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4
  • 쓰기
  • 검색

조쉬 사프디 × 클로이 자오, 행복이라는 슬픈 감정 그리고 현장에서 맞추는 하나의 주파수

카란 카란
1276 2 4

Josh-Safdie_Chloe-Zhao-Variety-Directors-on-Directors.webp.jpg

 

겉으로 보면 조쉬 사프디와 클로이 자오는 전혀 다른 영화를 만드는 감독처럼 보인다. 그러나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두 사람은 영화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놀랄 만큼 닮아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그것은 배우와 스태프가 같은 리듬에 들어가는 순간, 하나의 ‘주파수’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햄넷>에서 클로이 자오는 글로브 극장을 재현한 공간 밖에서 300명의 엑스트라가 함께 명상하는 조용한 진동을 만들었고, <마티 슈프림>에서 조쉬 사프디는 뉴욕과 런던, 도쿄를 가로지르며 도시의 소음을 타고 달리는 인물들을 밀어붙인다. 방식은 다르지만, 두 감독은 모두 현장에서 에너지가 정렬되는 순간을 믿는다.

클로이 자오:
당신 영화들을 보면 감정이 묘하게 겹쳐요. 서로 반대처럼 보이는데, 동시에 이어져 있기도 하고요.

조쉬 사프디:
저는 제 영화들이 행복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행복을 쫓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요.

클로이 자오:
근데 그게 제일 슬픈 거잖아요.

조쉬 사프디:
완전 동의해요. 행복은 정말 슬픈 감정이에요.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너무 잠깐이고, 늘 유령처럼 따라다니죠.

클로이 자오:
초기작들까지 포함해서 당신 영화들을 많이 봤어요.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건, 가만히 멈춰 있는 걸 두려워하는 느낌이에요.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묻고 싶었어요. 왜 티모시였어요?

조쉬 사프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나오기 전에 처음 만났어요. 그땐 그냥 엄청난 비전을 가진 아이였죠. 스스로를 아주 또렷하게 그리고 있었어요. 

몽상가였는데, 그 몽상이 거의 병적인 수준이었달까. 자기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끊임없이 통제하려는 느낌이 있었어요.

클로이 자오:
그걸 정말 잘 포착하신 것 같아요.

조쉬 사프디:
다른 영화들에서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저는 계속 생각했어요. ‘아직 아무도 이 면을 건드리지 않았는데?’
그해에 밥 딜런이랑 마티를 연달아 연기했잖아요. 그 사이가 네 달 정도였는데, 딜런 촬영 끝난 바로 그날 제 사무실로 왔어요. 아직 목소리도, 태도도 딜런 그대로였죠. 

그날 300페이지짜리 이미지 자료랑 리서치, 각본을 다 줬어요.
<햄넷>은 자연과 연결되는 감각이 강렬했어요. 당신 영화들은 늘 자연을 다루지만, 이번엔 거의 사이키델릭하다고 느꼈어요.

클로이 자오:
솔직히 말하면, 우리 둘 영화 다 환각 상태에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조쉬 사프디:
전 못 봐요. 저는 약물이랑 관계가 너무 안 좋아요. 예전에 대마초 피우면, 스스로를 처벌하듯 제 단점만 다 끄집어내서 분류하고 분석했어요.

클로이 자오:
당신 그림자들이랑 대화하는 거네요.
근데 제가 당신 영화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셰익스피어처럼 그림자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인물들이 거의 용서받기 힘든 선택을 하게까지 밀어붙이잖아요. 그런데도 인간성을 놓치지 않아요.

조쉬 사프디:
당신 영화는 정말 자유로워 보여요.

클로이 자오: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늘 이런 이야기를 해요.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의 긴장을 동시에 붙잡을 수 있나요?”
인물을 담을 틀은 필요하지만, 동시에 미지로 열려 있어야 하거든요.

조쉬 사프디:
그걸 실제로 그렇게 말해요?

클로이 자오:
처음에 한 번은 꼭 말해요. ‘붙잡아라’고요. 준비는 하되, 장면이 어디로 갈지는 정해두지 말자고요.
제가 모든 걸 알고 현장에 들어가면, 그 영화는 제 것밖에 안 돼요. 너무 작죠.
그렇다고 틀이 없으면 그냥 혼란일 뿐이에요. 영화가 안 돼요.
그래서 늘 반은 그릇, 반은 통로가 되려고 해요.

조쉬 사프디:
시간 자체가 하나의 그릇 같기도 해요.

클로이 자오:
맞아요.

조쉬 사프디:
시간 바깥에 있는 것들도 있죠. 사랑 같은 거요.
아인슈타인이 이런 말을 했대요.
“뜨거운 난로 위에서의 한 시간은 영원 같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한 시간은 순식간이다”
상대성이론을 설명하려고 한 말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미세한 것들에서 의미를 찾으려 해요. 정신분석을 믿고, 뇌의 발달이나 어린 시절의 상처 같은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배우들이 내면 독백을 가질 수 있게 그 재료들을 줘요.

클로이 자오:
그게 바로 그릇이죠.

조쉬 사프디:
현장에 있으면 항상 뭔가를 쫓고 있어요. 이 영화는 각본만 6년을 썼는데도요.
배우가 순간에 걸려들 때, 페이지를 넘어 카메라 너머로 튀어나가는 순간이 있어요.
그걸 위해 일부러 자극을 던져요. 배우가 대비하지 못하게요.

클로이 자오:
구체적인 예를 들어줄 수 있어요?

조쉬 사프디:
큰 장면인데 아주 작아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마티의 친구 월리를 연기하죠. 

꿈을 꿀 여유조차 없는 인물이요.

볼링장에서 사기를 치는 장면이었어요. 

큰 장면은 아닌데, 한 테이크에서 타일러가 분노를 정말 끝까지 밀어붙였죠. 

티모시를 밀치면서 안경이 얼굴로 파고들었어요.

그 순간 티모시는 연기자가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실제로 밀려난 한 사람이 된 거예요. 

“아, 이 사람이 나를 공개적으로 밀었구나”라는 감각이 그대로 들어왔죠. 

그때 생긴 당황과 취약함이 연기 밑바닥에 남아 있어서, 그 장면이 훨씬 더 생생해졌어요.


클로이 자오:
너무 만족스럽네요.

조쉬 사프디:
<햄넷> 마지막 장면에서도 그걸 느꼈어요. 모두가 손을 뻗는 순간, 얼굴과 의상, 촬영이 다 하나로 느껴졌어요.

클로이 자오:
그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에너지예요.
융 심리학 계열의 드림워크 코치와 함께 작업했어요. 

각본을 쓰기 전부터 제시 버클리와 꿈 작업을 했고, 글로브 극장에 도착했을 때는 스태프와 배우 전원이 참여했죠.
300명을 무대 위에서 신체 명상으로 이끌었어요. 

모두가 하나의 집단적인 꿈 안에 들어간 거예요.

조쉬 사프디:
전원이요?

클로이 자오:
네. 진동을 맞추는 거예요. 그러면 제가 할 일은 거의 없어져요. 모두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거든요.

조쉬 사프디:
극장에서 봤을 때 그 에너지가 느껴졌어요. 마지막 장면에서 어떤 분들은 거의 통제 불능 상태였죠.
그게 바로 극장 경험의 힘 같아요. 

집에서 볼 때랑 완전히 달라요. 

집단의 에너지가 생기면 시간은 사라지죠.
극장에서 보는 게 중요하다고 느끼세요?

클로이 자오:
중요해요. 

하지만 저는 사우스다코타 보호구역에서 오랫동안 살았어요. 

거기 있는 아이가 당신의 <아빠의 천국>을 볼 수 있는 건 온라인 덕분이죠. 

접근성도 분명히 의미 있어요.

조쉬 사프디:
맞아요. 

두 경험은 완전히 달라요. 

그리고 둘 다 정말 소중해요.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2


  • 이상건
  • golgo
    golgo

댓글 4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마티 슈프림, 햄넷.. 빨리 보고 싶네요
11:24
26.01.09.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왕과 사는 남자] 무대인사 VIP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366 익무노예 익무노예 1일 전09:20 13946
HOT ‘마스터즈 오브더 유니버스‘ 첫 티저 9 NeoSun NeoSun 8시간 전00:05 1235
HOT <프로젝트 Y>를 보고 나서 (스포 X, 비추천, 아트카드) - 전종서 ... 23 톰행크스 톰행크스 7시간 전00:17 930
HOT 2026년 1월 21일 국내 박스오피스 6 golgo golgo 8시간 전00:01 944
HOT 레터박스처럼 최애영화 4편 꼽아볼까요~ 9 스티븐킴 스티븐킴 10시간 전21:47 522
HOT [반지의 제왕] 같은 작품은 왜 더 나오지 않는가 41 다크맨 다크맨 23시간 전08:49 3374
HOT <왕과 사는 남자> 씨네21 기자들 반응 30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2시간 전19:12 3255
HOT 티빙 드라마나 영화 추천 56 섭섭한마카롱 13시간 전18:58 863
HOT IMAX 카메라 영화촬영 현장 실제 소음 15 NeoSun NeoSun 10시간 전21:23 1315
HOT 프로젝트 Y 봤어용 11 얼음 10시간 전21:11 1337
HOT 무엇이든 가장 최근에 보신 영화는? 44 다시다갱 다시다갱 11시간 전20:21 684
HOT ‘28년후 뼈의 사원’ 성적 참혹 — 주말 예상 수익 1,300만 달러, ‘... 12 NeoSun NeoSun 11시간 전20:11 2019
HOT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두쫀쿠 콤보 31 아모레 13시간 전18:46 1282
HOT ‘프로젝트 헤일 메리’, 벌써 2026년 첫 오스카 유력 후보? 11 NeoSun NeoSun 14시간 전17:58 1463
HOT 2025 할리우드 최악의 영화..골든라즈베리상 후보 발표 24 golgo golgo 14시간 전17:51 2695
HOT 호주 시드니의 HOYTS 극장 체험기 (부고니아 관람) 27 마스터D 마스터D 20시간 전11:28 1151
HOT [스포/단평] 시라트 후기 - 시라트라는 단어에 끼워 맞춘 영화 9 회계 14시간 전17:14 1433
HOT [프로젝트Y] 보자마자 초단평 13 다솜97 다솜97 15시간 전16:42 2403
HOT [프로젝트 Y] CGV 골든 에그 점수 86% 14 시작 시작 15시간 전16:29 1131
HOT '왕과 사는 남자' 기자 간담회 34 마이네임 마이네임 15시간 전16:18 1760
HOT '왕과 사는 남자' 후기 57 golgo golgo 15시간 전16:09 4860
1201978
image
Tulee Tulee 5분 전08:01 30
1201977
image
Tulee Tulee 5분 전08:01 48
1201976
image
Tulee Tulee 6분 전08:00 39
1201975
image
Tulee Tulee 6분 전08:00 43
1201974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6:54 311
1201973
normal
조사자 1시간 전06:26 392
1201972
image
아크텍 1시간 전06:10 183
1201971
normal
뾰루삐 4시간 전03:38 278
1201970
normal
윤제이 5시간 전02:59 435
1201969
normal
원무비애프터어나더 5시간 전02:50 364
1201968
normal
jimin190 5시간 전02:49 265
1201967
normal
윤제이 5시간 전02:48 355
1201966
normal
섭섭한마카롱 5시간 전02:19 384
1201965
normal
으니늬 6시간 전02:06 439
1201964
normal
딸기슈가 딸기슈가 6시간 전01:56 199
1201963
normal
김지율 6시간 전01:24 261
1201962
normal
영ㅇㅜ 6시간 전01:14 404
1201961
normal
김지율 7시간 전00:42 482
1201960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00:35 394
1201959
normal
잘아잘아 7시간 전00:30 622
1201958
normal
김말콩 7시간 전00:26 1035
1201957
normal
윙가리치킨 7시간 전00:24 344
1201956
image
톰행크스 톰행크스 7시간 전00:17 930
1201955
normal
윙가리치킨 7시간 전00:09 480
1201954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00:08 711
1201953
image
NeoSun NeoSun 8시간 전00:05 1235
1201952
image
golgo golgo 8시간 전00:01 944
1201951
normal
007영화는영원히 8시간 전23:59 507
1201950
normal
지훈조아 8시간 전23:57 421
1201949
image
hera7067 hera7067 8시간 전23:56 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