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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 레거시> Hollywood Report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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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트론: 레거시

오랫동안 기다려온 속편은 3D 화면에서는 날카롭게 빛나고, 시각효과와 스토리 면에서 전편을 능가한다 — 물론 그게 아주 대단한 말은 아니다.

​토드 매카시

2010년 12월 7일 오후 10시 12분

거의 30년 만에 탄생한 공식적인 영화 속편이 <트론: 레거시>일까? 디즈니가 이토록 오랫동안 제작을 미룬 데에는 나름 충분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중 첫 번째는 간단히 말해 1982년작 <트론>이 꽤 형편없는 영화였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 작품은 CGI 시대의 출발점으로서 영화사에 각주 정도는 남길 만하다. 하지만 지금 다시 보면, 영화는 너무나 산만하고 대사 또한 신음이 절로 나올 만큼 조잡해서, 다소 건방진 MST3K(‘미스터리 사이언스 시어터 3000’) 식 농담 태도로 보지 않고는 버티기 어렵다.

개봉 당시 12살이던 아이들은 이제 마흔이 되었고, 그 시절의 영화를 비판 없는 향수 속에서 희미하게 기억할 것이다. 아마 이것이 디즈니가 리마스터 블루레이 출시를 내년 초로 미룬 현명한 결정의 이유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최근 몇 주간 남아 있는 전문 비디오 상점들에서도 초기 트론 DVD를 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약간 놀라운 소식은, <트론: 레거시>에는 꽤 멋진 부분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들 대부분은 건축, 실내 디자인, 그리고 첨단 모터 레이싱 기술의 영역에 속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매력적인 보상이다. 제프 브리지스의 두 가지(혹은 셋, 세는 기준에 따라) 버전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래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그럭저럭 괜찮은 것’을 30분쯤은 과하게 즐긴 셈이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속편 역시 무난한 흥행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특히 3D 상영에서는 동적인 액션 장면 연출이 최대의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최고 수준의 SF나 판타지 영화가 거둔 흥행의 지복까지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사실 <트론: 레거시>가 가장 닮아 있는 최근 영화는 워쇼스키 형제의 <스피드 레이서>다. 첨단 기술에 대한 탐닉, 게임형 전투 구도, 기업 지배 구조, 그리고 부자 간의 충성심이라는 테마, 마지막으로 근본적인 유치함까지 — 거의 그대로 겹친다. 그래도 이번 작품의 전제는 좀 더 흥미롭다. 아들을 구출하기 위해, 아버지가 설계했으나 지금은 도플갱어 ‘클루’가 장악한 그리드 세계 속으로 아들이 뛰어들어야 한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리드가 위험한 공간이라는 사실은 곧 밝혀진다. 샘 플린(가렛 헤들런드)은 스물대 후반이 된 지금도 천재 아버지 케빈(제프 브리지스)이 수십 년 전 자신을 버리고 사라진 일에 여전히 화가 나 있다. 복수심 반 장난 반으로 부친의 거대 IT기업 ‘엔컴’을 상대로 정교한 해킹 장난을 치며 살고, 오토바이를 몰고 도심 거리를 질주하며, 세련된 다운타운 라이프를 즐긴다. 그러다 문 닫은 아버지의 옛 오락실로 불려가고, 그곳에서 마침내 아버지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열쇠를 발견한다.

영화는 <오즈의 마법사>에서 회색빛 캔자스가 형형색색의 오즈로 바뀌는 순간을 그대로 흉내 낸다. 상영 24분쯤, 샘이 그리드로 돌입하는 장면에서 영화는 단조로운 2D에서 세련된 3D로 폭발하듯 전환된다. 사실상 ‘사자 우리’ 속으로 던져지듯, 자신의 바이크 실력을 살려야 하는 치명적인 경주에 참가하게 된다. 어둡고 검투사 같은 경기장은 마치 시카고 전체 인구를 수용할 만큼 거대하다. 헤들런드는 눈을 좁히고 “한번 붙어보자”는 표정을 짓는 태도 덕에, 약간은 스티브 맥퀸의 기운을 풍긴다.

레이싱 시퀀스는 영화 전체에서 가장 흥분되는 부분이자, 원작과 비교해 디지털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원작의 경주는 거의 기하학적 실험에 가까웠다. 오토바이들은 마치 어린이용 ‘매직 스케치Etch a Sketch’ 판 위를 움직이듯 달렸고, 상대의 궤적에 부딪혀 폭발했다. 배경은 전혀 없었고, 1차원적 게임을 보는 듯했다.

반면 <트론: 레거시>의 매력은 설계와 디자인에서 확실히 돋보인다. 필립 존슨풍의 유리 구조물이 야간 배경 속에 극적으로 떠 있고, 등장인물의 유니폼과 날렵하게 설계된 오토바이는 조명과 색으로 구분된다 — 그리드의 프로그램들은 주황과 빨강, 외부인들은 파랑과 흰색. 빛의 궤적, 3차원적 트랙의 굴곡, 충돌 시 프로그램이 분해되는 섬광, 그리고 다프트 펑크의 강렬한 전자 사운드가 결합해 완전히 구체화된 액션 세트를 이뤄낸다. 다만 대부분의 참가자가 익명이라는 점이 유일한 약점이다.

잠시 후, 고급 광고 연출 출신의 감독 조지 코신스키와 각본가 에드워드 키티스, 애덤 호로위츠는 이야기의 본론 — 샘과 아버지의 재회, 그리고 케빈 스스로 만든 감옥에서 빠져나올 방법 찾기 — 으로 들어간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케빈은 오랫동안 그리드를 자유롭게 드나들며 실험해 왔지만 결국 프로그램화된 분신이 창조자를 넘어 권력을 차지해 버렸다. 현재 아름다운 전사 쿠오라(올리비아 와일드)와 함께 하얗고 완벽한 공간에 감금되어 있다. 그 집은<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키어 듈리아가 마지막에 머문 우아한 방을 연상시킨다.

권력에 싫증난 클루는 이제 현실 세계로 넘어가기를 열망하며, 즉흥적인 플린 부자가 맞서는 대결 구도를 만들어낸다. 전투기 형태가 조종자의 비행 궤적에 따라 공중에서 형성되는 등 시각효과가 인상적이고, 하얀 턱시도와 지팡이를 든 나이트클럽 쇼맨으로 변신한 마이클 신의 기묘한 연기도 눈에 띄지만, 영화 후반부는 반복되는 대치 장면과 여러 엔딩으로 인해 점점 늘어진다.

수염을 기르고, <크레이지 하트>의 꾀죄죄한 아버지보다 약간 단정한 모습으로 등장한 브리지스는 배우로서 누구나 꿈꾸는 일을 해낸다 — 현실의 나이보다 훨씬 젊은 자신을 설득력 있게 연기하는 것. 1989년 장면 속의 케빈과, 40대 중반의 체격을 가진 클루 모두에서 성공적으로 젊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론: 레거시>의 진정한 ‘유산’은 과학 영화의 새로운 성취가 아니라, 중년 배우들에게 “당신들도 다시 젊은 로맨스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착각을 심어준 작품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https://www.hollywoodreporter.com/movies/movie-reviews/film-review-tron-legacy-56783/

MJ MJ
11 Lv. 11378/12960P

https://blog.naver.com/mongolemong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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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다프트펑크의 사운드트랙과 쿠오라의 매력이 살린 영화였죠.^^
00:03
25.10.15.
profile image 2등
아레스보다는 나은 편이었나 보군요ㅠ
01:39
25.10.15.
profile image 3등
기승전 제프브리지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작 타이틀롤인 트론은 아직도 실종상태(...)
10:47
2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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