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더 러닝 맨 후기
예쁜봄

제목만 들었을 땐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추격 액션”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막상 보고 나니 완전히 그런 타입의 영화는 아니였어요..
제목 때문에 자연스럽게 숨 돌릴 틈 없이 달리는 영화를 기대했는데,
정작 러닝 액션 자체는 생각보다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쫓고 쫓기는 장면이 없지는 않지만, 한두 번쯤 “와, 이거 하나 보려고 극장 왔다”
싶은 킬 포인트가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더라고요.
초반 게임이 막 시작될 때까지는 속도감도 좋고 긴장감도 꽤 괜찮습니다.
문제는 중반 이후인데, 영화가 점점 선택과 집중을 못 하고 옆길로 새는 느낌이
강해집니다. 사회 풍자, 가족 이야기, 시스템에 대한 저항, 개인의 각성까지
여러 테마를 한꺼번에 붙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영화가 조금씩 흐트러지더라고요.

반대로 장점도 아주 분명합니다.
비주얼과 사운드는 극장 스케일로는 분명 합격이에요.
폭발 장면이나 건물이 무너지는 씬, 쇼 세트를 활용한 미장센은
“아, 제작비는 확실히 때려 넣었구나” 싶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큰 화면에서 보면 공간감이 꽤 잘 살아나서, 집에서 OTT로 보기엔 아까운
타입의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반부에 흐르는 음악도 인상적이었어요. 어디선가 들어본 동요 같은 멜로디를
비틀어서 리메이크한 듯한 느낌인데, 그 익숙함과 기묘함이 섞이면서
오프닝부터 분위기를 단번에 잡아줍니다.
그래서 초반에 더 기대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는 단점 투성이 인게
이 더 러닝 맨 이라는 영화가 그리려는 세계는 사회적 계급이 뚜렷하고,
폭력과 감시, 통제가 일상이 된 디스토피아입니다.
여기에 자극적인 서바이벌 쇼를 얹어서, “폭력을 소비하는 대중”과
“그걸 이용하는 권력”을 비틀어 보려는 의도가 꽤 뚜렷합니다.
이 기본 설정 자체는 나쁘지 않고, 즐기기에도 충분히 흥미로운 장치예요.
문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면서입니다. 권력과 체제 비판,
가족애, 생존을 위한 의지, 영웅으로 추앙받는 개인, 혁명 서사까지
몽땅 다 담으려 보니 영화 안에서 메시지가 계속 쏟아지는 느낌이 됩니다.
편집도 점점 갈피를 못 잡고, 전개는 뜨거운데 정작 긴박감은 떨어지고,
어느 순간부터는 영화가 관객이 아니라 자체 상영 시간에 쫓기는 느낌마저 들었어요.
설교조에 가까운 대사와 감정 과잉의 전개가 이어지면서, “생존 게임”이라기보다
사회에 대한 메세지 전달에 가까운 영화로 가버리거든요.
너무 이것저것 밀어붙이다 보니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고 느꼈습니다.
그 덕분에 정작 중요한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다 빠져버렸어요
주인공은 분노와 저항을 한 몸에 안고 뛰는 캐릭터라 기본 골격은 좋습니다.
다만 주변 인물들이 그만큼 잘 따라와 주지 못합니다.
특히 중후반에 등장해 비중 있게 소비되는 몇몇 캐릭터들은,
캐릭터 설계가 너무 헐겁습니다 재빠르게 퇴장해버리는 느낌이
너무강해요 초반에 포스를 풍기던 등장인물도 후반부분에서 무너져버리는게
너무 급하게 처리하려는게 보였습니다.
포스를 강하게 보여줬던 최종보스도 너무 허무하게 무너져 버리고
뭔가 담고 있을거 같은 진행자도 너무 알맹이가 없는 느낌이였습니다.
헌터의 서사도 텅텅비어있구요 빌런의 매력도가 너무없습니다.
정리 – 기대치는 조금 많이 낮추자
제목에서 떠올릴 법한 숨 돌릴 틈 없는 “러닝 액션 영화”는 아니다
대신 화려한 비주얼과 폭발, 사운드, BGM 덕분에 극장 스케일은 확실히 챙겼다
사회 풍자와 메시지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너무 많은 걸 욕심내다 보니 서사가
산만해진 편 후반부로 갈수록 긴박감이 떨어지고, 톤이 설교조로 치우치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조건 보셔야 합니다!”라고까지
말하긴 어렵지만, 큰 화면과 좋은 사운드가 갖춰진 극장에서 한 번쯤
볼 가치는 충분한 영화라고 느꼈어요.

디스토피아 서바이벌 장르 자체를 좋아하시고, 화려한 스케일과 사회 풍자 섞인
영화를 찾고 계신다면, 기대치를 약간만 조정하고 관람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사진 출처 시네21
예쁜봄
추천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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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2등 리뷰 잘 봤습니다. 원작 소설이 데스 게임 장르에서 중요한 위치의 작품인데, 영화가 그 위상에 못미쳐서 아쉽습니다
아쉬운부분들이 있군요.
아쉬울것 같아요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