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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Guardian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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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 기예르모 델 토로, 고전을 괴물처럼 아름다운 멜로드라마로 되살리다

오스카 아이삭과 제이컵 엘로디가 자유사상적 해부학자와 피조물로 출연하며, 감독 특유의 시각적 스타일 속에서 메리 셸리의 이야기가 화려하게 재구성된다.

★★★☆☆

기예르모 델 토로는 신체적 괴이함으로 충격을 주는, 인간을 만들기 위한 끔찍하게 부자연스러운 시도를 다루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피노키오>에서 충분히 말한 셈이다. 이제 델 토로는 메리 셸리의 위대한 소설을 새롭게 각색하고 연출한, 장대한 멜로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오스카 아이삭이 해부학자이자 열정적인 자유사상가인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제이컵 엘로디가 피조물을 연기한다. 시대에 뒤떨어진 목 나사나 이마의 두꺼운 상처 따위는 당연히 없고, 보리스 칼로프나 피터 보일, 로버트 드 니로 같은 이전 배우들의 연기와 비교하자면 — 그 모든 장식적인 흉터에도 불구하고 — 이번 작품의 피조물은 지금껏 이 상징적 인물이 지닌 모습 중 가장 ‘매력적’인 쪽에 가깝다.

이 영화는 과학자와 괴물 사이의 서사시적 ‘브로맨스’다. 두 사람 모두 품격 있는 영국식 억양으로 말하는데, 괴물의 목소리에는 <엘리펀트 맨>의 존 허트를 연상시키는 억양이 묻어난다. 영화의 시각 스타일은 완전히 델 토로의 것이며, 다른 누구의 것으로 착각할 수 없다. 섬세하고 정교한 이미지들이 연속적으로 펼쳐지고, 각 장면은 시대양식적 세부 사항들로 미세하게 수놓아져 있다. 심도 있는 초점이지만 동시에 이상하리만치 깊이가 없는 화면은, 첨단 스테인드글라스나 빅토리아 시대 책 속 삽화를 닮았다. 장식적인 아름다움은 원작과 영화 자체에 대한 경외심을 드러내지만, 그 화려함이 오히려 공포의 에너지를 방해한다. 그로테스크한 표현이 다수 있음에도, 이 영화는 결코 ‘배드 테이스트bad taste’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프랑켄슈타인 주제를 다룬 보다 뛰어나고 흥미로운 영화,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가엾은 것들>과는 달리 말이다.

안타깝게도 델 토로는 괴물을 총탄에도 끄떡없는 초자연적 악마에 가깝게 만든다. 다만 델 토로가 서사를 괴물의 시점으로 전환해, 실험실에서 탈출한 후 자신의 경험을 직접 이야기하게 만드는 발상의 기지와 활력은 인정해야 한다. 이 전환은 터무니없지만, 번개처럼 영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한순간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의 빅터는 신경이 예민하고, 잔인한 훈육자였던 아버지(찰스 댄스)에게 학대를 당한다. 아버지는 이름난 의사로, 쉽게 분노하는 성격 때문에 빅터로 하여금 아버지를 뛰어넘고자 하는 욕망을 품게 만든다. 즉, 창조주에게 도전하는 것이다. 젊은 천재로 성장한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전기 자극으로 조립된 시체 부위들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에든버러 의학계를 충격에 빠뜨린다.

불같은 성격의 빅터는 다정한 동생 윌리엄(펠릭스 카머러)의 애정 어린 이해 속에 겨우 용납되고 있다. 그러나 윌리엄의 약혼녀 엘리자베스(미아 고스)에게 끌리며, 엘리자베스는 빅터의 오만함과 본질적인 냉혹함을 간파한다. 엘리자베스의 삼촌 할란더(크리스토프 왈츠)가 등장한다. 부유한 무기 제조업자로, 프랑켄슈타인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겠다고 제안한다. 사실 프로젝트란 전쟁터에서 수습한 한 구의 시체, 즉 처음엔 새 세상에 경이로움을 느끼지만 곧 프랑켄슈타인의 냉담한 조급함에 상처받는, 온순한 거인의 육체를 바탕으로 한 실험이었다.

 

스크린샷 2025-11-04 오전 2.22.11.png.jpg

 

왈츠가 연기한 미스터리하면서도 악의 기운이 서린 반짝이는 눈빛의 신사는, 대가로 “뭔가 작은 부탁 하나쯤 할지도 모른다”고 태연하게 말한다. 불길한 예감이 스친다.

그리고 미아 고스 캐릭터가 여기서 더 많은 역할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느낀다. 존재감은 델 토로의 흥미롭고 과소평가된 대프니 듀 모리에*풍 판타지 영화 <크림슨 피크>에서 미아 바시코브스카가 맡았던 역할과 비슷하다. 고스에게는 훌륭한 장면이 하나 있다. 장난기 어린 코미디 감각이 느껴지는 이 영화 속에서 드물게 코믹한 순간이다. 빅터가 엘리자베스를 몰래 따라 교회에 간 뒤, 신부 측의 고해실에 숨어 들어가 고해를 보는 장면이다. 분노의 죄를 고백한다. 교만한 남자, 대화 중 자신을 도발하는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미워하지만, 동시에 이끌리고 있다는 고백이다. 다른 감독이었다면 이 장면을 좀 더 길게 풀어냈을 테지만, 델 토로는 거의 곧바로 끝낸다. 그럼에도 고스의 등장은 멜로드라마에 숨통을 틔운다.

*대프니 듀 모리에 여사는 영국의 소설가, 극작가이다. 알프레드 히치콕이 감독한 영화 <레베카>와 <새>의 원작자로 알려져 있다.

결국, 피할 수 없이 길고도 비극적인 이야기가 끝날 때쯤 도달하는 질문은 이것이다. 도대체 둘 중 누가 ‘진짜 괴물’인가? 이 고상하고, 궁극적으로는 일종의 성스러운 낭만으로 마무리되는 영화 속에서 그 답은 분명하다 — 둘 다 아니다.

https://www.theguardian.com/film/2025/aug/30/frankenstein-review-guillermo-del-toro-oscar-isaac-jacob-elordi

 

MJ MJ
11 Lv. 11084/12960P

https://blog.naver.com/mongolemong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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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건
아직 관람 전이긴 한데.. 살짝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10:07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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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델 토로가 서사를 괴물의 시점으로 전환해, 실험실에서 탈출한 후 자신의 경험을 직접 이야기하게 만드는 발상의 기지와 활력은 인정해야 한다. 이 전환은 터무니없지만, 번개처럼 영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한순간이기도 하다.

원작소설에서도 상당부분이 괴물 시점에서 서술되는거 생각하면 별로 터무니없는건 아닐거 같은데
영상으로 보기엔 좀 안어울리는 부분이 있어서일까요...
10:51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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