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은 미국을 ‘정복’했을까?
카란

북미 흥행 수치가 보여주는 또 다른 얼굴
최근 북미 극장가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흥행 성과가 연이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북미 개봉 첫 주말에 7,060만 달러를 기록하며 애니메이션 영화 사상 최고 오프닝 성적을 세웠다. 이는 1999년 북미에서 개봉한 <극장판 포켓몬스터: 뮤츠의 역습> 이후 26년 만의 기록 경신이다. 이어 10월에는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 북미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하며, 코스프레 차림의 젊은 관객들이 극장에 몰린 장면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
이런 흐름을 두고 ‘일본 애니메이션의 미국 정복’이라는 말이 쉽게 나온다. 다만 이 성과를 일본 콘텐츠의 전면적 승리로 단정하기에는 그 이면에 작용한 환경 변화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애니메이션의 힘인가, 극장의 변화인가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북미 영화관 환경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2019년 약 114억 달러에 달했던 북미 극장 흥행 수익은 2025년 약 89억 달러로 줄었고, 티켓 판매량 역시 12억 4천만 장에서 7억 8천만 장 수준으로 감소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약 40%의 관객이 극장을 떠난 상태다.
가장 큰 원인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산이다. 극장 개봉과 동시에 혹은 한 달 남짓 기다리면 집에서 볼 수 있는 환경에서 관객이 극장으로 향하는 기준은 크게 바뀌었다. 이제 극장은 일상적인 관람 공간이 아니라, “꼭 개봉 첫 주에 큰 스크린으로 봐야 하는 작품”만이 살아남는 장소가 됐다.
애니메이션이 ‘이벤트’가 된 이유
이 변화 속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은 새로운 극장 환경과 잘 맞아떨어졌다.
<귀멸의 칼날>이나 <체인소 맨>의 팬들은 개봉 전부터 SNS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코스프레를 준비하고, 첫날 상영을 하나의 축제처럼 기다린다. 이들에게 극장 관람은 영화 감상이 아니라, 같은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간을 공유하는 경험이다.
실제로 북미에서 Z세대의 극장 관객 수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는 데이터가 있으며, 이 흐름의 상당 부분을 애니메이션 팬덤이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든 작품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구조가 모든 일본 애니메이션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언급된다. 일본에서는 157억 엔을 넘기며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번졌지만, 북미 흥행 수익은 약 105만 달러에 그쳤다.
이 차이를 만든 결정적 요인은 팬덤의 존재 여부다. 작품의 완성도와 별개로, “개봉 첫날 극장에 가야 할 이유”를 공유하는 집단이 없으면 흥행은 성립하지 않는다. 즉, <귀멸의 칼날>의 성공은 일본 콘텐츠 전반의 보편적 수용이라기보다, 특정 작품이 가진 북미 팬덤과 극장 환경 변화가 맞물린 결과에 가깝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1990년대 LA에서 소수의 마니아가 조심스럽게 즐기던 문화였다. 그 애니메이션이 이제는 평범한 젊은 관객들이 코스프레를 하고 극장에 모여 흥분을 나누는 중심 문화가 됐다. 구조적 호재의 유무와는 별개로, 그 풍경이 주는 울림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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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2등 지극히 예외적인 사건이라고 봅니다. 특히나 무한성은 아마 미국내에 일본 애니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다 가서 본거 같은데 이런 일이 쉽게 일어나지 않죠. 그리고 한동안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들이 자폭해준 영향도 있다고 봅니다.
무한성은 북미에서 형성된 팬덤 규모가 워낙 컸던 작품이라 가능했던 성과라는 점에서 정말 예외적인 케이스에 가까운 것 같아용
3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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