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Hollywood Report 리뷰
MJ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
오스카 아이작과 제이컵 엘로디가 이끄는 감정적으로 강렬한 메리 셸리의 재해석 속에서 델 토로는 공포를 초월하다
미아 고스와 크리스토프 발츠가 함께 출연하며, 넷플릭스를 위한 거대한 규모의 열정 프로젝트에서 델토로는 수십 년간 구상해온 작품을 완성했다.
데이비드 루니 / 2025년 8월 30일
멕시코 출신 판타지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가 ‘크로노스’, ‘악마의 등뼈’, ‘판의 미로’로 등장했을 때부터 마법 주문 같은 작품 전반에는 고딕 공포의 영향이 물결쳐 왔다. 메리 셸리의 불멸의 1818년 소설과의 만남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일이었고, 수없이 많은 영화화가 이미 있어 왔음에도 이번 작품은 마치 번개로 되살아난 듯한 재창조로 느껴진다.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대가의 화려한 재해석은 ‘프랑켄슈타인’의 본질을 기린다. 이 이야기는 순수한 공포라기보다 비극, 로맨스, 그리고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다.
부재하거나 결함 있는 아버지의 존재는 델 토로의 영화들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이며, 이번에는 오만한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꿰매진 신체 조각으로부터 생명을 불어넣은 이름 없는 피조물 사이의 고통스러운 관계 속에서 감정적으로 깊이 다뤄진다.
각각의 역할은 오스카 아이작이 고뇌에 찬 예술가 같은 날선 강도로, 점점 뉘우침에 삼켜지는 거만함으로 연기했고, 제이컵 엘로디는 표현력 풍부한 신체성과 더불어 순수함, 깊은 갈망, 그리고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면서 따라오는 압도적인 공허함으로 두드러진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는 괴물성(monstrosity)이 외모로 정의되는 것인지, 아니면 행위로 규정되는 것인지를 묻는다.
이 영화는 감정적인 힘뿐 아니라 감각적으로도 매혹적인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 촬영감독 댄 라우스텐, 미술감독 타마라 데버렐, 의상 디자이너 케이트 홀리 등 오랜 협업자들의 뛰어난 작업을 통해 구현된 델 토로의 시각적 상상력은 그야말로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과하게 포화된 붉은색과 초록색을 대담하게 사용해 그림자를 태우듯 물들이는 색채 활용은 숨 막힐 만큼 아름답다. 한편으로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가장 황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힐 근육질의 오케스트라 음악이 귀를 매료시킨다.
이 영화는 서곡(Prelude)과 두 개의 파트, ‘빅터의 이야기(Victor’s Tale)’와 ‘피조물의 이야기(The Creature’s Tale)’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목만 봐도 각각의 시점이 드러난다. 이야기는 북극에서 시작된다. 덴마크 선장(라스 미켈센)이 선원들에게 얼음에 갇힌 배를 파내라고 지휘하고 있다. 툰드라 너머에서 보이는 불빛을 조사하러 가다가 부상을 입고 죽기 직전 상태의 빅터(아이작)를 발견한다. 썰매 개들은 멀쩡하지만 나무와 금속으로 된 의족은 ‘악마의 등뼈’ 속 마리사 파레데스의 캐릭터를 직접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영화 전반에 흩뿌려진 델 토로 영화 세계의 여러 반향 중 하나다.
광포한 피조물은 동물 가죽으로 몸을 감싼 거대한 후드 인물로 등장한다. “빅터를 내게 데려와라.”라고 으르렁거리며 자신을 공격하거나 총을 쏘는 선원들을 던져 버리고, 거대한 힘으로 배를 기울인다. 괴물이 총에 맞아 얼음 밑으로 빠져 들어간다. 선장은, 죽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빅터는 피조물은 죽을 수 없으며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 말한다. 다만 자신을 얼음 위에 두고 그곳에서 끝을 맞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빅터는 선장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잃어버린 대저택 같은 농장에서의 어린 시절부터. 프랑스인 어머니는 빅터의 전부였지만, 둘째 아들을 낳다 죽는다. 어린 빅터(크리스천 콘버리)는 냉정하고 엄격한 아버지 리오폴드 프랑켄슈타인(찰스 댄스), 즉 저명한 영국인 의사의 손아귀에 남겨진다. 빅터는 아버지가 어머니의 목숨을 희생시켜 동생을 살려냈다고 의심한다.
시간이 흘러 1855년, 빅터는 왕립의학회에서 죽은 조직을 되살리는 실험을 시연하며 생명과 죽음의 힘을 통제하려는 개념으로 조롱을 받는다. 그러나 부유한 무기상 하인리히 할란더(크리스토프 발츠)는 과학 이상의 이유로 흥미를 보이며 연구를 지원한다.
이즈음 빅터의 ‘금자탑 같은’ 동생 윌리엄(펠릭스 카메러)이 돌아와 하인리히의 조카 엘리자베스(미아 고스)와 약혼 중임을 밝힌다. 날카로운 지성과 과학적 호기심을 지닌 엘리자베스는 단숨에 빅터를 사로잡는다.
고스가 공작새빛 푸른 가운과 깃털 머리장식을 하고 등장하는 장면은 마치 다른 세계의 존재 같다. 모스그린 베일 복장이나 보석 장식의 흰 웨딩드레스 등 의상감독 홀리가 만든 여러 복식으로 동화의 인물처럼 그린다. 공포 영화의 ‘여왕’으로 알려진 고스에게 델 토로는 그 이상을 보았다. 직설적인 지성, 강인한 정신, 그리고 부드러움 속의 강함을 동시에 갖춘 인물로 표현된다.
엘리자베스의 색채감은 피로 붉게 물든 베일을 휘날리며 계단에 선 빅터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비전통적 여성으로, 검은색과 흰색, 붉은색 포인트의 의상을 입은 빅터처럼 시대의 남자들과는 다른 존재다.
영화 전반에는 숨 막히는 비주얼이 이어지며, 특히 스코틀랜드 해안의 외딴 성에 지어진 거대한 실험실 장면이 인상적이다. (거의 모든 세트는 CG가 아닌 실제로 제작되었으며, 덴마크 배 또한 완전한 물리적 구조물이다.) 실험실은 고전적인 ‘광기 어린 과학자의 실험실’을 모티프로 하면서도 델 토로 특유의 대기감으로 세련되게 확장된다. 외벽에는 ‘물은 생명이다(Aqua est vita)’라는 라틴어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폭풍에서 태어난 실험에 걸맞은 상징이다.
빅터는 처음에는 교수형을 앞둔 죄수들의 신체 부위를 사용하지만, 크림 전쟁이 격화되자 전장에서 훨씬 많은 시체를 확보한다. 괴물은 대리석 조각을 잇댄 듯한 육체에 대리석 같은 머리를 가진 모습으로, 옷 대신 붕대로 만든 허리천 하나만 두르고 있다. 엘로디는 어색함과 은근한 우아함, 그리고 ‘셰이프 오브 워터’의 어류 인간을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기운으로 피조물을 표현한다.
피조물은 처음부터 가슴 아플 만큼 연약한 존재로 묘사된다. 물이나 나뭇잎 같은 것에 아기처럼 기뻐한다. 빅터는 자신과 그 창조물을 지키기 위해 사슬로 묶어둔다.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본능적으로 발견하고, 피조물의 인간성을 직감한다.
하지만 빅터는 창조 이후의 일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윌리엄이 묻는 말이 확신을 꿰뚫는다. “그 사람을 구성하는 모든 부분 중 어느 부분이 영혼을 담고 있을까?”
감독 델 토로는 제임스 웨일의 1931년작 ‘프랑켄슈타인’을 큰 영향으로 언급하지만, 1935년 속편 ‘프랑켄슈타인의 신부’에도 영감을 받았다. 이는 ‘피조물의 이야기’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피조물이 성을 탈출해 외딴 농가의 시각장애 노인(데이비드 브래들리)과 함께 지내며 동료를 얻는 기쁨을 맛볼 때, 처음으로 ‘친구’라는 말을 배우며 감동적인 순간을 만든다. 책을 통해 언어와 지식을 배우며 세상을 알아간다.
가장 큰 비극은 ‘아버지와 아들’의 불통이며, 피조물이 겪는 상실의 경험은 비애를 더 깊게 만든다. 빅터의 노트에서 자신이 ‘죽음의 찌꺼기와 쓰레기로 조립된 버려진 존재’임을 알아차릴 때 절망에 잠긴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자신에게 죽음조차 허락되지 않음을 깨닫는 것이다. 사냥꾼에게 맞아 쓰러지면서도 내면에서 “다시 침묵이 돌아왔고, 그 뒤엔 자비 없는 삶이 있었다.”라고 절규한다.
영화의 마지막, 델 토로는 바이런의 시구로 마무리한다. “그렇게 심장은 부서져도 부서진 채로 살아간다.” 피조물이 빅터에게 말한다. “나는 죽을 수도 없고, 홀로 살 수도 없다.” 엘로디의 그윽한 눈은 보리스 칼로프 이후로 느끼지 못했던 깊은 슬픔을 전달한다.
빅터 역의 오스카 아이작 역시 강렬한 감정의 폭을 보여준다. 신의 흉내를 내다 스스로 아픈 아들을 만든 상처 입은 아들, 그 비극적인 거장의 몰락은 피조물의 고통만큼이나 애처롭다.
델 토로의 최고 수준 중 하나로 꼽힐 이번 작품은 희귀할 만큼 아름답고 감정적이며 예술적인 대서사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공개 전 단 3주간 극장 상영을 허용했지만, 이 시각적 향연은 반드시 대형 스크린에서 경험해야 한다.
https://www.hollywoodreporter.com/movies/movie-reviews/frankenstein-review-oscar-isaac-jacob-elordi-netflix-1236351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