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을 보고서 짧은 리뷰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님의 영화를 극장에서 처음 접한 것은 미믹이었습니다.
대학교 2학년때 쯤 겨울에 본 작품이었고, 그때는 감독님의 진가를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크리처물로만 여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후 판의 미로를 보았을 때, 감독님의 작품 세계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잔혹하지만 동화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드는 감독,
그의 영화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크리처나 몬스터들은
언제나 인간보다 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존재로 느껴졌습니다.
감독님은 늘 그런 동화만을 만드는 분은 아닙니다.
블레이드, 퍼시픽 림, 나이트메어 앨리 같은 작품에서는
전혀 다른 장르에서도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님의 가장 빛나는 작품들은
역시 잔혹한 동화의 세계에서 탄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프랑켄슈타인 역시 그러했습니다.
2시간 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소설 속 삽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미술과 미장센,
의상과 분위기,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영화는 빅터와 그의 피조물의 이야기로 나뉜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영화적으로 매우 훌륭했습니다.
만약 두 인물의 이야기가 단순히 교차하는 구조였다면
피조물에 대한 몰입도나 빅터에 대한 공감이 희석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감독님은 빅터의 어린 시절을 세밀하게 다룸으로써,
그가 피조물에게 아버지의 모습을 투영하려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이 설정은 후반부 빅터와 피조물이 다시 만나는 순간에
깊은 감정의 울림으로 이어집니다.
피조물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2부는 마치 한 권의 명작 동화를 보는 듯했습니다.
자연과의 교감, 한 노인과의 우정, 책을 통해 인생을 배우는 과정,
늑대들과의 결투, 인간의 의심으로 인한 비극적인 죽음까지
그 안에는 인간사의 모든 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괴물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참혹하면서도 순수했습니다.
마지막에 빅터와 피조물이 조우하는 장면에서
이야기의 모든 흐름이 한순간에 닫히며, 한 편의 대서사시가 완성됩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마치 한 권의 고전 소설을 완독한 듯한
충만함과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헐리우드에서는 종종 이 피조물을 액션이나 호러 장르로 소비하지만,
이번 작품만큼은 그렇게 소모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님은 괴물의 형상을 빌려
오히려 인간의 마음을 이야기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극장에서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그의 세계는 여전히 잔혹하면서도 눈부셨습니다.
총평하자면, 델 토로 감독님은 괴물을 통해 인간을 비추는 이야기꾼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은 감독님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가장 인간적인 괴물의 초상으로 남을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추천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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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토로 감독 작품 거의 초기작부터 보셨네요.^^
전 크로노스.. 별 기대 없이 보다가 깜짝 놀랐던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