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본 '슬로우 호시스' 시즌5 감상 (스포 X)
MJ

항상 다음 시즌이 더 재밌는 슬로우 호시스, 시즌5를 방금 봤네요.
미국 계정을 한국 계정으로 옮겨 무료시청 했습니다.
시즌4에서 바로 이어지는 설정입니다. '슬라우 하우스'는 쉴 틈이 없어요. 또 테러가 터지니까요. 묻지마 총격. 사람이 11명이나 죽습니다. 이번 시즌엔 죽어서 퇴장하는 요원은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떠나긴 합니다.
생각해보면 슬로우 호시스야 말로 정예부대입니다. 스파이는 눈에 띄지 않아야 하잖아요. 행여나 정체를 알아도 실력이 없다고 소문나면 더 좋잖아요. 적들 경계가 느슨해지겠죠. 존 윅처럼 유명하고 실력도 좋으면 서로 얼마나 부담되겠어요. 다가서기도 힘들고 상대하기도 버겁고. 슬로우 호시스 멤버들은 그런 의미에서 MI5의 최고 비밀병기이자 닌자같은 존재입니다.
시즌5는 마치 '다이 하드' 같았습니다. 1편이 아니라 4편이나 5편이요. 슬로우 호시스도 이제 시즌5나 되었으니까 공평하네요. 다이 하드 같이 농담은 늘었지만 긴장은 덜 합니다. 이제 (리버와) 잭슨 램은 존 맥클레인처럼 웃으면서 테러를 해결할거기 때문이죠.
저번 시즌에선 농담을 들어도 저만 웃었는데 (화려한 넥타이를 보며 리버가 말하죠 '누가 넥타이에 토했냐?') 이번에는 등장인물도 같이 웃더라구요. "우리 MI5에는 LGBT-플러스도 있다니까, 그래서 그 기자가 '제임스 본디지'라고 썼어". 심지어 본디지(bondage)개그는 한번 더 나옵니다.
잭슨 램 원맨쇼입니다. 이번에 리버 카트라이트는 쉬는 시즌인가 봅니다. 성수기가 아닌가 봐요. 대신 로디 호가 성수기입니다.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연기하는 태버너한테도 성수기입니다. 리버는 이번 시즌 행동이 (심형래가 연기했던) 영구같습니다. 바보는 아닌데 너무 바보같아요.
테러 터지는 규모는 웬만한 블록버스터 영화 5편 정도로 터지는데 아무도 신경 안 써요. 런던 사람들도 평온합니다. 잭슨 램은 마치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공무원같이 일처리를 합니다. 하긴 공무원 맞죠. 책상에만 앉으면 발부터 올립니다. 담배부터 뭅니다. 양(Lamb)처럼 느긋해요. 그래도 이건 '드라마'니까 드라마틱해야 될텐데! 그래도 티비 '쇼'니까 어느 정도 '쇼맨쉽'은 있어야 될텐데!
실은 믹 헤론의 '슬로우 호시스' 원작을 샀어요. 와, 읽기 너무 어렵더라구요. (영어라서!) 잭 리처 신나게 읽고 (영어라도) 마이클 코넬리도 꾸역꾸역 읽었는데 (영어라도) 슬로우 호시스 읽기 너무 어려웠습니다. (영국 영어라서!) 21세기 존 르 카레라고 말할 때 눈치 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존 르 카레는 한글도 읽기 힘들었거든요. 이런 원작을 이런 리듬으로 바꿔놓다니 대단합니다. 매번 6편 에피소드로, 속전속결. 그리고 다시 내년에 새로운 시즌.
그래서 저도 지쳤나 봅니다.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돌아가니 아무리 바보들의 행진이라지만 이젠 블럭버스터가 되어버렸어요. 눈 감고도 러닝타임만 보면 줄거리가 예상되는 다이하드 시리즈처럼요. 예술가가 노력해서 자기의 스타일을 만들면 그때부터 사람들이 이렇게 부른다죠. '매너리즘'. 그때는 좋은 말, 지금은 그렇지 않은 말이 된 것처럼. 이제 슬로우 호시스도 너무 일을 잘 하니 이상하게도 정이 덜 가네요.
그래도 시즌6는 또 꾸역꾸역 찾아볼 겁니다.
















찬사 받는 드라마가 시즌 이어가면서 퀄리티 유지하는 게 쉽지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