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없는 스칼렛> 호소다 마모루 ― 죽음 이후의 세계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카란

■ 생과 죽음이 만나는 공간을 어떻게 만들었는가
― 작품 속 ‘죽은 자의 나라’와 그 여정은 감독님의 죽음관이 반영된 결과인가요?
처음에는 이렇게 큰 ‘생과 죽음’의 테마로 갈 줄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돌아보면 이전 작품들에서도 계속 이 질문을 다뤄왔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그 관심이 더 큰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 셈입니다.
이 세계를 그리게 된 계기 중 하나는 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코로나 감염으로 입원했을 때 “일주일 후 좋아질 수도, 악화될 수도 있다”는 설명을 들었는데, 그 말이 주는 감각이 마치 생사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하더군요. 다행히 회복했지만, 그때의 체험은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의료진의 헌신이었습니다. 방호복에 가려 얼굴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진심이 묻어나는 태도로 저를 돌봐주셨죠. 그 ‘타인을 돕는 본능’ 같은 것이 깊이 와닿았습니다. 작품 속 히지리를 간호사로 설정하게 된 것도 그 경험에서 비롯됐습니다.
반대로 주인공 스칼렛은 복수와 상처에 집중하는 현실주의자입니다. 이상을 좇는 히지리와 현실을 마주한 스칼렛이 함께 여행하면서 작품에 층위가 생기도록 구성했습니다. 이 둘의 대비가 <끝이 없는 스칼렛>의 핵심 테마라고 생각합니다.
■ 죽음 이후의 세계를 그리기 위한 실마리
― 지옥이나 사후 세계의 공간은 어떤 기준으로 디자인했나요?
일본 미술 연구가의 말이 큰 힌트가 되었습니다.
“중세 지옥도는 지옥을 그린 듯 보이지만, 사실은 현세의 고통을 상징한다”
전쟁이나 분쟁을 ‘지옥 같다’고 표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결국 ‘지옥’은 이미 우리가 사는 세계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후 세계를 지나치게 환상적으로 그리기보다는, 현실을 연장한 공간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요르단과 이스라엘로 로케이션을 떠났습니다. 종교적 세계관의 원점이 그곳에 있고, 황량한 모래와 바위, 거친 대지가 갖는 기운이 사후 세계를 구축하는 데 큰 영감을 줬습니다. 방문 직후 분쟁이 발생해 출입이 금지될 정도로, 정말 아슬아슬한 타이밍의 여행이기도 했습니다.
그곳에서 본 풍경들이 영화의 세계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흐려지는 경험이었고, 그 흐릿함이 작품의 사후 세계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생각합니다.
■ 일본의 산악 신앙과 감독이 어린 시절부터 마음속에 품어온 고향의 풍경
― 영화 속 풍경에 일본 산악 신앙이나 감독님의 고향 이미지가 반영되었나요?
확실히 영향을 받았습니다. 작품 속 화산 가스와 기묘한 지형들은 제 고향 도야마의 ‘타테야마 지옥계곡’에서 본 풍경과 맞닿아 있습니다. 타테야마는 산악 신앙에서 오래전부터 ‘지옥의 초입’으로 묘사됐고, 관련 지옥도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실제 장소를 그대로 그린 것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보아온 풍경이 제 안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아 있었고, 그것이 결국 작품의 세계관 일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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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고르고님이 쓰신 글 보면 자세히 나와용ㅎㅎㅎ
https://extmovie.com/movietalk/93467927
생과사 이런거 나와서 좀 불안하긴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