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할리우드 제안은 늘었지만, 진짜 마음 움직인 작품은 아직 없어요”
카란

*영국 인터뷰
ㅡ <어쩔수가없다> 출연 제안을 받자마자 바로 마음이 움직였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감독님에게서 이 이야기를 아주 오래전에 들었어요. 한 15년 전쯤이었는데, 그때는 이 작품을 미국 영화로 준비하고 있다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마음을 바꾸셔서 한국 영화로 하기로 결정하시고, 그때 저에게 같이 해보자고 제안하셨어요. 시나리오를 읽기 전부터 그 과정 자체가 굉장히 새롭게 느껴졌고요. 무엇보다 박찬욱 감독님과 함께한다는 건 제게 정말 설레는 일이었죠.
ㅡ 이 영화가 ‘남성성’이나 남성 심리를 어떻게 비추고 있다고 보세요?
이 영화는 어느 나라 관객이 봐도 공감할 만한 보편성이 있어요. 다만 감독님이 이 이야기를 한국 영화로 만들기로 하면서, 말씀하신 ‘남성성’의 결이 더 강해진 건 맞는 것 같아요. 영화 속 남성 인물들은 ‘내가 다 책임져야 한다’는 태도를 당연한 것처럼 품고 있거든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흔적이 그 밑바닥에 남아 있는 거죠. 그게 결국 어리석은 선택으로 이어지고,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어요. 심각한 사회 문제를, 코미디라는 방식으로 다룬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ㅡ 웃긴 장면이 많지만, 동시에 비극으로 봐도 될까요?
어떤 분들은 ‘만수가 한 일에 비해 벌을 덜 받는 거 아니냐’고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이 영화가 굉장히 큰 비극으로 끝난다고 봐요. 겉으로는 가족이 멀쩡해 보일 수 있지만, 속은 다 닳아버린 거죠. 아내와 아들이 만수가 저지른 끔찍한 일을 알고 있어요. 그 순간부터 그 가족은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무너졌다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 두 작품, 전혀 다른 ‘현장 감각’
ㅡ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악역 목소리 연기를 했는데, 이렇게까지 크게 될 줄 알았나요?
소니와 처음 회의를 한 게 4년 전이었어요. 그때는 정말 ‘케이팝으로 뭔가 해보자’ 정도의 주제만 있었고, 이야기도 아주 단순한 방향을 생각하고 있었죠. 회의를 계속 하긴 했는데, 솔직히 속으로는 ‘이게 정말 될까?’라는 의문이 컸어요.
또 한편으로는, 제 아이들이 제 작품을 편하게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잖아요.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참여하게 된 큰 이유였고요. 그런데 몇 년 동안 소통을 이어가고, 더빙까지 끝난 뒤에도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큰 반응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ㅡ <오징어 게임>도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죠. 마지막 시즌에서 ‘프런트맨’의 다른 면이 드러난 점은 어떻게 보셨어요?
황동혁 감독님은 원래도 이야기를 참 잘 만드는 분이지만, 저는 <오징어 게임>에서 정점을 찍으셨다고 생각해요. 시즌1을 끝내고 나서는 ‘더는 못 하겠다’고 하실 정도로 힘들어하셨거든요. 실제로 시즌1 만들면서 이가 7~8개 빠졌다고도 하셨어요.
그런데 작품이 전 세계에서 이렇게 사랑을 받으면서, 감독님이 또 할 이야기를 만들어냈잖아요. 저는 그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고요. 시즌2, 시즌3에서는 프런트맨의 배경도 더 깊게 보여줘서 저도 감사했어요. 결말도 예상 밖이었죠. 완전히 끝난 것처럼 보이면서도,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두는 느낌이 있어서 더 놀라웠습니다.
“할리우드 제안은 늘지만, ‘마음이 움직인’ 작품은 아직”
ㅡ <오징어 게임> 이후로 제안이 많이 달라졌나요? 할리우드에서 계속 연락이 오나요?
새로운 제안은 확실히 늘었어요. 할리우드 쪽에서 오는 경우도 있고요. 다만 아직까지는 ‘정말 마음이 움직였다’고 할 만한 작품을 만나진 못했어요. 제가 주관적으로 재미있고, 또 내가 그 인물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야 참여하거든요. 그런 작품이라면 언제든 열려 있습니다.
ㅡ 마지막으로, <오징어 게임>이 남길 가장 큰 변화는 뭐라고 보세요?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해요.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특히 한국 안에서 인식이 달라졌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최종 목적지는 할리우드’라고 생각했고, 가장 큰 시장에 들어가는 걸 목표로 삼았죠. 그런데 지금은 스트리밍이 있잖아요. 어느 나라든, 잘 만든 이야기라면 세계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거예요. 그 변화가 저는 굉장히 크다고 봅니다.
추천인 17
댓글 33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진짜 잘 어울릴 거 같아용~!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에서 뵙고싶네요
사생활만 아니면 진짜 완벽한 배우인데
앞으로 다양한 작품 저도 기대합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