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상사 길들이기-이 정글에선 선한 자가 아니라 독한 자가 살아남는다
샘 레이미의 팬으로서 극장가에 샘 레이미의 오리지널 영화가 개봉했으니 안 볼 수가 없죠. 어제 밤 늦게 보고 왔습니다. 역시는 역시더라고요. 지금까지 샘 레이미의 영화를 다 보진 않았지만 실망한 영화는 스파이더맨 3 말곤 없었고, 그조차도 뭔가 이유모를 애정이 가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감독이 프랜차이즈에 강한 감독이긴 하지만, 간간이 드래그 미 투 헬 같이 가볍게 만든 듯한 오리지널 영화들이 진국인 경우가 많거든요. 이번 작품도 그러했습니다.
사실 설정은 흔하디 흔한 표류물입니다. 이미 <캐스트 어웨이>나 한국 관객들에겐 <김씨 표류기> 같이 아이코닉한 영화들이 있기에 그리 흥미로운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이 영화를 본 유일한 이유도 사실 샘 레이미였죠. 영화는 중반까지는 예고편의 흐름과 얼추 비슷하게 갑니다. 그래서인지 놀라움이나 독특함은 못 느꼈는데요. 그래도 샘 레이미식 쫄깃 연출이 그 진부함을 살립니다. 특히 사무실에서 참치마요 냄새를 맡는 장면이나 비행기 추락 씬 같은 건 역시 샘 레이미가 만만해보여도 엄청난 내공의 연출자라는 걸 알았는데요. 영화는 중반 이후부터 슬슬 그 똘끼를 발산합니다. 그 흐름의 변경이 솔직히 완전히 매끄럽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저는 오히려 린다의 뒤틀림을 초장에 좀 더 보여줬더라면 그 중반 분위기의 반전이 더 납득가능했겠습니다. 왜냐하면 그 분기점이 되는 사건 직전까지 둘이 너무 애틋했거든요. 아무리 브래들리가 다른 마음을 품었다 해도 영화는 암시라도 했어야 합니다.
그렇게 심술이 좀 나던 차에 샘 레이미는 그때까지 그의 영화를 좋아했던 싫어했던 상관 없이 지옥의 청룡열차를 탑승시킵니다. 사실 이런 영화들의 클리셰로 두 주인공의 결말이 예상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런 관객들의 얕은 기대를 비웃는듯이 둘의 대결구도를 끝까지 갑니다. 특히 마지막 스포일러 시퀀스는 이 영화의 감독이 누구인지를 인지시켜줍니다. 정말이지 끝까지 무자비한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너무 좋은 영화였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샘 레이미 감독의 영화들은 왠지 초반에는 흥미가 돋지 않다가 점점 볼수록 빠져드는 마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니 엘프먼의 그 코러스 섞인 ost도 너무 좋았고, 두 배우의 연기도 매우 좋았습니다. 사실 레이첼 맥애덤스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영화에서 가장 예쁘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래서 초중반까지 그녀를 추녀 컨셉으로 그리는 감독의 연출에 코웃음 쳤습니다. 너네는 이게 추녀냐? 특히 그녀가 폭포 같은 걸 발견하고 광기의 춤을 출 때 웅덩이를 바라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웅덩이의 시점숏으로 그녀의 얼굴이 비춰집니다. 그게 소위 굴욕샷의 구도인데, 진짜 찐으로 예뻐서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중반의 분위기가 바뀌는 시점에서 "아니, 나같으면 섬 안 나감..." 그 생각을 한 수백번은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그녀가 광기로 치닫는 장면들이 나오자 그의 마음이 납득이 되더라고욬ㅋㅋㅋ. 그렇게 되니 로맨틱한 장면이라고 생각했던 린다의 사연 씬이 섬뜩하게 다가오는 것 같았습니다.
여담으로 샘 레이미 감독이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들을 숨겨놓았습니다. 스파이더맨, 이블 데드 오마주는 물론이고, 자신의 시그니쳐인 클로즈업, 눈 강조하는 장면 등 감독의 팬에게는 그런 상징들을 찾는 놀이터와도 같았네요. 연상되는 영화는 <슬픔의 삼각형>(진짜 거의 똑같은 느낌의 장면들이 너무 많습니다. 뛰는 장면, 돌 장면, 호텔 장면), <바얌 섬>(야밤에 사연풀이하는 장면), <캐스트 어웨이>, <킬 빌>(엔딩), <끝까지 간다>가 있네요.
추천인 10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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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2등
3등
마지막 격투씬에서 브래들리가 린다눈
후빌때 소리 지를뻔 했습니다.
물론 극장에 저 혼자 뿐이었지만요…
잘봤습니다.
잘봤습니다.


















저도...린다가 확실히 비정상적이란 걸 처음에 좀 더 암시했으면 좋았겠다 싶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