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대홍수] 영국 가디언 리뷰
볼드모트
[대홍수] 리뷰 – 한국의 재난 영화, 음산한 SF 영역으로 일탈한다.

스토리텔링은 취약하지만, 서울을 덮친 재앙적 홍수 속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엄마와 아이의 이야기에는 여전히 즐길 만한 요소가 있다.
김병우 감독의 여섯 번째 장편은 여러 요소가 뒤섞인 작품이지만 완전히 즐길 수 없지는 않은 영화로, 서울을 덮치는 대홍수라는 설정의 전형적인 재난 영화처럼 시작한다. 이어 고층 아파트 30층 위로 필사적으로 올라가 탈출하려는 한 어머니의 모습에서 사회적 계층 문제를 건드릴 듯하다. 그러나 안나(김다미)가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차순위 과학 책임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영화는 완전히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어쩌면 꽤 음험한 방향으로 말이다.
영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수영을 좋아하는 여섯 살 아들 자인(권은성)은 집 안으로 물이 차오르자 꿈이 현실이 된 듯 들뜬다. 그러나 곧 모두와 함께 계단을 뛰어오르던 중, 기업 보안 요원 희조(박해수)가 이들을 따라잡아 남극에서의 소행성 충돌이 문명의 종말을 부를 재앙적 폭우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안나와 자인만을 태우기 위한 헬기가 오고 있다고 덧붙인다. 그녀가 인류의 미래를 쥔 비밀 유엔 연구소에서 일해온 선구적 과학자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옥상에 도달한 뒤, 그리고 더 위로 올라가면서 관객의 시야는 완전히 바뀐다. 안나의 연구가 지닌 정확한 구조가 드러나고, 영화는 가상의 토끼굴 속으로 빠져든다. 이러한 SF적 일탈에서 김 감독은 분명히 [엣지 오브 투모로우], 찰리 카우프먼 특유의 정신적 미로, 그리고 수평선 너머에 거대 쓰나미가 몰려오고 감상적 종말론의 분위기가 지배하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은 듯하다.
그러나 김 감독의 순환적 서사는 인류의 미래를 준비시키기보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암시하는 데 더 가깝다. 안나가 엘리베이터에 갇힌 소녀나 산통을 겪는 여성 등, 자신이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보였던 이기적인 반응을 차츰 ‘수정’해 나가면서, 반복 재생되는 이 드라마에 대한 감정 반응마저 조정, 보정될 수 있다는 암시가 깔린다. 이는 재난 이미지를 잘라 붙인 듯한, 알고리즘 기반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일종의 변명처럼 느껴진다. 특히 서사에 필요한 악역을 지정하지 못하는 등 취약한 스토리텔링은 인간의 불완전함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혹은, 우리의 최적화된 미래를 단죄하는 것을 꺼리는 이 태도는 김 감독 자신이 이미 그 최적화된 체제에 극단적으로 연루되어 있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
[대홍수]는 12월 19일부터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https://www.theguardian.com/film/2025/dec/15/the-great-flood-review-korean-apocalypse-movie-swerves-into-sinister-sci-fi-terri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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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궁금해서 공개되면 바로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