 후: 뼈의 사원]을 완성한 한 곡
카란

“그 장면은 원래 더 길었다”
영화 <28년 후: 뼈의 사원>의 후반부에는 관객들 사이에서 특히 열렬히 회자되는 장면이 있다. 랄프 파인즈가 연기한 닥터 켈슨이 ‘뼈의 사원’에서 아이언 메이든의 「The Number of the Beast」에 맞춰 벌이는 퍼포먼스다. 공포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클래식 헤비메탈이 울려 퍼지는 이 장면은 예상 밖의 선택이면서도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단번에 각인시킨다.
이 장면은 원래 지금보다 훨씬 길게 구상됐다. 랄프 파인즈는 개봉 전 인터뷰에서 “처음 대본에서는 곡 전체를 다 쓰는 설정이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안무를 맞추고 곡을 외울 정도로 준비했지만, 최종 편집 과정에서 분량이 줄었다. “지금도 원곡을 쓰긴 했지만, 그대로 다 쓰기에는 너무 길었다”고 설명했다.
‘사탄 연출’에 가장 어울리는 노래
이 장면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이야기 설정 때문이다. 극 중에서 닥터 켈슨은 자신을 ‘닉 어르신’, 즉 사탄으로 믿게 만들 필요가 있는 상황에 놓인다. 지미 크리스탈 경을 ‘선택받은 아들’로 떠받드는 집단 앞에서 정체를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연극을 벌이는 셈이다. 이때 선택된 곡이 바로 아이언 메이든의 「The Number of the Beast」였다.
연출을 맡은 니아 다코스타는 이 선택이 각본 단계에서부터 정해져 있었다고 밝혔다. “알렉스 가랜드가 대본에 이 노래를 직접 써 넣었다”며, “사탄을 다루는 이야기에서 이보다 더 맞는 곡은 없었다”고 말했다. 노래의 도입부부터 가사, 분위기까지 모두 장면의 성격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광기와 온기의 대비
다코스타 감독이 특히 신경 쓴 부분은 대비였다. 사탄 숭배 집단인 ‘지미들’의 세계는 혼란스럽고 폭력적으로 그려지지만, 닥터 켈슨의 공간은 불빛과 온기가 살아 있는 장소다. 같은 노래가 흐르지만, 그 안에서 두 세계의 감정은 전혀 다르게 충돌한다. 감독은 이 장면을 “광기와 낭만이 동시에 존재하는 순간”으로 완성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촬영은 사흘에 걸쳐 진행됐고, 초반 편집본을 확인한 순간 이미 이 장면의 힘을 확신했다고 한다. 관객이 웃거나 박수를 치게 될지는 예측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강한 반응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분명했다는 것이다.
아이언 메이든이 허락한 이유
아이언 메이든은 영화나 드라마에 음악 사용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밴드로 잘 알려져 있다. 그만큼 이번 선택은 이례적이다. 밴드 측은 “우리가 우스꽝스럽게 소비되지 않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밝혔다. 과거 경험 때문에 더욱 까다로워졌지만, <28년 후: 뼈의 사원>의 경우에는 대본과 연출, 결과까지 모두 신뢰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아이맥스 상영회 이후, 밴드 측은 관객이 해당 장면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놀라운 장면이긴 하지만, 밴드가 희화화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컸다고 전했다.
곡 전체를 쓰지 않고도 아이언 메이든의 상징성과 장면의 의미는 충분히 전달됐다. <28년 후: 뼈의 사원>은 이 선택을 통해 단순한 공포 연출을 넘어, 음악이 서사와 감정을 끌어올리는 순간을 만들어냈다.
길지 않아서 더 오래 남는 장면. 그리고 헤비메탈 한 곡이 영화의 기억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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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3등
듀란 듀란의 오디네리 노래
도 좋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