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츠츠미 신이치가 말하는 <여행과 나날>
카란

ㅡ 미야케 쇼 감독이 츠게 요시하루의 원작을 영화화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인상이었나
츠츠미 신이치:
원작을 전부 읽은 건 아니었지만, 츠게 요시하루의 여행기적인 글은 접해온 적이 있다. 흥미로웠던 점은 원래 심은경이 맡은 역할이 남성으로 설정돼 있었다는 사실이다. 감독이 각본을 쓰다 막히는 순간, 심은경을 떠올리자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풀렸다고 하더라. 남성이었다면 그 숙소에 머물지 않았을 텐데, 심은경에게는 ‘어쩔 수 없이 머무를 것 같은’ 설득력이 있었다.
심은경:
츠츠미 신이치가 ‘벤조’ 역을 맡는다는 말을 듣고 정말 기뻤다. 언젠가 다시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촬영 전에는 긴장도 됐지만, 첫날 리허설에서 대본을 함께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긴장이 풀렸다. 끝까지 안정적으로 촬영할 수 있었던 건 전부 츠츠미 신이치 덕분이다.
ㅡ 이와 벤조의 어색하면서도 리듬감 있는 호흡이 인상적이었다

심은경:
촬영 전에 별도의 리딩은 없었다.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감정이 중요했다. 두 인물은 익숙하지 않은 거리감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그 균형을 계속 고민했다. 후반부에는 즉흥 연기도 많았는데, 미리 맞춘 적 없이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말들이었다. 긴장하지 않고 연기할 수 있었던 건 감독과 츠츠미 신이치가 만들어준 현장 분위기 덕분이다.
츠츠미 신이치:
미야케 쇼 감독의 팀은 굉장히 프로페셔널하지만 불필요한 압박을 주지 않는다. 미술과 공간이 연기를 자연스럽게 도와주고, 배우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첫 대화 장면은 관계상 거리감이 있어야 했지만, 연기 자체는 정말 즐거웠다.
심은경:
정말 만담 같았다.
츠츠미 신이치:
재미있다 보니 오히려 감독이 “두 사람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졌다”며 재촬영을 제안했다. 현장에서 대사를 함께 줄이고, 다시 거리를 조정해 촬영했다.
ㅡ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
심은경:
각본이다. 이 작품은 처음 읽고 ‘이건 내 이야기 같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강하게 다가왔다. 이전에 미야케 쇼 감독을 만난 적은 있었지만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는데, 그럼에도 내 마음을 이렇게 그려줬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감독의 영화는 특별한 인물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주인공인 영화라고 느낀다.
츠츠미 신이치:
나 역시 기본은 각본이다. 장르에 큰 제한은 없고, 그 시기에 내가 흥미를 느끼는 것, 혹은 아직 해보지 않은 것에 끌린다. 같은 것을 반복하면 지루해지고, 다른 작업을 하고 나서 다시 돌아오고 싶어지기도 한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ㅡ 벤조라는 인물의 생활감 있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츠츠미 신이치:
코골이나 생활적인 행동들은 원래 각본에 있었다. 사실 촬영 중엔 정말로 잠든 적도 있다. 세트가 매우 추웠고, 오래된 이불이 묘하게 편안했다. 일부 장면은 연기라기보다 실제 상태였다.
심은경:
완전 리얼 연기라고 생각했다.
ㅡ 서로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심은경: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정말 좋아한다. 여러 번 극장에서 봤다. 또 최신작 <어쩔수가없다>도 추천하고 싶다. 사회의 문제를 블랙 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이다.
츠츠미 신이치:
오즈 야스지로, 나루세 미키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작품을 자주 본다. 특히 <이키루>(1952)는 여전히 추천하고 싶다.
ㅡ <여행과 나날>의 정서가 고전 일본 영화와 닮아 있다는 평에 대해
츠츠미 신이치:
맞다. 풍경만으로 인물의 삶이 설명되는 장면들이 있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관객이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는 힘이 있다. 하루 종일 찍어도 잡기 힘든 순간들이 기적처럼 카메라에 담겼다.
ㅡ 지금 배우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츠츠미 신이치:
젊었을 땐 작품을 지나치게 가렸다. 지금은 일정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도전하려 한다. 다만 무대는 여전히 중요하다. 같은 작품도 매회 다르기 때문이다.
심은경:
항상 진지하게 준비하는 것이다. 대사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사전에 충분히 연습하고 감독과 대화한다. 촬영 전에는 감독과 이메일로 캐릭터와 영화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고, 무성영화와 찰리 채플린 영화도 참고로 봤다.
추천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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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봐야겠어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