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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호러 No.111] 중년 위기를 겪는 연쇄살인마 - 소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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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0 10 19

n1.jpg

 

소름 2 - Creep 2 (2017)
중년 위기를 겪는 연쇄살인마

 

전 파운드 푸티지 영화의 속편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 장르의 매력은 이게 진짜일까? 라는 불확실성에 있는데, 속편이 나오면 스스로 연출과 각본에 의해서 만들어진 영화임을 선언해 버리기 때문이죠. <크립 2> 역시 이 딜레마를 피할 수 없었을 겁니다. 고심 끝에 속편은 만들어졌는데, 의외로 잘 뽑힌 완성도여서 흥미롭게 봤습니다.

 

(참고: <소름> 1편 리뷰 https://extmovie.com/movietalk/92732268 )


비디오 아티스트 사라는 '인카운터스'라는 온라인 시리즈를 운영하며 외로운 남성들과의 만남을 촬영하지만, 조회수는 형편없는데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시도해보겠다는 심정으로 광고의 남자를 찾게 되는데, 다름 아닌 연쇄살인마 애런이었죠. 그는 사라를 만나자마자 자신이 39명을 살해한 살인마라고 고백하며, 하루 동안 자신을 촬영해주면 절대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놀랍게도 사라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두 사람은 기묘한 하루를 함께 보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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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 2>는 애런이 이미 연쇄살인마임을 알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다른 방향의 전략을 시도합니다. 전작의 경우 애런은 정말 위험한 사람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충분히 해주었고, 속편은 살인마 스스로 고백을 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위험을 선택하는 인물을 만들어내죠.


영화는 기묘한 두 사람의 하루를 서로가 서로를 찍는 영상으로 보여주게 됩니다. 애런은 여전히 위험한 남자로서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언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낼지 알 수 없는 사람이죠. 상대역인 사라도 만만치는 않은 것 같습니다. “나 연쇄살인마거던...”이라는 애런의 솔직한 고백을 믿지는 않아서 촬영에 동의를 한 것이지만, 누가 봐도 이상하고 위험한 남자임을 알면서도 계속 그와 촬영을 이어가죠. 사라 역시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여성은 아닌 거죠.


두 사람의 관계 묘사는 흥미롭습니다. 애런은 많은 사람을 죽여 오면서 중년이 되었고, 이제 삶의 권태기를 느끼며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살인을 할 때 자신이 살아있다는 쾌감과 만족감을 주었을 텐데, 스스로의 고백처럼 직업이 되었으니 흥이 날 리가 없죠. 그는 사라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데, 그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심리 게임을 위한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는 것이죠. 사라는 점점 그런 애런의 이야기에 매료되고, 심지어 그를 동정하며 안아주기까지 하죠. 영화는 이 둘의 심리 게임 같은 상황들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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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 2>는 애런과 사라의 불편하고 예측 불가능한 관계를 통해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애런은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남자이며, 사라에게 네가 날 죽이는 엔딩을 원한다는 이상한 말을 하면서 불안한 공기를 만들어가죠. 두 사람의 결말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 이 궁금증이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입니다. 단 두 명의 배우가 긴 시간 동안 관객의 몰입감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은데, 이 영화는 그걸 해냅니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사 덕분에, 연기일까? 실제일까? 마지막 순간까지 의심하게 만듭니다.


영화는 전작이 가지고 있던 공포감은 많이 희석되었지만, 지속되는 불안감 묘사는 뛰어납니다. 사실 낯선 남자이자 자신이 연쇄살인범이라고 말하는 남자와 24시간을 보내겠다고 결정하는 사라의 행동은 선뜻 이해하긴 힘듭니다. 하지만 유튜브 조회수에 목숨 거는 많은 크리에이터들을 떠올려보면, 의외로 현실적인 캐릭터가 아닐까란 생각도 해봅니다.


결과적으로 <크립 2>는 성공적인 속편입니다. 전작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파운드 푸티지 영화 속편의 핸디캡을 영리하게 극복하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은 훌륭합니다. 무엇보다 애런과 사라를 연기한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가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강력한 힘이죠. 그리고 제한된 여건 속에서 브라이스와 듀플라스는 이번에도 저예산 인디 호러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덧붙임...


1. 마크 듀플라스는 파티에서 데지레 아카반과 수영장 게임 '샤크'를 함께 했는데, 그때 둘의 호흡이 너무 좋아서 3년 후 <크립 2>를 구상하던 중 그녀를 떠올렸습니다. 듀플라스는 "우리는 게임에서 정말 좋은 팀이었다"며, 그 순간의 케미스트리가 캐스팅의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아카반 역시 이 역할이 자신에게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2. 영화는 2006년식 프로슈머 카메라로 촬영되었는데, 이는 제이 듀플라스가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구입했던 것입니다. 브라이스는 "화가가 오래된 행운의 붓을 사용하듯이, 우리는 첫 번째 영화를 찍었던 바로 그 카메라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카메라는 복잡한 기능이 없어서 기술에 약한 두 사람에게 완벽했으며, 거친 화질이 오히려 영화에 플러스가 된 셈입니다.


3. <크립 2>는 LA와 레이크 애로우헤드에서 6일 만에 촬영되었으며, 브루클린의 엔딩 장면만 6, 7개월 후에 추가로 촬영이 되었다고 하는군요. 이는 전작보다 하루 적은 일정이었지만, 이번에는 스탭이 5명으로 늘어나 "대규모 업그레이드"였다고 브라이스 감독이 너스레를 떨었다고 하죠. 하루 촬영 시간도 10시간미만으로 제한되어, 매우 빠듯한 스케줄 속에서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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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촬영 전 작성된 것은 단 5페이지짜리 개요뿐이었습니다. 브라이스와 듀플라스는 매일 저녁 그날 촬영한 장면을 검토한 후, 다음 날 촬영할 시퀀스를 다시 썼습니다. 심지어 촬영 직전 아침에도 대사와 장면이 수정되었으며, 배우들은 모든 대사를 즉흥적으로 만들게 됩니다.


5. 원래 <소름>은 RADiUS-TWC와의 계약으로 3부작으로 기획되었지만, 그 계약이 무산되면서 속편 제작 의무가 사라졌습니다. 브라이스는 "수요가 없는데 억지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첫 영화가 대성공을 거두자, 넷플릭스가 직접 찾아와 "이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호러 영화 중 하나"라고 알려주면서 속편이 자연스럽게 탄생했었죠. 3편은 오랫동안 개발 중이었으나, 결국 <The Creep Tapes>라는 시리즈 형식으로 2024년 Shudder에서 공개되어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6. 영화에서 애론이 착용하는 피치퍼즈 마스크는 포럼 노벨티스의 '나이트 울프 마스크'입니다. 이 마스크는 현재 단종되어 컬렉터들 사이에서 극도로 희귀한 아이템이 되었으며, 온라인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전작에서도 같은 마스크가 사용되었으며, 이는 이 영화를 상징하는 소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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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요즘 유튜버들 시청자에 목숨 거니...^^
00:24
26.01.09.
profile image 3등
두 편 모두 재밌었습니다 묘하게 불편한 분위기 ㅎ
00:31
26.01.09.
profile image
후속작 나왔다던데 국내에선 볼 방법이 없네요
08:56
26.01.09.
profile image
호러블맨
덕분에 한국에서는 검색이 잘 안되는 영화...
크립으로 검색하면 라디오헤드의 크립이 나오고, 소름으로 검색하면 한국영화 소름이 나오는 ;;; ㅋㅋㅋ OTL
09:58
26.01.09.
profile image
시청률에 목숨거는 크리에이터 공감가네요^^ 두 편 다 재미있게 봤네요
09:52
26.01.09.
profile image
참고로 성적인 의미가 배제되기는 했지만 적나라한 성기 노출 장면이 짧게 나오기 때문에 가족 등 노출 장면에 민감한 관계의 사람과는 관람에 주의하시는게 좋습니다.(구성적으로는 해당 장면이 두 사람의 관계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어주는 장치로 훌륭하게 동작하기 때문에 필요하다고는 생각해요)
10:04
26.01.09.
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吉君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그런 장면 때문에 불안감이 더 강해진것 같습니다 ㅎㅎ
10:40
26.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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