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히스클리프 캐스팅은 왜 논란이 됐나
카란

— 제이콥 엘로디를 둘러싼 질문과 원작이 가진 ‘모호함’
폭풍의 언덕의 새로운 영화화는 개봉 전부터 거센 반응을 불러왔다. 에메랄드 페넬 감독이 연출하고 마고 로비와 제이콥 엘로디가 주연을 맡은 이번 작품은, 특히 히스클리프 역의 캐스팅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왜 하필 히스클리프였나
논란의 핵심은 캐릭터 그 자체에 있다. 히스클리프는 원작 소설에서 처음부터 ‘외부에서 온 아이’로 등장하며, 인종과 계급 모두에서 영국 사회의 중심부에 속하지 않는 존재로 그려진다. 소설 속 인물들은 그를 반복적으로 경멸과 비하의 언어로 묘사하고, 그의 출신과 정체성은 끝내 명확히 규정되지 않는다.
이러한 모호함은 우연이 아니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빅토리아 시대 문학을 연구해온 학자들은 히스클리프가 특정 인종이나 계층을 상징한다기보다, 당시 영국 사회가 배제하고 폭력을 가했던 ‘타자성’ 자체를 응축한 인물이라고 설명한다.
“모호함 자체가 의미다”
문학 연구자 클레어 오캘러핸은 히스클리프의 정체성이 끝내 규정되지 않는 점을 이 작품의 핵심으로 본다. 히스클리프가 누구인지 단정되지 않기에 식민주의와 계급 차별, 인종적 배제가 만들어낸 폭력의 구조가 더 넓은 범위로 읽힌다는 것이다.
그는 작가 에밀리 브론테가 이러한 설정을 의도적으로 선택했으며, 단순한 무지나 시대적 한계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브론테 자매는 어린 시절부터 식민주의를 다룬 이야기를 써왔고, 노예제와 제국주의가 영국 사회의 중요한 정치적 쟁점이던 시대를 살았다. 히스클리프는 이 모든 맥락이 교차하는 지점에 놓인 인물이다.
왜 지금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가
과거 영화화에서도 히스클리프를 백인 배우가 연기한 사례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캐스팅이 더 큰 반발을 불러온 이유는, 이러한 선택이 오랜 시간 반복돼 왔다는 인식 때문이다.
미디어 연구자들은 이를 단일 작품의 문제가 아니라, 유색인 배우들이 서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에서 배제돼 온 누적된 구조의 문제로 본다.
기회가 주어질 수 있었던 자리에서 또다시 같은 선택이 이뤄졌다는 점이 오늘날 관객들에게는 ‘놓쳐버린 가능성’으로 읽힌다는 것이다.
에메랄드 페넬의 입장과 남은 질문
에메랄드 페넬 감독은 이번 영화를 ‘원작의 해석’으로 규정하며, 개인적인 독서 경험에서 출발한 작품임을 강조했다. 그녀는 제목에 따옴표를 붙여, 이것이 원작 그대로의 재현이 아니라 자신만의 해석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문학계에서는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청소년기에 읽은 인상이 출발점이 될 수는 있지만, 성인이 되어 고전 작품을 다시 다룬다면 그 안에 담긴 역사적·사회적 맥락 전체를 함께 바라봐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논쟁이 남긴 또 다른 결과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논쟁이 원작에 대한 관심을 오히려 끌어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영국에서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 판매량은 크게 증가했고, 많은 독자들이 영화 예고편을 본 뒤 원작을 다시 읽으며 기대와 실제 텍스트 사이의 간극을 체감하고 있다.
문학 연구자들은 어떤 각색도 원작을 완전히 담아낼 수는 없다고 말한다. 다만 논쟁을 계기로 독자들이 다시 책으로 돌아간다면, 그것 역시 고전이 살아 있는 방식 중 하나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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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2등 원래는 유색인종인가요.
3등
















출판사들 신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