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러닝 맨] 에드가 라이트 Variety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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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러닝 맨] 에드가 라이트, 지금까지 가장 비싼 영화 연출에 대해 —
벌거벗은 글렌 파월을 영하의 추위 속에서 촬영한 이야기, 그리고 스티븐 킹의 승인까지
글렌 파월은 수건 하나만 두른 채, 영하의 불가리아에서 8층 높이의 로프에 매달려 있다. 그 아래에서는 두꺼운 파카를 입은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에스프레소를 홀짝이며 그 모습을 지켜본다.
때는 2월, 라이트의 커리어 중 가장 길고, 가장 비싸며, 단연코 가장 추운 촬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며칠 전 내린 눈보라가 나라 전체를 뒤덮었고, 스티븐 킹의 디스토피아 소설을 각색한 영화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게임쇼 참가자 역을 맡은 파월은, 곧 다가올 촬영 장면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장면에서 그의 캐릭터는 살인 사냥꾼들을 피하기 위해 호텔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옷 한 조각 걸치지 않은 채 건물 외벽을 타고 내려와야 했다.
“영화 속 영원한 영광을 위한 일시적 고통일 뿐이에요.” 파월은 농담처럼 말했다.
라이트는 [뜨거운 녀석들], [베이비 드라이버]처럼 장르를 비틀며 독특한 리듬으로 전개되는 영화들로 컬트적 인기를 얻어온 감독이다. 그는 액션 장면의 안무를 정교하게 계산하고, 완벽한 샷을 얻기 위해 집착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카메라는 파월에게 바짝 붙어 있고, 그는 30분 동안 하네스에 매달린 채 촬영 재세팅을 기다린다. 51세의 라이트는 브루스 윌리스가 [다이 하드]에서 견뎌낸 고통에 경의를 표하듯, 존 맥클레인이 맨발로 마천루를 누비던 그 장면을 한층 더 극단적인 방식 — 더 적은 옷차림으로 — 재해석하고 싶었다.
불가리아가 그렇게 춥다면, 스코틀랜드는 그보다 더 혹독했다. “다리는 감각이 사라진 것 같았어요.” 라이트가 말한다. “겹겹이 껴입었는데도, 글래스고의 추위는 교묘하게 파고드는 냉기였죠. 다시 따뜻해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8개월 후, 라이트는 뉴욕에서 이례적으로 따뜻한 가을날을 즐기고 있다. 파라마운트가 배급하는 [더 러닝 맨] 개봉일(11월 14일)을 5주 앞둔 시점이다. 그는 뉴욕 코믹콘 무대 패널이 끝난 뒤, 영화 이야기를 들으려 몰려든 수백 명의 팬들에게 사인과 셀피를 해주느라 바빴다. 코믹콘은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좀비 무리를 연상케 하는 코스튬 팬들로 가득한 혼돈의 현장이다. 그 바로 위층에서 난리가 나 있는 동안, 라이트는 미로 같은 통로 끝에 있는 조용한 대기실에 틀어박혀 있다. 거긴 마치 ‘너드 종말’에 대비하듯, 페이스트리와 생수로 가득 채워져 있다.
스티븐 킹은 1982년에 이 액션 어드벤처 소설을 썼다. 소셜미디어가 세상을 장악하기 훨씬 전이었고, 역설적이게도 그 작품은 ‘현실쇼 문화’와 전체주의를 풍자하며 2025년을 배경으로 설정했다. 한때는 어둡고 먼 미래처럼 보였던 이야기가, 지금의 혼란스러운 현실과 기묘하게 닮아 있다.
라이트에게 이 영화는, 1987년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테스토스테론 넘치는 액션 스릴러로 각색된 작품에 자신만의 색깔을 더할 기회였다.
그의 버전에서 세상은 지옥도 같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쇼는 ‘더 러닝 맨’이라는 이름의 게임이며, 전국적 인간 사냥에서 30일 동안 살아남으면 상금 10억 달러를 얻는다. 2등에게는 상금이 없다 — 오직 끔찍한 죽음뿐이다. 라이트는 이 악몽 같은 설정 속에서도 인간적인 면을 놓치지 않으며, 자신만의 화려한 액션 연출을 펼쳐 보인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주인공 벤 리처즈의 재해석이 있다. 슈워제네거의 근육질 살인 기계와 달리, 파월이 연기하는 리처즈는 병든 아이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에 뛰어드는 절박한 아버지다.
“우린 그날 밤 내내 자연의 한가운데서 촬영했어요.” 파월이 회상한다. “에드가(라이트)는 그 장면이 잔혹하게 느껴지길 원했죠.”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 파월은 라이트 감독에게 어떤 고된 조건이라도 견딜 준비가 되어 있다고 확신시켰다.
“감독님께 이렇게 말했어요. ‘저만큼 열심히 일할 배우는 없을 겁니다.’” 파월은 웃으며 회상한다. “‘감독님이 원하는 영화를 위해서라면 제 몸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라이트는 영국 남부에서 예술가 부모 밑에서 자랐다. 십대 시절, 그는 형 오스카와 함께 스티븐 킹의 [나이트 시프트], [살렘스 롯], [그것]을 서로 돌려 읽으며 킹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지금도 그때 읽던 낡은 페이퍼백 — 갈라진 책등과 접힌 페이지들 — 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킹의 작품을 읽은 건 제게 결정적인 경험이었어요.” 라이트가 말한다. “그건 처음으로 ‘어른들의 이야기’를 읽은 순간이었죠. 킹의 소설은 단순한 공포를 넘어서요. 태도와 세계관, 유머가 함께 있죠.”
2017년, 라이트는 트위터에 “리메이크할 수 있다면 [더 러닝 맨]을 하고 싶다”고 썼다. 여덟 해가 지난 지금, 그 꿈이 현실이 되었지만 그는 이번 작품을 폴 마이클 글레이저 감독의 영화 리메이크로 보지 않는다. 스티븐 킹의 어두운 원작 소설에 훨씬 더 가까운 ‘새로운 각색’이라는 것이다.
“그 영화([런닝맨](1987))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에요.” 라이트가 설명한다. “이번 건 완전히 새로운 각색입니다. 예를 들어, [황야의 무법자]는 [요짐보]의 멋진 재해석이죠. 또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플라이]도 50년대 원작과는 전혀 다른 접근을 했어요. 같은 원작에서 완전히 다른 두 영화를 만든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죠.”
‘전혀 다른’ 접근은 라이트의 커리어를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는 2004년 [새벽의 황당한 저주]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조지 로메로식 좀비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 버디 코미디였고, 주연을 맡은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는 이후 라이트와 절친이 되어 [뜨거운 녀석들]과 [지구가 끝장 나는 날]까지 함께했다.
이 세 작품은 각각 버디 액션, 외계 침공물 등의 장르를 영국식 유머와 풍자로 비틀며 컬트적 인기를 얻었다. 라이트는 금세 미국의 영화광 감독들 사이에서도 열렬한 팬층을 형성했다.
“피터 잭슨, 쿠엔틴 타란티노, 샘 레이미는 에드가에게서 자기 모습을 봤어요.” 사이먼 페그가 말한다. “에드가는 영화 백과사전 같은 사람이거든요. 그 점이 그들의 영화적 뿌리와 닿아 있었죠.”
라이트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그는 점점 더 큰 스튜디오로부터 대형 예산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비전은 언제나 헐리우드의 전통적인 시스템과 꼭 맞아떨어지지는 않았다.
[스콧 필그림]은 비디오게임 감성을 바탕으로 한 야심찬 로맨틱 코미디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지만, 특수효과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 제작비가 약 9천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관객의 반응은 냉담했고, 전 세계 흥행 수익은 5,170만 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라이트에게 더 큰 좌절은 마블의 [앤트맨] 프로젝트였다. 그는 이 영화를 무려 8년 동안 준비했지만, 자신이 구상한 독창적인 비전이 디즈니의 ‘공장형 히어로 무비’ 방식과 충돌하면서 결국 프로젝트가 무산됐다. 라이트는 기존 히어로 영화의 틀을 벗어난 대담한 시도를 하고자 했지만, [어벤져스]가 흥행 신화를 쓰면서 스튜디오는 보다 안전한 선택을 택했다.
“그때는 정말 흥분됐죠. 자기만의 색깔을 담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라이트가 말한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제로 제작에 들어가기까지, 프랜차이즈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어요. ‘하우스 스타일’이 생겨버린 거죠. 내가 그 프로젝트에 끌렸던 이유가 사라졌어요.”
그 후 2017년, [베이비 드라이버]가 라이트에게 부활의 발판이 되었다. 사회성 부족한 탈주 드라이버를 그린 이 작품은 소니 픽처스 배급으로 전 세계 2억 2,7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라이트가 스튜디오 시스템 안에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어서 내놓은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스윙잉 런던’과 로만 폴란스키풍 호러에 대한 오마주였지만, 2021년 팬데믹 한복판에 개봉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 영화 홍보는 정말 아쉬웠어요. 모든 인터뷰가 Zoom으로 진행됐거든요.” 라이트가 말한다. “팬데믹은 누구에게도 좋은 시기가 아니었고, 극장에도 재앙이었죠.”
[더 러닝 맨]은 라이트가 오랜만에 극장으로 돌아온 대형 상업 영화이자,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킹이라는 강력한 브랜드와 상승세에 있는 글렌 파월의 스타성에도 불구하고, 1억 1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영화는 결코 ‘안전한 승부수’가 아니다.
최근 들어 성인 관객을 겨냥한 R등급 액션 영화들이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나 로버트 패틴슨(미키 17) 같은 톱스타가 출연해도 — 흥행에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화 속 세계는 분열된 정치 상황을 적나라하게 반영한다. 과연 관객들은 자신의 현실을 비추는 디스토피아를 보기 위해 기꺼이 표를 살까?
“우린 지금 [더 러닝 맨] 속 세상과 거의 맞닿아 있어요. 단지 실제로 사람이 죽지 않을 뿐이죠.” 라이트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한다.
“상황이 더 어두워질 시점을 예측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런 날이 절대 오지 않길 바랄 뿐이에요.”
할리우드의 많은 이들이 지금, AI가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을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주제는 [더 러닝 맨]의 핵심에도 자리 잡고 있다. 영화는 AI가 어떻게 여론을 조작하고 대중을 통제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라이트가 코믹콘 무대에 오르기 며칠 전, 업계는 또 다른 뉴스로 들끓었다.
‘틸리 노우드’라는 이름의 AI 여배우가 실제 에이전시들로부터 “소속 계약” 제안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그녀의 창작자들은 틸리를 “다음 스칼렛 요한슨”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내세웠다.
“AI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죠.” 라이트가 말한다. “이미 치약을 짜버린 셈이에요. 다시 튜브 안에 넣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그 틸리 노우드 사건을 보고 생각했어요 — ‘존재하지도 않는 배우에게 누가 설레겠어?’라고요.”
라이트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들썩이며 신나게 이야기한다. 그는 막 런던에서 뉴욕으로 오는 야간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지만, [더 러닝 맨] 패널 토크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듯 에너지가 넘친다.
뉴욕에 오니, 2004년의 첫 코믹콘이 떠올랐다고 한다. 당시 그는 사이먼 페그와 함께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홍보 중이었다.
“그땐 아무도 우리가 누군지 몰라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죠.” 라이트가 웃으며 말한다.
이제 그는 3,000명의 팬이 운집한 패널의 주인공이다. 그에게 열광하는 영화 팬들 앞에서 라이트는 분명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지만, 그 본질은 여전히 ‘영화광’ 그 자체다.
그날 아침, 라이트는 스티븐 킹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가장 영국적인 방식으로, 아주 공손하게,” 자신이 코믹콘에서 ‘킹이 내 [더 러닝 맨]을 좋아했다’고 말해도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잠시 후 도착한 킹의 답장은 이랬다.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해야지! 팬들이 만족할 만큼은 원작에 충실하고, 나에게 흥미로울 만큼은 새롭더군.”
그 메시지를 읽은 라이트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이 정도면 충분하죠.” 그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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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니 더 기대되네요. 스티븐 킹도 좋아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