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사고였을 뿐] 공동 각본가 메흐디 마흐무디안, 이란에서 체포
카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전한 동료의 얼굴
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의 공동 각본가인 메흐디 마흐무디안이 이란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마흐무디안은 이란 최고지도자의 행위를 규탄하는 공개 성명에 참여한 뒤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배급사 네온은 마흐무디안이 테헤란에서 체포됐으며, 이는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비판하는 성명에 서명한 지 며칠 만의 일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성명은 민간 시위대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과 희생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성명에는 <그저 사고였을 뿐>을 연출하고 공동 각본을 맡은 자파르 파나히를 비롯해, 영화 <신성한 나무의 씨앗>의 감독 모하마드 라술로프,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 등도 이름을 올렸다.
“나는 그를 감옥에서 만났다”
체포 소식 이후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공동 각본가를 기리는 성명을 공개했다. 파나히 감독은 “메흐디 마흐무디안을 감옥에서 처음 만났다”고 밝히며, 그를 단순한 동료가 아닌 책임감과 신뢰를 지닌 인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파나히 감독에 따르면 마흐무디안은 수감 중에도 새로 들어온 이들을 돕고, 최소한의 생활을 챙기며 심리적으로 버팀목이 되어주는 존재였다. 종교나 배경을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이 그를 신뢰했고, 조용하지만 단단한 중심 역할을 해왔다고 회상했다.
영화로 이어진 감옥의 시간
두 사람이 함께 수감 생활을 마친 뒤, 파나히 감독은 <그저 사고였을 뿐>의 각본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대사와 현실감 있는 묘사를 위해 마흐무디안에게 협업을 제안했다.
파나히 감독은 “그의 9년에 걸친 수감 경험은 사법 제도와 감옥의 현실을 몸으로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인권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 역시 영화의 사실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토대가 됐다.
파나히 감독은 체포 이틀 전까지도 마흐무디안과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이후 답장이 오지 않자 불안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의 부재는 곧바로 느껴진다”
파나히 감독은 성명 말미에서 마흐무디안을 “양심수이자 인권운동가일 뿐 아니라, 듣는 사람이고 증언하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그의 부재는 감옥 안팎 모두에서 즉각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저 사고였을 뿐>은 2026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과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올랐으며, 프랑스가 국제장편영화 부문에 출품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이란에서 비밀리에 제작됐고, 파나히 감독이 최근 수감 경험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완성됐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과거에도 수감, 가택연금, 출국 금지 등 여러 제약 속에서 영화를 만들어온 인물이다. 지난해에는 ‘체제에 대한 선전 활동’ 혐의로 다시 1년형과 출국 금지 처분을 받았지만, 영화 홍보를 마친 뒤 이란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