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쉬 사프디 × 클로이 자오, 행복이라는 슬픈 감정 그리고 현장에서 맞추는 하나의 주파수
카란

겉으로 보면 조쉬 사프디와 클로이 자오는 전혀 다른 영화를 만드는 감독처럼 보인다. 그러나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두 사람은 영화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놀랄 만큼 닮아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그것은 배우와 스태프가 같은 리듬에 들어가는 순간, 하나의 ‘주파수’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햄넷>에서 클로이 자오는 글로브 극장을 재현한 공간 밖에서 300명의 엑스트라가 함께 명상하는 조용한 진동을 만들었고, <마티 슈프림>에서 조쉬 사프디는 뉴욕과 런던, 도쿄를 가로지르며 도시의 소음을 타고 달리는 인물들을 밀어붙인다. 방식은 다르지만, 두 감독은 모두 현장에서 에너지가 정렬되는 순간을 믿는다.
클로이 자오:
당신 영화들을 보면 감정이 묘하게 겹쳐요. 서로 반대처럼 보이는데, 동시에 이어져 있기도 하고요.
조쉬 사프디:
저는 제 영화들이 행복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행복을 쫓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요.
클로이 자오:
근데 그게 제일 슬픈 거잖아요.
조쉬 사프디:
완전 동의해요. 행복은 정말 슬픈 감정이에요.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너무 잠깐이고, 늘 유령처럼 따라다니죠.
클로이 자오:
초기작들까지 포함해서 당신 영화들을 많이 봤어요.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건, 가만히 멈춰 있는 걸 두려워하는 느낌이에요.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묻고 싶었어요. 왜 티모시였어요?
조쉬 사프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나오기 전에 처음 만났어요. 그땐 그냥 엄청난 비전을 가진 아이였죠. 스스로를 아주 또렷하게 그리고 있었어요.
몽상가였는데, 그 몽상이 거의 병적인 수준이었달까. 자기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끊임없이 통제하려는 느낌이 있었어요.
클로이 자오:
그걸 정말 잘 포착하신 것 같아요.
조쉬 사프디:
다른 영화들에서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저는 계속 생각했어요. ‘아직 아무도 이 면을 건드리지 않았는데?’
그해에 밥 딜런이랑 마티를 연달아 연기했잖아요. 그 사이가 네 달 정도였는데, 딜런 촬영 끝난 바로 그날 제 사무실로 왔어요. 아직 목소리도, 태도도 딜런 그대로였죠.
그날 300페이지짜리 이미지 자료랑 리서치, 각본을 다 줬어요.
<햄넷>은 자연과 연결되는 감각이 강렬했어요. 당신 영화들은 늘 자연을 다루지만, 이번엔 거의 사이키델릭하다고 느꼈어요.
클로이 자오:
솔직히 말하면, 우리 둘 영화 다 환각 상태에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조쉬 사프디:
전 못 봐요. 저는 약물이랑 관계가 너무 안 좋아요. 예전에 대마초 피우면, 스스로를 처벌하듯 제 단점만 다 끄집어내서 분류하고 분석했어요.
클로이 자오:
당신 그림자들이랑 대화하는 거네요.
근데 제가 당신 영화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셰익스피어처럼 그림자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인물들이 거의 용서받기 힘든 선택을 하게까지 밀어붙이잖아요. 그런데도 인간성을 놓치지 않아요.
조쉬 사프디:
당신 영화는 정말 자유로워 보여요.
클로이 자오: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늘 이런 이야기를 해요.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의 긴장을 동시에 붙잡을 수 있나요?”
인물을 담을 틀은 필요하지만, 동시에 미지로 열려 있어야 하거든요.
조쉬 사프디:
그걸 실제로 그렇게 말해요?
클로이 자오:
처음에 한 번은 꼭 말해요. ‘붙잡아라’고요. 준비는 하되, 장면이 어디로 갈지는 정해두지 말자고요.
제가 모든 걸 알고 현장에 들어가면, 그 영화는 제 것밖에 안 돼요. 너무 작죠.
그렇다고 틀이 없으면 그냥 혼란일 뿐이에요. 영화가 안 돼요.
그래서 늘 반은 그릇, 반은 통로가 되려고 해요.
조쉬 사프디:
시간 자체가 하나의 그릇 같기도 해요.
클로이 자오:
맞아요.
조쉬 사프디:
시간 바깥에 있는 것들도 있죠. 사랑 같은 거요.
아인슈타인이 이런 말을 했대요.
“뜨거운 난로 위에서의 한 시간은 영원 같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한 시간은 순식간이다”
상대성이론을 설명하려고 한 말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미세한 것들에서 의미를 찾으려 해요. 정신분석을 믿고, 뇌의 발달이나 어린 시절의 상처 같은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배우들이 내면 독백을 가질 수 있게 그 재료들을 줘요.
클로이 자오:
그게 바로 그릇이죠.
조쉬 사프디:
현장에 있으면 항상 뭔가를 쫓고 있어요. 이 영화는 각본만 6년을 썼는데도요.
배우가 순간에 걸려들 때, 페이지를 넘어 카메라 너머로 튀어나가는 순간이 있어요.
그걸 위해 일부러 자극을 던져요. 배우가 대비하지 못하게요.
클로이 자오:
구체적인 예를 들어줄 수 있어요?
조쉬 사프디:
큰 장면인데 아주 작아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마티의 친구 월리를 연기하죠.
꿈을 꿀 여유조차 없는 인물이요.
볼링장에서 사기를 치는 장면이었어요.
큰 장면은 아닌데, 한 테이크에서 타일러가 분노를 정말 끝까지 밀어붙였죠.
티모시를 밀치면서 안경이 얼굴로 파고들었어요.
그 순간 티모시는 연기자가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실제로 밀려난 한 사람이 된 거예요.
“아, 이 사람이 나를 공개적으로 밀었구나”라는 감각이 그대로 들어왔죠.
그때 생긴 당황과 취약함이 연기 밑바닥에 남아 있어서, 그 장면이 훨씬 더 생생해졌어요.
클로이 자오:
너무 만족스럽네요.
조쉬 사프디:
<햄넷> 마지막 장면에서도 그걸 느꼈어요. 모두가 손을 뻗는 순간, 얼굴과 의상, 촬영이 다 하나로 느껴졌어요.
클로이 자오:
그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에너지예요.
융 심리학 계열의 드림워크 코치와 함께 작업했어요.
각본을 쓰기 전부터 제시 버클리와 꿈 작업을 했고, 글로브 극장에 도착했을 때는 스태프와 배우 전원이 참여했죠.
300명을 무대 위에서 신체 명상으로 이끌었어요.
모두가 하나의 집단적인 꿈 안에 들어간 거예요.
조쉬 사프디:
전원이요?
클로이 자오:
네. 진동을 맞추는 거예요. 그러면 제가 할 일은 거의 없어져요. 모두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거든요.
조쉬 사프디:
극장에서 봤을 때 그 에너지가 느껴졌어요. 마지막 장면에서 어떤 분들은 거의 통제 불능 상태였죠.
그게 바로 극장 경험의 힘 같아요.
집에서 볼 때랑 완전히 달라요.
집단의 에너지가 생기면 시간은 사라지죠.
극장에서 보는 게 중요하다고 느끼세요?
클로이 자오:
중요해요.
하지만 저는 사우스다코타 보호구역에서 오랫동안 살았어요.
거기 있는 아이가 당신의 <아빠의 천국>을 볼 수 있는 건 온라인 덕분이죠.
접근성도 분명히 의미 있어요.
조쉬 사프디:
맞아요.
두 경험은 완전히 달라요.
그리고 둘 다 정말 소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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