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니아> 감독과 작가 인터뷰
MJ

인간성의 폭: 요르고스 란티모스 & 윌 트레이시가 말하는 <부고니아>
2025년 10월 24일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
“부고니아”가 지금까지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가장 암울한 영화라고 말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 그리스 감독은 첫 영화인 <키네타>부터 인간의 가장 어두운 충동들로부터 드라마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부고니아>는 대형 제약회사의 CEO 미셸 풀러(엠마 스톤)를 재빠르게 납치하는 테디(제시 플레먼스)와 사촌 도니(에이든 델비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인터넷의 어두운 구석을 탐색하고, 음모론을 꾸준히 받아들이며, 스스로 “조사”까지 해온 테디는 미셸이 안드로메다 종족의 외계인이며, 권력의 자리를 이용해 인류의 파멸을 앞당기고 있다고 확신한다.
미셀을 고문해 정보를 얻어 안드로메다의 모선에 접근하려는 과정에서, 테디는 “우리는 지구를 다시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구하고 있는 거야.”라고 믿는다.
영화 내내, 테디와 도니가 실제로 거대한 음모를 발견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삶의 고통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 단순히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질문들은 꿀벌들처럼 머릿속을 윙윙거리며 맴돈다. “말기 자본주의가 우리의 선택지를 제한했을 때, 얼마나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가?”
“폭력은 우리의 분노를 담기에 적절한 그릇인가?”
“우리는 세상을 얼마나 탓할 수 있는가?”
결말에 이르기까지 <부고니아>는 인류가 물려받을 자격이 있는 유일한 것은 바로 ‘자기 파멸’이라고 주장한다.
란티모스는 이번에도, 이 우울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자신의 냉소적인 성향을 한 치도 버리지 않는다. 가장 평범하고 일상적인 장면들(주로 너덜너덜한 플레먼스가 집과 철물점 사이를 미친 듯이 자전거로 오가는 모습)은, <가여운 것들(Poor Things)>에서 돌아온 저스킨 펜드릭스가 제공한 과장된 오페라풍의 음악과 결합되어, 그때와 같은 광기 어린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또한 와이드샷의 사용은 마치 무언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으며, 납치하기 위해 회사 사무실의 그림자나 방치된 수풀, 벗겨진 벽지 뒤편에 숨어 기다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영화의 제목조차도 ‘허위 정보’라는 핵심 개념을 암시한다. 벌이 썩어가는 송아지의 사체에서 생겨난다고 믿었던 그리스의 전통적 신앙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죽은 동물 속에 깃드는 것은 벌이 아니라 황금빛과 검은색을 띠는 등애(dron fly)이며, 그래서 사람들이 벌로 착각했던 것이다.
<부고니아>는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끝없이 추측하게 만들도록 설계된 영화이며, 제작진에게는 더 나은 서사를 갈망하게 만드는 작품이 되길 바랐다. “테디는 우리 중 많은 사람들처럼, 권력자들에게서 진실된 더 나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인물이다.”라고 시나리오 작가 윌 트레이시는 테디의 분노에 대해 언급했다.
줌 인터뷰를 통해 란티모스와 트레이시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한국 영화 몇 편에 대해 이야기했고, 사람들이 종종 길을 잃는 이야기들의 ‘관리자’로서 자신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리고 영화의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결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공유했다.
이 인터뷰는 명확성을 위해 편집 및 요약되었으며,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다.

“부고니아”가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 영화가 두 분의 영화 인생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궁금합니다. 예술가로서 형성 과정에 의미 있는 작품들이 있었나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재미있는 점은, 저는 장준환 감독의 영화를 몰랐다는 겁니다. 저에게는 아주 좋은 일이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아리 애스터와 라스 크누드센이 윌과 함께 개발한 훌륭한 각본을 받으며 이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이죠. 선물이자, 완전히 백지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그런데 윌, 당신은 어땠나요?
윌 트레이시: 아리 애스터가 아마 저보다 훨씬 더 잘 대답할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원작 영화의 전제에서, 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새롭고 다른 종류의 영화로 각색할 만한 요소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저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이었고, 우리가 <기생충>에 황금종려상을 수여했어요.
윌 트레이시: 그렇죠, 바로 그거네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정말 훌륭한 영화였어요. 우리 모두가 사랑했고,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바로 결정됐습니다.
윌 트레이시: <버닝>, <살인의 추억>… 최근의 한국 영화 중에도 제가 사랑하는 작품이 정말 많아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저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도 꼽고 싶습니다.
“부고니아”는 언어의 붕괴, 그리고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어떻게 단어의 정의에 의해 형성되는지, 또 그 단어들이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송곳니>를 가장 떠올리게 했습니다. 이런 주제에 계속 끌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어떤 이야기를 하든, 항상 인간이 자신이나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본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인물들을 한계까지 밀어붙이고, 인간과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더 깊은 진실을 드러낼 수 있는 구조와 상황을 만들려고 합니다. 분명 언어는 그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고, 언급한 이유 그대로, 사람들은 같은 단어를 사용해도 서로 다른 의미로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단어를 소비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의미가 점점 더 추상적으로 변하죠.
우리는 경찰관 케이시(스타브로스 할키아스)와 테디가 등장하는 장면들에서 의미의 붕괴를 보게 됩니다. 두 사람은 실제로 일어난 일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주변을 맴돕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케이시가 하는 대사는 “무슨 일이 있었든 미안해”쯤의 의미에 가까워요. 일어난 일을 명시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것은 각본에서 수정된 부분이었죠.
그런 의미에서, 두 분이 이야기꾼으로서 자신들의 플랫폼을 어떻게 관리하고 책임지는지 궁금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적어도 첫 관람에서는—테디를 망상에 빠진 인물로, 자신의 삶의 진짜 고통에서 도피하기 위해 복잡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사람으로 여겼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영화의 그림자 속에서 자신을 마비시키거나, 산만하게 하거나, 숨기기도 합니다. 이 매체의 창조자로서 두 분은 자신이 가진 힘에 대해 되돌아보시나요?
윌 트레이시: 그건 생각해보지 못했네요. 바라는 것은 이 영화가 어떤 해답을 다 가지고 있는 듯한, 규범적인 영화로 느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테디의 경우,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사람이지만, 그게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우리 중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권력을 가진 이들로부터 진실된 더 나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인물이죠.

테디와 미셸이 지하실에서 말다툼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때 미셸이 “대화”를 하자고 제안하자, 테디가 날카롭게 맞받아치죠. 아마도 그 장면은 제가 수없이 읽었던 기사들—예를 들어 '보편적 의료보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같은 제목의 글들—에서 받은 감정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사람들은 말을 많이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대화”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고, 행동하지 않는 것마저 일부가 됩니다. 그건 테디처럼 덜 유리한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는 매우 혼란스럽고 우울한 일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계속 말만 하는 시스템에 의해 학대받은 거예요 — 아니면 적어도, 도움이 되는 어떤 일도 하지 않는 시스템에 의해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제 영화 제작 방식에서, 이야기를 구성할 때 저는 항상 관객이 스스로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는 여지를 남기려 합니다. 줄거리든, 인물의 동기나 배경이든 말이죠. 당신이 방금 질문하기 전까지는 의식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지만, 묘하게도 <부고니아>는 관객이 그런 참여를 시도하기에 딱 맞는 영화예요. 이 영화는 서로의 세계관을 설득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니까요. 등장인물들의 여러 층이 드러날수록, 상황마다 누가 믿을 만한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계속 탐색하게 되죠. ‘책임감(stewardship)’에 대해 물었을 때, 제가 만든 구조는 관객이 아주 개인적인 방식으로 몰입하고, 자신의 짐을 영화 속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허락합니다. 이야기 안으로 들어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서사의 상황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도록 초대하는 것이죠.
마지막 시퀀스에 포함하고 싶었던 장면들을 구성할 때,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처음부터 핵심은 ‘친밀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포함시킬 수 있었던 장면들은 수천 개도 넘었어요.
줄이는 일이 정말 어려웠죠. 촬영을 마친 후에도, 더 추가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계속 떠올랐어요. 실용적인 문제였어요 — 포함하고 촬영할 수 있는 장면의 수가 한정되어 있었으니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목표는 거대한 기념물이나 광활한 풍경을 통해 세상을 보여주는 흔한 클리셰를 피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장면들도 일부 있지만, 아주 특정한 방식으로 다뤄졌죠. 제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인간성의 폭’이었습니다 — 잃어버린 좋은 것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함께 사라진 나쁜 것들이 무엇인지를요.
https://www.rogerebert.com/interviews/bugonia-interview-2025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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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나눠진 건지. 중간에 툭 끊어지는 느낌이네요.^^;
암튼 잘 봤습니다. 란티모스 감독이 칸 심사위원으로서 기생충 신드롬에 일조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