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린터 셀: 데스워치> IGN 리뷰
MJ

넷플릭스 <스플린터 셀: 데스워치> 리뷰
샘 피셔가 돌아온 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게임이 그랬듯, 우리는 여전히 더 많은 것을 원한다.
2000년대, 잠입 게임 장르에서 <메탈기어 솔리드>가 ‘코카콜라’였다면, 그에 맞선 ‘펩시’로 활약했던 샘 피셔의 오랜 행보를 모르는 이들이 넷플릭스의 <스플린터 셀: 데스워치>를 시청한다면, 폭력적이고 다소 과장된 액션 속에서도 꽤 매력적인 8부작 첩보 드라마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간 <스플린터 셀>을 사랑해온 팬이라면, 그리고 그 세월의 절반 이상을 새 게임을 기다리며 보낸 이들에게 <데스워치>는 흥미진진하면서도 동시에 살짝 씁쓸한 작품이 될 것이다.
먼저 ‘씁쓸달콤함’ 중 달콤한 부분 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 모든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이끄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맡고 있고, 리브 슈라이버는 게임에서 샘 피셔의 상징적 목소리를 담당했던 마이클 아이언사이드의 훌륭한 대역이 되었다. 전체적으로 리듬감 있게 전개되어, 나는 두 번을 정주행하며 매회 ‘다음 화 보기’를 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
씁쓸한 부분은, 여전히 새 <스플린터 셀> 게임의 소식이 전혀 없다는 사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시점이 너무 미래라서 우리의 냉소적인 첩보 영웅과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에서 온다.
사실, <데스워치>는 가장 최근의 게임인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안나 “그림” 그림스도티르는 미국 정부의 비밀 작전 기관 ‘포스 에셀론(Fourth Echelon)’을 이끌고 있고, 샘 피셔는 폴란드 농장에서 평화로운 은퇴 생활을 하는 중이다. 심지어 첫 에피소드 전체에서 대사는 단 두 줄뿐이다.
이야기는 젊은 요원 지니아 맥케나(커비 하웰-밥티스트)의 작전 실패로 시작한다. 리투아니아에서 구출 임무 중이던 동료 요원이 고문 끝에 이미 사망한 것이다. 분노에 휩싸인 맥케나는, 피셔라면 절대 저지르지 않았을 실수를 하고, 모든 것이 무너진다. 결국 은퇴한 피셔는 원치 않게 다시 음지의 세계로 끌려 들어간다.
첫 번째 에피소드가 끝날 무렵, 완전히 빨려들었고 남은 이야기를 당장 보고 싶어졌다. 무엇보다 데릭 콜스태드(<존 윅> 시리즈의 창작자)가 피셔를 단지 차세대 요원들에게 바통을 넘기기 위해 불러온 것이 아니라, 여전히 중심 인물로 삼았다는 점에 안도감을 느꼈다.
두 번째 에피소드가 끝날 무렵이면 샘 피셔가 이 드라마의 확실한 주인공임이 명백해지고, 그 덕에 시즌 1은 더욱 탄탄해진다.
나에게 <스플린터 셀>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시리즈다. 모든 작품을 100% 완료했고(심지어 PSP용 Splinter Cell Essentials까지), 그래서 나에게 마이클 아이언사이드는 언제나 ‘진짜 샘 피셔’다. 특히 이번의 노년 피셔 역할은 실제로 75세인 아이언사이드가 맡았으면 더 어울렸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제작진은 리브 슈라이버를 선택했고, 놀라울 만큼 훌륭하게 해냈다. 피셔 특유의 건조한 위트, 냉정하지만 인간적인 면모, 그리고 동료, 적, 애견 카이주와의 대화 속에서 묻어나는 강인함 모두를 완벽히 담아냈다. 투박하면서도 단단한 연기는 피셔라는 인물의 정체성을 재현하는 핵심이다. 그의 샘 피셔가 마음에 들고, 시즌 2가 제작된다면 기꺼이 다시 보고 싶다.
그리고 이 작품이 놀라울 정도로 폭력적이라는 점도 언급할 만하다. 게임보다 훨씬 더 잔인하다. 물론 게임에서도 사람을 죽일 수 있었지만, <데스워치>는 그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두개골 옆에 꽂히는 칼, 눈을 찌르는 손가락과 메스, 머리에 총알이 박히는 장면 등 그로테스크한 디테일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이 폭력성은 불필요한 자극이 아니라, 그림자 속을 오가는 첩보원들이 매 순간 ‘생과 사’를 오가는 현실을 체감하게 한다.
스텔스 액션의 핵심인 ‘그림자 속 임무’도 물론 다수 등장한다. 게임 <블랙리스트>의 기준으로 본다면, 맥케나는 ‘유령(Ghost)’ 스타일로, 샘은 ‘팬서(Panther)’ 스타일로 행동하는 셈이다. 8개의 에피소드 동안 꽤 많은 적을 처리하는데, 이는 평소 게임에서 비살상 플레이를 선호하는 나로선 다소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어쨌든, 요원들은 어둠 속에서 멋지게 움직이고, 조용히 상대를 제압하며, 곳곳에서 가젯을 활용한다. 다만 <스플린터 셀> 시리즈의 상징적 장비 — 스티키 쇼커, 스티키 카메라, 혹은 SC-20k 소총 — 는 등장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피셔의 동료 캐릭터들도 개성이 뚜렷하다. 그림은 절대 인내심 없고 신경도 쓰지 않는 강단형 리더, 조는 코펜하겐 본부를 지키며 냉정을 유지하는 든든한 중심축, 썬더는 빠르게 팀에 녹아드는 캐나다 출신 해커, 맥케나는 임무가 사적으로 전환되는 유능한 요원으로 그려진다.
적 측면에서는, 과거 팬들이 기억할 이름인 더글러스 셰틀랜드가 다시 등장한다. 이미 사망했지만, 이번 이야기의 핵심은 딸 다이애나 셰틀랜드가 아버지의 회사 ‘디스플레이스 인터내셔널’을 사설 용병 기업에서 클린테크 기업으로 전환시키며, 전 세계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자나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가 다소 비현실적으로 변하긴 하지만, 게임이 그랬듯 매력의 일부다. 특히 <데스워치>는 시리즈 최고 작품으로 평가받는 <카오스 시어리(Chaos Theory)>의 미션들을 직접 재현하지 않으면서도 은근히 언급한다. 실제로 최종 두 화의 제목은 “카오스 시어리 1부”와 “2부”다. 또한 팬이라면 반가워할 이스터 에그도 있다. 상징적인 삼중렌즈 나이트비전의 점등 소리, 그리고 초대 Xbox 시절 통신음 효과까지 그대로 재현되었다.
다시 이 시리즈의 ‘씁쓸함’으로 돌아가 보자. 이론상, 이 작품을 공동 제작한 유비소프트와 넷플릭스가 과거를 다루는 회상 시즌을 계속 만든다면 애니메이션판 <스플린터 셀>을 오랫동안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이 시리즈가 시작되는 시점상 ‘노년의 샘 피셔’가 앞으로 오래 살아남을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이 시리즈가 곧 끝나거나, 슈라이버의 피셔가 지니아 맥케나에게 바통을 넘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배트맨을 없애고 ‘로빈 시리즈’로 전환하는 셈이니,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전자의 시나리오를 더 가능성 높게 본다. 결국 넷플릭스는 <툼 레이더: 라라 크로프트의 전설>처럼 부진한 작품도 두 시즌만에 끝냈고, 훌륭했던 <캐슬바니아>조차 네 시즌 만에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역사적으로 ‘샘 피셔 자체가 곧 스플린터 셀’이기 때문이다.
https://www.ign.com/articles/netflixs-splinter-cell-deathwatch-review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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