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감독조합 회장 된 크리스토퍼 놀란 "메이저 스튜디오 하나를 잃는 건 엄청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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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DGA 회장으로서 업계의 위기에 맞서다
“메이저 스튜디오 하나를 잃는 건 엄청난 타격이다” — 오스카 수상 감독의 노조 수장 취임 후 첫 인터뷰
크리스토퍼 놀란은 요즘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대규모로 각색한 영화 [오디세이] 작업에 매달리지 않을 때는, 미국 감독조합(DGA) 신임 회장으로서 할리우드가 직면한 각종 난제들과 씨름하고 있다.
DGA의 2만 명 조합원들은 일자리의 급감, 인공지능의 부상, 그리고 워너브러더스가 넷플릭스 혹은 파라마운트에 흡수될 가능성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는 스트리밍 시장의 추가적인 통합과 극장 산업의 미래에 대한 위협을 예고하는 사안이다.
“이 모든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우리는 매우,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놀란은 지난해 9월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가진 첫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업계 전체에 있어 대단히 불안한 시기입니다. 메이저 스튜디오 하나를 잃는다는 건 엄청난 타격이에요.”
DGA는 올봄 메이저 스튜디오들과의 단체 협상을 앞두고 있다. 현 계약은 6월 30일에 만료되며, 이는 공교롭게도 [오디세이] 개봉 2주 전이다.
DGA 본부 회의실에서 세 명의 기자와 마주 앉은 놀란은, 조합의 핵심 협상 의제인 일자리, AI, 의료 문제에 대해 노련하게 설명했다. 문장 중간중간 “솔직히 말해서”라는 표현을 던지며 갈등 지점을 분명히 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솔직히 말해서 소비자 전체 지출 수준과 실제 제작 규모 사이에 어떤 단절을 만들어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그는 기술 변화가 노동자들의 몫을 줄이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건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영국과 미국 이중국적자로 두 문화에 모두 익숙한 그는, 필요할 때는 외교적인 태도도 잃지 않았다. 지중해 일대에서 [오디세이]를 촬영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해외 제작 영화에 대한 100% 관세’에 대해 노골적인 비판을 하지는 않았다.
“관세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는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아이디어를 꺼내기 시작한 이후로, 미국 내 제작 환경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 스튜디오들 사이에서 훨씬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아주 솔직히 말해서요.”
DGA는 창립 초기부터 유명 인사들이 회장을 맡아왔다. 프랭크 카프라는 회장 재임 중 [미스터 스미스 워싱턴에 가다]를 연출했고, 조지프 L. 맨키위츠 역시 [이브의 모든 것]을 만들며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놀란은 파리스 바클레이, 토머스 슐래미, 레슬리 링카 글래터 등, 현업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TV 연출자 출신 회장들의 계보를 잇는다.
이 모든 일을 어떻게 병행하느냐는 질문에 놀란은 스태프와 이사회, 그리고 전임 회장들의 강력한 지원이 있다고 답했다.
“현장에서 실제로 일하는 조합원들이 조합을 운영하는 데에는 분명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는 덧붙였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해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놀란은 극장 관람 경험의 가장 강력한 옹호자 중 한 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DGA 회장으로서 그가 대표하는 다수의 조합원들은 TV 업계 종사자들이며, ‘피크 TV’ 시대가 끝난 이후 심각한 타격을 받아왔다.
아직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 제안은 업계 전반에 우려를 낳고 있다. 영화감독들은 주요 배급사의 상실을 걱정하고 있으며, TV 업계 종사자들은 HBO 맥스가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흡수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DGA는 이 거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적대적 인수를 추진 중인) 양측과 논의를 진행해왔다.
“그들이 이 모든 것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더 듣고 싶습니다.”
워너브러더스 라이브러리에 자신의 영화 9편이 포함돼 있는 놀란의 말이다.
극장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넷플릭스 공동 CEO 테드 사란도스는 45일 극장 상영 기간 유지를 약속했다(※ DGA는 60일을 요구해왔다). 한편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CEO 데이비드 엘리슨은 “건강하고 전통적인” 상영 기간을 유지하는 동시에, 연간 극장 개봉작을 30편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고무적인 발언들이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이 곧바로 약속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놀란은 상영 기간 문제가 본질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극장 상영 기간은 워너브러더스가 극장 배급사로 운영될 것인지, 아니면 스트리밍 기업의 일부로 흡수될 것인지를 가늠하는 상징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조합원들에게 더 중요한 문제는 TV와 스트리밍 쪽의 구조적 변화입니다.”
DGA는 감독뿐 아니라 조감독, 제작 관리자, 무대 감독 등 스태프들까지 대표한다. 이들은 이미 미국 내 제작 감소로 큰 타격을 입었다.
감소 폭이 너무 커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까지 끌 정도였다. 할리우드에서 해외 제작 영화에 100% 관세를 원한 사람은 없지만, 트럼프의 관심이 다른 나라들처럼 연방 차원의 제작 인센티브로 이어지길 바라는 기대는 있다.
“우리가 바라는 건, 주 정부 리베이트와 결합할 수 있는 25% 수준의 연방 리베이트입니다.”
놀란은 설명했다.
“그래야 뛰어난 인센티브로 미국의 제작을 빨아들이고 있는 다른 나라들과 경쟁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일자리 감소의 주된 원인이 해외 경쟁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변화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며, 그 변화가 종종 DGA 조합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우리의 작업에 쓰는 전체 지출을 보면 매우 안정적입니다.”
그는 말했다.
“그런데도 조합원 고용은 35~40%나 감소했습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투자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소비자는 여전히 우리 작업을 가치 있게 여기고 있는데, 왜 그 투자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걸까요?”
“제작량에는 언제나 오르내림이 있습니다. 그건 현실입니다.”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건, 소비자가 투자하는 수준과 그 결과가 조합원들의 고용 기회로 이어지는 과정 사이의 단절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입니다.”
AI로 인한 추가적인 일자리 상실의 위협 역시 모든 할리우드 노조의 공통 과제다. 디즈니가 최근 오픈AI와 체결한 계약(Sora 이용자들이 디즈니의 상징적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은 그 위협을 분명히 드러냈다.
“라이선싱이라는 원칙을 세운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놀란은 말했다.
“하지만 그 수익이 세 노조의 조합원들에게 어떻게 돌아갈지 — 현재로서는 아무도 모릅니다. 창작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혜택을 받게 되는지가 명확해질 때, 그때서야 길드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DGA에게 AI는 감독의 비전과 작품의 완전성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1980년대, 노조는 흑백영화의 컬러화에 맞서 싸웠다. 이런 ‘창작 권리’의 문제는 DGA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이 도구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 발언권을 가져야 합니다.”
놀란의 말이다.
“AI를 통해 우리의 작업이 어떻게 통제되고, 어떻게 변형될 수 있는지와 관련해 수많은 쟁점이 존재합니다.”
이 논의는 AI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화 관객이기도 한 놀란은 가정 내 관람 환경의 변화를 지적했다. DVD나 스트리밍으로 끊김 없이 영화를 보던 방식에서, 이제는 광고가 포함된 플랫폼에서 시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집에서 처음 상영될 때부터 광고로 중단됩니다.”
그는 말했다.
“솔직히 이런 일은 1970년대 이후 처음이에요. 아주 아이러니하게도, 최첨단 기술을 통해 오히려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는 셈이죠.”
이 모든 사안은 5월, DGA가 영화·TV 제작자 연합(AMPTP)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 논의될 예정이다. 관례를 깨고, 올해는 DGA가 SAG-AFTRA와 미국작가조합(WGA) 뒤에 이어 마지막으로 협상에 나선다. DGA는 세 노조 중 유일하게 3년 전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동일한 조건을 확보했다.
세 노조 모두 건강보험 기금 등 생계와 직결된 문제를 두고 어려운 논의를 앞두고 있다. DGA 회장의 관례에 따라 놀란은 협상 위원회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혁신이 무엇이고 무엇이 바뀔지를 내다보는 동시에, 냉정함을 유지할 책임이 있습니다.”
놀란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혁신이 조합원들에게 더 적게 지급하기 위한 구실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