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아이작 × 테야나 테일러, 연기와 삶이 겹치는 지점
카란

오스카 아이작:
처음 <어 사우전드 앤드 원>을 봤을 때 완전히 압도됐어요.
“이 사람은 어디서 나타난 거지?” 싶었죠.
감정이 너무 진해서, 카메라가 있다는 걸 잊고 연기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테야나 테일러:
그때 저는 음악에서 은퇴한 직후였어요.
“이제 내가 사랑하는 다른 것들에 집중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죠.
다들 말렸어요. 현명하지 않다고.
솔직히 무서웠지만, 이 길을 가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런데 은퇴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이 역할이 들어왔어요.
저에겐 분명한 이유가 있었고, 증명해야 할 것도 있었어요.
아이작:
그럼 음악은 완전히 그만둔 거였어요?
테일러:
네. 정말로요.
사람들이 저를 한쪽으로 몰아넣게 두고 싶지 않았어요.
늘 혼자 방 하나 전체와 싸우는 느낌이었거든요.
아이작:
그 감정이 캐릭터에 그대로 들어간 것 같았어요.
세상과 맞서는 한 사람처럼요.
테일러:
그래서 캐릭터의 여러 감정을 찾기 쉬웠어요.
저는 그걸 ‘레이어를 색으로 나눈다’고 표현해요.
연기는 훈련보다 삶에서 나온다
아이작:
연기가 당신의 천성처럼 느껴져요. 따로 연기를 배운 적은 있나요?
테일러: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어요.
어릴 때부터 저는 항상 캐릭터였어요.
아이들은 놀고, 저는 영화만 봤죠.
지금 생각하면 보면 안 될 영화도 많았어요.
줄리아 로버츠, 케이트 윈슬렛이 되고 싶었어요.
여덟 살짜리가 그런 말을 했으니 웃기죠.
음악을 하면서 연기는 계속 뒤로 밀렸어요.
그러다 음악 안에서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로 시선을 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이작:
이야기를 전하는 쪽으로요.
테일러:
맞아요.
저는 늘 이렇게 말해요.
“기다림은 벌이 아니라 준비다”
제가 겪은 모든 시간이 없었다면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퍼피디아는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퍼피디아라는 인물
아이작:
퍼피디아. 이름부터 강렬해요. 셰익스피어 같아요.
테일러:
*의미가 그렇다는 건 마음에 안 들지만, 이름 자체는 너무 좋아요.
(*라틴어로 ‘배신’, ‘불신’을 뜻함)
아이작:
이 영화에서 모든 감정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잖아요.
첫 등장부터 걸음걸이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져요.
테일러:
댄서였던 영향인 것 같아요.
몸이 항상 뭔가를 말하고 있어요.
저는 감정을 설명하면, 바로 몸으로 표현해요.
아이작:
아까 말한 ‘색으로 나눈 레이어’가 그거군요.
테일러:
예를 들어 아기와 함께 있는 장면이 있어요.
아기를 볼 때는 분홍색, 가장 부드러운 감정.
하지만 시선을 들면 바로 빨간색.
그리고 문을 나서는 순간은 파란색.
이 모든 게 5초 안에 지나가요.
아이작:
그 색들은 미리 정해두나요?
테일러:
아니요. 그 순간에 찾아요.
저는 압박 속에서 더 잘 나와요.
<프랑켄슈타인>과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법
테일러:
<프랑켄슈타인>의 빅터는 정말 미쳤어요.
가장 힘든 역할이었나요?
아이작:
에너지 면에서는 확실히요.
멈추지 않는 인물이었어요.
비 오는 날, 하이힐 신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촬영했죠.
그래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현장에 있으면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요.
오페라 같고, 춤 같았어요.
테일러:
역할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때는 없었어요?
아이작:
그래서 의식을 만들었어요.
아침엔 몸을 열기 위한 작은 루틴을 하고, 하루가 끝나면 “이제 내려놔도 된다”고 몸에게 말해줘요.
아이도 있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니까요.
부모, 아이, 그리고 용서
아이작:
마지막 장면이 특히 어려웠어요.
괴물과 빅터가 마주하는 장면이요.
테일러:
그 장면에서 보여주는 용서가 너무 컸어요.
저는 그를 괴물이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아요.
그는 아기잖아요.
아이작:
이건 결국 어른이 아이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대한 극단적인 이야기예요.
아이를 자신의 일부처럼 대하고, 인내를 잃고, 도망치는 것.
테일러:
퍼피디아도 결국 같은 과정을 겪어요.
아이를 떠나는 장면은 정말 힘들었어요.
울고 싶었지만, 퍼피디아는 울지 않거든요.
현장에서의 관계와 성장
아이작:
제이콥과는 리허설도 없이 바로 촬영했죠.
만들어진 친분이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생긴 호흡이었어요.
테일러:
숀 펜과의 관계는 완전 독성이었어요.
두 전사 같은 사람들이었죠.
힘과 자존심의 싸움이었어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는 오래 알았지만 현장에서는 늘 긴장돼요.
그래도 그는 위에서 내려다보지 않고, 같은 높이에서 함께해줘요.
아이작:
연출에도 관심이 있죠?
테일러:
PTA와의 작업은 진짜 살아 있는 수업이었어요.
요즘은 요리학교도 다녀요.
요리가 저를 조용하게 만들어줘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게 연출에도 도움이 돼요.
아이작:
당신은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멋진 사람이에요.
이 모든 에너지가 정말 대단해요.
테일러:
그래서 더 조심하려고요. 너무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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