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앤젤레스 타임스가 뽑은 롭 라이너 베스트 영화 10
시작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 (1984)

엄밀히 말해 이 형식을 처음으로 시도한 작품은 아니지만, 라이너의 감독 데뷔작은 ‘모큐멘터리’라는 개념을 사실상 확고히 굳힌 영화였다. 이 작품은 (가상의) 록 밴드 스파이널 탭을 다룬 다큐멘터리처럼 보이는 형식을 취한다. 라이너는 극 중에서 극중 가짜 영화의 감독 마티 디버기로 직접 등장하며, 배우에서 감독으로 넘어가는 자신의 커리어를 매끄럽게 잇는 전환점을 만들어냈다. 올해 공개된 속편 [스파이널 탭 2]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영화 역사상 가장 인용이 많이 되는 코미디 중 하나로 남아 있는 원작의 유산은 흔들리지 않는다.
[사랑에 눈뜰 때] (1985)
1980년대의 틴 섹스 코미디 붐 한가운데서 만들어진 라이너의 두 번째 영화는, 미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여행을 함께하게 된 두 대학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에는 뭔가 특별하고 다른 점이 있었는데, 바로 존 쿠삭과 대프니 주니가의 연기였다. 두 배우는 자칫 냉소로 기울 수 있었던 이야기에 따뜻하고 열린 감정을 불어넣었다. 이후 라이너 작품에서 자주 드러나게 될 진지한 감정적 진솔함이 바로 이 작품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그 덕분에 평범했을 수도 있는 이야기가 그 이상으로 승화되었다.
[스탠 바이 미] (1986)

스티븐 킹의 중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탠 바이 미]는 1959년 노동절 연휴 동안, 유난히 많은 사건을 겪으며 우정이 시험대에 오르게 되는 네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들은 윌 휘튼, 코리 펠드먼, 제리 오코널, 리버 피닉스가 연기했다. 이 영화는 촉촉한 향수와 날카로운 명료함을 동시에 지닌 시선으로 이야기에 접근하며, 라이너에게 미국 감독조합으로부터의 세 차례 후보 지명 가운데 첫 번째를 안겼다.
[프린세스 브라이드] (1987)

라이너의 최고작을 논할 때 [프린세스 브라이드]를 빼놓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 칼싸움 액션의 판타지 로맨스는 장난기 어린 상상력과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정신을 온전히 구현한 작품이다. 한 노인이 손자에게 이야기를 읽어주면, 농장 소년과 공주가 온갖 시련과 도전을 넘어 결국 함께할 운명이라는 모험담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 영화는 이제 어린이와 어른을 가리지 않고 여러 세대에 걸쳐 관객들을 매혹시켜 왔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1989)

노라 에프런이 각본을 쓴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현대 로맨틱 코미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서로 잘 맞는 친구 관계에 머물지, 아니면 그 이상으로 발전할지 알 수 없는 두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다. 멕 라이언과 빌리 크리스털의 매력적인 연기를 중심으로, 캐리 피셔와 브루노 커비 등 탄탄한 조연진이 더해져 영화는 보기 드문 따뜻함을 지닌다. 특히 영화의 잊을 수 없는 명대사인 “저도 저 사람이 먹는 걸로 할게요”를 외친 인물은 라이너의 어머니 에스텔이었다.
[미저리] (1990)

라이너는 스티븐 킹의 소설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자신의 제작사 이름을 ‘캐슬 록 엔터테인먼트’로 지었고, [스탠 바이 미]로 큰 주목을 받은 뒤 더 무서운 작품을 후속으로 만들지 않을 수 없었다. (힌트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 있다 — 크리스털이 잠깐 들춰보는 하드커버 책을 보라.) 킹의 ‘작가 감금 악몽’은 두 배우의 완벽하게 조율된 명연기로 한층 격을 높인다. 오스카를 안겨준 캐시 베이츠의 광적인 팬 연기와, 침대에 묶인 작가를 연기한 제임스 칸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제임스 칸은 재기의 기회가 필요했던 배우였고, 라이너가 바로 그 기회였다.
[어 퓨 굿맨] (1992)

라이너는 이 팽팽하게 조여진 군사 법정 스릴러로 또 하나의 영화 장르를 정복한 듯 보였고, 이 작품으로 자신의 유일한 아카데미상 후보 지명(작품상)을 받았다. 또한 이 영화로 미국 감독조합, 제작자조합, 골든글로브에서도 후보로 지명됐다. 애런 소킨이 각본을 쓰고 톰 크루즈와 데미 무어가 출연한 이 작품에는, 잭 니콜슨이 폭발적인 연기로 남긴 전설적인 대사 “넌 진실을 감당할 수 없어!”가 있다.
[대통령의 연인] (1995)

대통령이 로맨틱한 주인공이라니? 클린턴 시대에는 그런 설정이 실제로 가능해 보이던 시절이었다. 라이너는 ‘걸어 다니며 대화하는’ 장면과 기지 넘치는 대사로 가득한 소킨의 원안 각본에 따뜻함과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이 온화한 코미디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아내를 잃은 미국 대통령을 연기한 마이클 더글러스와, 설득력 넘치는 환경 로비스트 역의 떠오르는 스타 아네트 베닝을 섬세하게 이끈 연출이다. 오늘날의 분위기에서는 오히려 이질적으로 느껴질 만큼 순진한 낙관을 품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후 강경한 사회·정치적 행동주의자로 널리 알려지게 될 라이너였지만, 그의 영화 속 정치관 역시 그 못지않게 낙관적이었다.
[그녀가 모르는 그녀에 관한 소문] (2005)

[졸업]만큼 사랑받는 영화의 ‘사실상 속편’에 도전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지만, 라이너는 제니퍼 애니스턴이 연기한 한 여성이 자신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찰스 웹의 [졸업] 원작 소설에 영감을 준 실제 모델이라고 믿게 되는 이야기를 부담 없이 풀어낸다. 개봉 당시에는 혹평이 주를 이뤘지만, 지금에 와서는 셜리 맥클레인이 ‘진짜 미세스 로빈슨일지도 모르는’ 여성으로 보여주는 과감한 연기에 힘입어, 관객들이 다시금 그리워할 법한 자신감 넘치는 스튜디오 코미디처럼 보인다.
[Albert Brooks: Defending My Life] (2023)

라이너는 이 다큐멘터리로 코미디언이자 배우, 영화감독인 앨버트 브룩스에게 바치는 헌사를 완성했고, 에미상 후보에도 두 차례 올랐다. 두 사람은 베벌리힐스 고등학교에서 십대 시절 처음 만난 이후 오랜 친구 관계를 이어왔다. 영화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함께하며 나누는 길고 자유로운 대화 형식으로 담겨 있다. 이 작품은 브룩스의 초상이자, 동시에 쇼 비즈니스의 부침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해온 인물로서 라이너만의 독특한 위치와 시선을 자연스럽게 반영한 기록이기도 하다.
추천인 6
댓글 5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