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제레미 잔스 리뷰
볼드모트
시청자의 91%가 남성인 제 채널 특성상, 이번 리뷰는 여러분께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 ‘남초판’에 문학 한 접시 가져오거나, 적어도 이번 발렌타인데이에 여자친구한테 영화 선택권을 줬을 때 여러분이 어디로 끌려가게 될지는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자, 가봅시다.
자, [폭풍의 언덕]은 에머럴드 피넬이 감독했습니다. 동명의 문학 작품인 소설을 원작으로 하죠. 배경은 1700년대인 것 같고요, 마고 로비가 캐서린을 연기합니다. 제이콥 엘로디는 히스클리프라는 남자를 연기하죠. 솔직히 말해서, 저는 자꾸 고양이 만화 캐릭터 히스클리프가 생각나는 걸 멈출 수가 없더라고요.
어쨌든, 둘은 어릴 때 만납니다. 그녀의 아버지가 "내가 얘를 거두마, 우리랑 같이 살 거다"라고 하죠. 히스클리프는 어릴 때부터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도 그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죠. 그러다 다 컸을 때 그가 떠납니다. 그녀는 다른 남자와 결혼하고요. 그는 '몬테크리스토 백작' 스타일의 부자가 되어 돌아옵니다. 영화는 어떻게 부자가 됐는지 딱히 설명 안 하지만, 아무튼 이제 부자예요. 그리고 이제 그녀는 남편 몰래 진짜 사랑하는 이 남자와 바람을 피울 기회를 잡죠.
영화에서 괜찮은 점이 뭐냐고요? 영화는 끝내주게 예쁩니다. 그건 인정할게요. 의상은 화려하고, 세트장은 거대합니다. 아주 몰입감이 있죠. 최근에 본 [드라큘라] 영화는 의상은 거창한데 세트는 "음, 저건 그린 스크린이네" 싶었거든요. 이 영화는 당신이 진짜 그곳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려고 제대로 시도합니다.
마고 로비와 제이콥 엘로디의 케미스트리가 있냐고요? 음, 네. 제 말은, 영화에서 둘은 잘 어울려요. 뭐, 캐릭터들이 쓰레기 같긴 하지만 케미는 확실합니다. 둘의 케미가 얼마나 좋은지 확인하려고 티켓값을 낼 필요도 없어요. 그냥 홍보 투어에서 그녀가 제이콥 엘로디에 대해 말하는 걸 들어보세요. 그러고 나서 마고 로비 남편의 표정이 어떨지만 상상해 보시라고요.
문제는, 둘은 성적인 케미가 넘치는데 이 영화가 아주 '갈증'에 찌들어 있다는 겁니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제임스 본드가 엔진오일 한 통을 어떤 놈한테 던져주면서 "사막으로 걸어가"라고 했던 거 기억하시나요? 그 놈은 너무 목이 말라서 엔진오일을 마셔버리죠. 사막에서 엔진오일을 마신 그 놈조차 씨발 이 영화만큼 갈증을 느끼진 않았을 겁니다.
이게 꼭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이 영화가 뭘 노리는지 알거든요. 이 영화는 여성 심리를 정확히 겨냥해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명중합니다. 입에 손가락을 넣고 키스하고, 목을 조르며 키스하고, 얼굴을 핥으며 키스하죠. 그가 그녀의 코르셋을 잡고 눈높이까지 들어 올렸을 때, 저는 관객석의 반응을 느꼈습니다. 관객의 97%가 여성이었거든요. 나머지 3%는 "영화 리뷰하러 왔습니다" 하는 표정으로 앉아있는 비평가들이었고요. 꽉 찬 상영관이었는데, 그가 마고 로비를 눈높이까지 들어 올리자 그냥... 그 느낌이 오더라고요.
11번 상영관에 제습기 좀 놓아주시겠어요? 탄식과 신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여성 관객들에게는 사회적으로 허용된 포르노 사이트 같은 거예요.
물론 제가 좋아했던 긴장감 넘치는 순간들도 있었고, 편집에서 꽤 영리하다고 생각한 유머러스한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영화가 시작될 때 방식이 좀 웃기긴 한데, 동시에 진지해요. 설명하기 어렵네요. 하지만 시작했을 때 저는 "이거 진짜 어둡네, 나한테 맞는 뭔가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했죠. 제 말은, 어둡긴 한데 건질 건 별로 없다는 거예요. 아까 말했듯이 캐릭터들이 쓰레기 같거든요. 이 영화엔 쓰레기 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고통이 사방에 널려 있죠. 다시 말하지만, 소설에서도 이 점을 강조할 거라고 짐작합니다.
그런데 제가 파악하기로는, 이 영화는 소설을 전혀 따르지 않아요. 시사회가 끝나고 나올 때 홍보 담당자들이 우리한테 한두 문장 평을 따가거든요. 한 비평가가 그러더군요. "원작 소설을 아예 각색하지 않기로 한 건 정말 흥미로운 선택이었네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 사람한테 책 읽어봤냐고 물었더니 "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 중 하나예요"라고 하더라고요. 제 생각에 이 영화는 그냥 책이랑 딴판인 것 같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저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동정심이 눈곱만큼도 안 생기네. 자업자득이다. 니들이 만든 침대니 니들이 누워라. 이건 쓰레기같이 행동해서 오는 비극일 뿐이다."라고요.
구글 검색만 조금 해봐도 알 수 있는데, 전 책 안 읽었습니다, 마고 로비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설정상 18세나 19세 정도여야 한다고 하더군요. 이래서 나이에 맞는 캐스팅이 중요한 겁니다. 그녀는 가스라이팅의 달인이고, 감정적으로 사람을 조종합니다. 감정적으로 밀당하는 그 쓰레기 같은 짓을 하죠. "그녀의 아버지가 끔찍했으니 그게 그녀가 배운 것이고, 그래서 지금의 그녀가 있는 거다"라는 게 슬픈 부분이라는 논리 말입니다. 음, 그녀 아버지의 아버지도 쓰레기였을 거고 그래서 그녀의 아버지가 끔찍해진 거겠죠. 쓰레기 같은 짓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이유가 되는 맥락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맥락'과 '변명'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우리가 그냥 받아들여야만 하는 '변명'의 영역으로 넘어갔다고 느껴요. 주인공들이니까 우리가 응원해 줘야 하고 불쌍히 여겨야 한다는 식이죠. 이제 그런 건 안 통합니다. 18살짜리 애들이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배운 것 때문에 유해한 관계에 빠진 거라면, 행동이 정당화되진 않아도 세대 간 트라우마의 비극을 더 잘 볼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모든 미묘한 뉘앙스를 다 지워버렸어요. 우리는 그저 이 표면적인 결과물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건 자기들이 하는 짓을 감당하기엔 너무 늙어버린 사람들이 벌이는 하이틴 소설 수준의 감정 게임일 뿐이에요.
영화의 주인공들은 악당이고, 저는 그들이 전혀 불쌍하지 않습니다. 공감도 안 되고 좋아하지도 않아요. 하지만 그럴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죠. 제 생각에 그게 이 영화의 진짜 비극입니다.
결론적으로, 제작 면에서 가치는 있지만 저와는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공감도 안 됐고, 울지도 않았고, 심지어 그들이 불쌍하지도 않았습니다. 그건 문제죠. 발렌타인데이에 여기 끌려가는 분들, 평안하시길 빕니다. 저한테 이 엉망진창인 영화는 너무 자아도취적이라, 1분 뒤면 기억도 안 날 것 같네요. 네, 벌써 잊었습니다.
추천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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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점잖은 남편이 불쌍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