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의 감독들 라운드테이블에서 나온 진짜 작업 이야기
카란

할리우드 리포터(THR)가 마련한 감독 라운드테이블에 캐서린 비글로우, 제임스 카메론, 라이언 쿠글러, 요르고스 란티모스, 요아킴 트리에, 클로이 자오가 한자리에 모였다. 여섯 사람은 서로의 작업 방식을 궁금해했고, “세트에 놀러 가 보고 싶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올 만큼, 처음부터 분위기는 의외로 편하고 솔직했다.
각자 규모도 스타일도 다르지만, 이들이 공통으로 공유한 건 “현장에서 끝까지 버티며 결국 해낸다”는 감각이었다. 전쟁과 핵 위협을 다뤄 온 시선, 자연과 죽음에 대한 집요함, 가족과 죄책감에서 출발한 장르 영화, ‘음모론’이 현실이 된 시대에 어울리는 블랙코미디, 그리고 배우의 몸과 마음을 ‘지금 이 장면’으로 끌어오는 각자의 방법들까지.
이 라운드테이블은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뒷이야기이자, 감독들이 스스로의 영화를 어떻게 설명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힌트북’에 가깝다.
“영화 안 했으면 뭐 했을까요?”
ㅡ 영화감독이 아니었다면, 지금 뭐 하고 계셨을까요?
제임스 카메론: 사실 저는 ‘탐험과 과학’이랑 ‘영화’ 사이에서 진짜 오래 흔들렸어요. 왔다 갔다 했고요. 실제로 <타이타닉> 이후, <아바타> 전까지 할리우드를 8년 정도 떠나서 심해 탐험을 7번이나 했잖아요.
캐서린 비글로우: 저는 그림을 그렸을 것 같아요.
라이언 쿠글러: 저는 아마 카페 했을 걸요. 에스프레소 꽤 잘 뽑거든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저는 빵집이요. 쿠글러 감독님 카페에 페이스트리 납품할게요.
클로이 자오: 저는 사립 탐정.
요아킴 트리에: 어릴 땐 스케이트를 꽤 잘 탔는데, 이제는 나이가..(웃음)
“내 인생을 ‘이 길’로 확 꺾은 영화”
ㅡ 영화의 길로 들어오게 만든 ‘결정적’ 한 편이 있었나요?
제임스 카메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요. 그냥 ‘와 미쳤다’가 아니라, “대체 어떻게 찍은 거지?”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클로이 자오: 저는 베이징에서 자랐고 어릴 땐 할리우드 영화를 거의 못 봤어요. 그런데 <터미네이터>를 처음 봤을 때..솔직히 말해도 되죠? “와, 미친..” 이런 반응이었어요.
캐서린 비글로우: <와일드 번치>요. <비열한 거리>랑 동시 상영으로 봤는데, 그때 완전히 뒤집혔어요.
요아킴 트리에: 저희 아버지가 70년대 말 노르웨이 스톱모션 영화 <그랑프리>에서 사운드 일을 하셨어요. 제가 촬영장에 갔는데, 어른들이 인형 애니메이션 가지고 진지하게 ‘놀이’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결과물이 스크린에 걸렸을 때, 그 충격이 아직도 남아 있어요.
라이언 쿠글러: 아버지가 저를 데리고 <말콤 X>를 보러 가셨는데, 그때 모든 게 압도적이었어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저는 그리스에서 자랐는데, 어릴 때 영화는 스필버그였어요. <인디아나 존스> 같은 거요. <죠스>도요.
2025년 신작 이야기
캐서린 비글로우, 핵과 군산복합체에 끌리는 이유

ㅡ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는 ‘핵 공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다루었잖아요. 이 주제에 오래 관심을 가져온 뿌리가 있나요?
캐서린 비글로우: 저는 군산복합체, 외교정책 같은 것들이 우리 삶을 얼마나 좌우하는지에 계속 관심이 있었어요. 우리가 ‘그 힘’에 휩쓸리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리고 핵전쟁이라는 가능성 자체에도 늘 마음이 걸렸고요. 저는 어릴 때 ‘책상 밑으로 숨어라’ 같은 교육을 받던 세대예요. 핵폭발이 나면 책상 아래로 숨으라고요. 그런데 요즘 세계 분위기를 보면, 그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드는 것 같아요.
제임스 카메론, ‘기술’은 목적이 아니라 사람을 데려가기 위한 문

ㅡ 비글로우 감독이 연출하고 카메론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스트레인지 데이즈>도, <아바타> 시리즈도 ‘대리 체험’ 같은 기술이 핵심이잖아요. 같은 해에 쓰기 시작했다고요?
제임스 카메론: 맞아요. 비슷한 시기에 개발하고 있었죠.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건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걸 통해 인물을 ‘다른 세계’에 데려다 놓는 거예요. 예를 들어, 의식을 외계의 몸에 넣는 설정은 결국 “그 세계를 보여주기 위한 방법”이었죠. 원주민 문화, 자연과의 연결, 가치관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서요. <아바타>가 재미있는 건, 인간 관객이 ‘인간 편’이 아니라 ‘다른 편’을 응원하게 만든다는 거예요. 나비족이 가진 이상은, 우리가 자연과 연결되어 있던 ‘원래의 우리’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니까요.
라이언 쿠글러, 죄책감과 블루스 그리고 장르영화

ㅡ 쿠글러 감독은 “개인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영화로 만들지 않는다”고 말해왔죠. <씨너스: 죄인들>은 어떤 개인적 연결이 있었나요?
라이언 쿠글러: 저희 삼촌 이야기에서 시작됐어요. 제가 가진 ‘가족 안에서 가장 나이 많은 남성 어른’이었죠. 미시시피 출신이고 20살에 오클랜드로 왔어요. 저는 오클랜드에서 자랐고, 삼촌이랑 같이 있는 시간이 정말 좋았어요. 위스키를 좀 드시면 미시시피 이야기를 들려주셨고, 늘 블루스가 틀어져 있었고요.
제가 영화 일을 하면서 멀리 떨어져 살게 됐는데, 2015년에 삼촌이 크게 아프셨거든요. 저는 곁에 있고 싶었는데 <크리드> 작업 때문에 다른 도시에서 촬영하고 마무리하느라..결국 삼촌이 돌아가셨을 때 제가 그 자리에 없었어요. 죄책감이 진짜 컸죠.
그래서 삼촌 생각이 나면 그때 듣던 노래들을 다시 틀었는데, 어느 순간 ‘다르게’ 들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완전히 빠져들었고요. 그러다 어느 날 “Wang Dang Doodle”이라는 노래를 듣는데, 번개처럼 떠올랐어요. “이거 영화가 될 수 있겠다”
저 사실 장르영화 진짜 좋아하거든요. 사람들이 잘 몰랐을 뿐. 그래서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제가 좋아하는 영향들을 섞어서 ‘나만의 장르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음모론의 시대”에 더 잘 맞아버린 이야기

ㅡ <부고니아>는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새로 해석한 작품인데, 요즘 “자기만의 조사”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랑도 맞물려 보여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각본을 쓴 윌 트레이시가 먼저 개발을 시작했고, 제작 쪽에서 라스 크누드센, 아리 애스터와 함께 만들고 있었어요. 그러다 “이거 내 취향일 것 같다”면서 제게 넘어왔죠.
처음 읽었을 때 느낌이 “거의 바로 찍을 수 있겠다”였어요. 말씀하신 시대적 이유도 있고, 무엇보다 웃기고 복잡하고, 되게 현실에 붙어 있으면서도 기존에 제가 하던 것과는 결이 다른데..이상하게도 제게는 ‘너무 말이 되는’ 영화였어요. 그래서 “왜 나한테 왔는지 알겠다” 싶었죠.
클로이 자오, 엄마 역할을 피해왔던 이유 그리고 “이제는 해야겠다”

ㅡ <햄넷>은 스티븐 스필버그와 샘 멘데스가 연출을 제안했는데도, 자오 감독이 망설였다고요. 왜였나요?
클로이 자오: “아이를 잃는 엄마”라는 한 줄 설명을 들었을 때, 그게 저한테는 너무 크게 꽂혔어요. 솔직히 말하면 트리거였죠. 저는 그동안 제 영화에서 ‘엄마’라는 인물을 거의 다루지 않았어요. 저도 많은 사람처럼 ‘엄마에 대한 상처’가 깊게 있어요. 아마 사람에게 생기는 상처 중에 가장 크고, 치유가 가장 어려운 상처 중 하나일 거예요.
그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 처음엔 “저는 못 하겠는데요”였어요. 그런데 <이터널스> 이후 4년 정도..인생이 흔들리는 시기가 있었고, 그동안 깨달은 게 있어요. 어떤 걸 피해도, 결국 그게 나를 찾아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이 때인가?” 싶었어요.
요아킴 트리에, 가족의 ‘세대 통증’과 “왜 우리는 이걸 하는가”

ㅡ <센티멘탈 밸류>는 오슬로가 배경이고, 예술가 가족의 세대 간 상처를 다루었는데요. 트리에 감독도 영화 가족 출신이죠.
요아킴 트리에: 저희 할아버지(에릭 뢰켄)가 1960년에 칸에 간 작품을 만들었는데, 당시엔 그걸 지속할 기반이 거의 없어서 평생 장편을 두 편밖에 못 만드셨어요. 저는 그 이야기를 자주 떠올려요. 할아버지가 제가 9살 때 돌아가셨거든요.
그리고 저는 지금 두 딸의 아빠예요. 영화 속에도 ‘아빠이자 영화감독’ 같은 인물이 나오죠. 이 영화는 공동 각본가 에스킬 보그트랑 “우리가 하는 이 일이 대체 뭔지”를 계속 이야기하다가 나온 거에요. 저는 아직도 왜 우리가 이걸 하는지..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 혼란을 영화에 넣고 싶었고요.
제임스 카메론: 치료 아닐까요?
요아킴 트리에: 그럴 수도요.
“사람들이 우리 영화에 대해 말하는데..솔직히 틀릴 때가 많죠”
ㅡ 대학에서 영화가 연구되고, 책도 나오고, 온갖 해석이 붙잖아요. 본인 영화에서 ‘공통된 줄기’가 있다고 느끼세요?
제임스 카메론: 보통 다 틀려요. (웃음)
근데 제 영화는 결국 다 ‘러브 스토리’예요. <타이타닉>은 사랑 이야기고, <어비스>는 관계가 무너지는 부부 이야기고, <에이리언 2>는 어떤 여자가 한 소녀를 보호하게 되는 관계 이야기잖아요. 사람들이 저를 기술감독처럼 보는데, 저는 기술도 좋아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심장’이에요.
클로이 자오: 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요. 저는 종교가 있는 환경에서 자라지 않았고,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보다 ‘금기’ 같은 걸로 배웠어요. 그래서 오히려 길들여지지 않은 자연에 끌려요. 그 자연 안에서는 내가 통제자가 아니라 ‘일부’가 될 수밖에 없잖아요.
카메론 감독님 영화가 마법 같고 여전히 유효한 건, 자연의 일부로 떨리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 들어가면 ‘분리된 느낌’이 사라지고, 두려움이 풀려서 죽음도 덜 무서워지거든요.
“같이 크는 배우들”
쿠글러와 마이클 B. 조던, 그리고 <크리드> 캐스팅의 뒷이야기
ㅡ 쿠글러 감독 작품엔 마이클 B. 조던이 늘 함께하죠.
라이언 쿠글러: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는 실존 인물 오스카 그랜트를 연기해야 했어요. 그가 어떤 얼굴인지,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었죠. 그래서 닮지 않으면 영화가 성립이 안 됐어요. 그런데 마이클을 보자마자 “이 사람은 영화 스타다”라는 게 보였어요.
제가 2012년에 선댄스 각본가 랩에서 각본을 다듬었는데, 거기서 클로이 자오 감독님을 만났고, 요아킴 트리에 감독님이 멘토였어요.
요아킴 트리에: 저는 그때 약간..정신 없는 학생이었는데요. (웃음)
라이언 쿠글러: 아니에요. 다들 트리에 감독님한테 달려가 조언을 구했어요. 제 영화가 ‘하루 동안의 이야기’였는데, 그게 트리에 감독님 <오슬로, 8월 31일>이랑 구조가 닮아 있어서 제가 조언을 엄청 흡수했죠.
그리고 마이클과는 나이도 비슷하고 멀리 떨어져 살았는데도, 그냥 바로 맞았어요. 현장에서도 진짜 대단했고요. 재능도 엄청나지만, 그걸 믿고 노력하는 사람이에요.
사실 제가 한 번도 말 안 한 이야기가 있어요.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 오디션 보던 중에 “지금 바로 실베스터 스탤론을 만나러 오지 않으면 기회 날아간다”는 전화가 온 거에요. 저는 “지금 오디션 중인데요?”라고 했더니 “그럼 영화는 날아갈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이클에게 “나 지금 나가야 해”라고 말했더니, 마이클이 “어딜 가는데?” 하길래 “<록키> 영화 피칭하러”라고 했죠. 그랬더니 마이클이 “그 영화에 나 넣어주면 보내줄게”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손잡고 “좋아, 되면 너 나와 함께 가자!” 이렇게 약속했죠. 그게 <크리드>가 된 거예요.
캐서린 비글로우: 그거 정말 멋진데요!
제임스 카메론: 문은 아주 잠깐 열리는데, 마이클은 그 순간을 알고 있었네요. 들어가야 할 때 들어간 거죠.
란티모스와 엠마 스톤 “우리만의 극단” 같은 팀
ㅡ 란티모스 감독은 엠마 스톤과 계속 작업하잖아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가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그 다음엔 신뢰가 더 쌓였어요. 이제는 가까운 친구고요. 저는 영화를 만들 때 엠마에게 전체를 다 보여주고 의견을 듣고 싶어요. 감각과 취향을 믿거든요. 그래서 엠마가 제작에도 참여하게 됐고요.
그리고 우리 주변에 스태프, 배우들이 점점 모이면서 하나의 큰 팀이 됐어요. 공연단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영화를 찍는 느낌이랄까요.
트리에와 레나테 레인스베 ‘대사 한 줄’에서 ‘주연’으로
ㅡ 트리에 감독은 레나테 레인스베를 <오슬로, 8월 31일>에서 대사 한 줄만 나오게 했다가,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주연으로 썼죠.
요아킴 트리에: 저는 빛에 집착하는 편이라서, <오슬로, 8월 31일> 촬영 때 아침마다 ‘빛이 넘어가는 순간’을 기다렸어요. 무려 8일 동안요. 그래서 레나테는 한 줄 대사인데도 촬영장엔 9일 있었죠.
저는 그녀에게 자전거 타기, 파티에서 어울리기 같은 ‘임무’를 줬고, 찍힌 걸 보면 그냥 뭘 해도 재미있었어요. 좋은 선택을 하더라고요. “이 사람, 스타가 되겠다” 싶었죠. 그런데 당시엔 주연으로 캐스팅하는 사람이 없어서, 제가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를 아예 그녀를 떠올리며 썼어요.
트리에의 ‘사랑하는 시선’
ㅡ 촬영 중에 보통 어디에 있나요?
요아킴 트리에: 저는 작은 모니터로 프레임을 확인하긴 해요. 그런데 카메라가 ‘어떻게 느끼는지’를 판단하려면 결국 제 눈으로 직접 봐야 한다고 믿어요.
그리고 리허설은 배우들이 제 시선을 받아들이도록 훈련하는 시간이기도 해요. 친구랑 있을 때 계속 쳐다보면 미친 사람 같잖아요. 그런데 배우가 “이 시선이 공격이 아니라, 사랑에서 온 시선”이라고 느끼면..제가 가까이 있어도 괜찮아져요.
자오의 ‘집단 꿈’과 몸을 깨우는 방법
ㅡ 자오 감독은 <햄넷>에서 매일 명상으로 시작했다고요.
클로이 자오: 제 위기 같았던 몇 년 동안, 머리에서 빠져나와 무의식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정말 많이 찾았어요. 그래서 <햄넷> 현장에서 여러 방식을 실험했죠. 꿈을 다루는 작업이 있고요. 어떤 날은 엑스트라 300명을 촬영 직전에 같이 ‘잠깐’ 몰입 상태로 들어가게 해서, 하나의 집단적인 꿈 같은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어요.
그리고 탄트라 워크숍 같은 것도 했어요. 몸의 에너지, 서로의 극성 같은 걸 다루는 전통이죠. 폴 메스칼과 제시 버클리를 ‘극성 워크숍’에 넣어서, 서로의 에너지가 어디까지 치닫을 수 있는지 보게 하고, 그걸 충돌시키기도 했고요.
저는 장면 리허설을 많이 하진 않아요. 대신 배우들이 자기 몸 안으로 들어가고, 서로 편해지도록 만드는 쪽에 더 집중해요.
라이언 쿠글러: 듣는 내내 너무 좋네요.
“아트하우스만이 전부는 아니죠. 작은 장면도, 큰 장면도 다 좋아요”
ㅡ 카메론 감독은 “영화제용 아트하우스 영화를 만들고 싶진 않다”고도 말했죠.
제임스 카메론: 저는 모든 영화에 아주 작은 장면을 몇 개씩 꼭 써요. 두 사람이 조용히 대화하는 장면, 혹은 혼자 있는 장면 같은 거요. 그런 친밀한 장면을 정말 사랑해요.
다만..저는 그 장면들만 하는 게 아니라, 큰 장면도 같이 하죠. (웃음) 그 커다란 것들도요.
작은 영화에서 큰 영화로, ‘통제권’은 어떻게 지키나
ㅡ 쿠글러 감독은 작은 예산에서 큰 프랜차이즈로 넘어갔고, 자오 감독도 규모가 확 달라졌죠. 큰 제작 시스템에서 달라지는 게 있나요?
라이언 쿠글러: 확실히 달라져요. 제일 충격은 ‘세컨드 유닛’이었어요. 처음엔 누가 “다른 팀이 따로 촬영한다”고 설명하더라고요. 저는 “다른 감독이요?”라고 되물었죠.
그리고 “그 팀은 현장 소리를 녹음하지 않는다”고 해서, 저는 “소리를 녹음 안 한다고요?!” 하고 진짜 당황했어요.
저는 “저 세컨드 유닛 이해 못 하겠다, 안 한다”고 했죠. 그러더니 제작진이 “좋아하는 액션 영화가 뭐냐”고 묻길래, “<터미네이터 2>요. <터미네이터 2>에 세컨드 유닛이 있었다면 저도 갈게요”라고 했어요.
제임스 카메론: 있었어요! (웃음)
라이언 쿠글러: 그래서 크레딧을 뽑아 보여주더라고요. (웃음) 그게 가장 큰 변화였어요. ‘다른 팀’이라는 개념 자체가요.
클로이 자오: 저는 오히려 크게 다르다고는 못 느꼈어요. 27명이 사막에서 조감독도 없이, 모든 걸 직접 해야 하는 제작이 더 스트레스가 심했거든요. 큰 제작에 가니까 “사람들이 저 대신 일하고, 다 준비돼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요청하면 바로 나오고요.
근데 재미있는 건, 그때 함께하던 그 작은 팀의 핵심 멤버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점이에요.
제임스 카메론: 맞아요. 조명 장비가 어떻고 인원이 어떻고 하는 건 층층이 달라지지만, 카메라 주변 핵심 다섯 사람—촬영감독, 조감독, 그리고 장면을 만드는 배우들—그 친밀함은 절대 안 변해요.
요아킴 트리에: 노르웨이에서는 영화로 큰돈을 벌긴 어렵지만, 대신 제가 하고 싶은 영화를 하게 해줘요. 저는 오슬로에서 가장 큰 스크린으로 <어비스>를 보고, “저런 큰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꿨는데.. 지금도 제 작은 규모 안에서 나름의 ‘큰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고 믿어요.
캐서린 비글로우: 저는 규모가 ‘크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센티멘탈 밸류>는 엄청 커요. 정말 거대한 영화예요. 그리고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는..이야기가 가진 충격과 파장이 엄청나죠. 그게 ‘크기’예요.
“이 다음 영화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공포, 그리고 ‘권리’를 되찾는 계약
ㅡ 쿠글러 감독은 <씨너스: 죄인들>에서 25년 뒤 영화 소유권이 본인에게 돌아오도록 계약했다고요. 왜 그런 결정을 하셨나요?
캐서린 비글로우: 그거 정말 기가 막히네요!
라이언 쿠글러: 저는 늘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했는지 보면서 길을 찾는 편이에요. 제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곳으로 뛰어드는 게 어렵거든요. 그런데 제가 아는 영화감독들이 그걸 해냈고요.
저는 운 좋게도 흥행한 영화들이 있었고, 지금은 작가·배우 파업 이후라 업계 분위기가 불안했어요. 솔직히 “다음 영화가 마지막일지도” 같은 공포가 있었죠.
그리고 이 영화는..자본주의 이야기도 해요. 이 나라의 자본주의와 제 사람들의 관계 말이죠. 저희 삼촌은 영화 속 사람들처럼 소작농이었고, 평생 착취당했어요. 저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들고 스튜디오들한테 여러 조건을 제시했는데, 다행히 관심이 많았어요. 따뜻하게 환영받는 느낌도 들었고, 동시에 워너가 “가자”라고 했을 때는 무섭기도 했어요. “내가 망치면 어쩌지?” 같은.
그래도 혹시 누군가가 제가 한 선택을 보고 힘을 얻는다면 좋겠어요. 저도 타일러 페리, M. 나이트 샤말란, 쿠엔틴 타란티노 같은 사람들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으니까요.
클로이 자오: 카메론 감독님, 만약 <아바타> 때 그런 계약이었으면 어땠을까요?
제임스 카메론: 아..있었으면 좋았겠네요.
“서로에게서 배운 것” 비글로우와 카메론
ㅡ 카메론 감독과 비글로우 감독은 과거 부부이기도 했고, 이후에도 함께 작업해왔잖아요. 서로에게서 가장 크게 배운 건 뭔가요?
제임스 카메론: 진정성이요. 캐서린은 진정성이 없는 건 절대 못 해요. 상업적이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 세상에서 ‘진짜인 것’을 찾아서 자기 렌즈로 걸러내는 방식이죠. 저도 제 작업에서 그걸 찾으려고 해요.
캐서린 비글로우: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워요. 저는.. 가능한 한 멀리까지 가보려는 욕망을 카메론에게서 배운 것 같아요. 말도 안 될 것 같고 불가능해 보여도, 결국 해내는 그 도전요.
제임스 카메론: 그러니까요. 늘 해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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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카페랑 빵집..
저도 카메론 감독님처럼
어릴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보며
대체 어떻게 찍었을까 궁금했었던 기억이
물론 거기서 끝이였지만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후배들 존경도 받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