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 출구' 후기.. 출구 없는 미로 같은 N포 세대의 삶
golgo

일본의 인디 게임을 가지고 각색한 이색 심리 스릴러인데..불안한 현실을 사는 우리나라 젊은 세대가 봐도 공감할 이야기입니다.
비정규직인 주인공(자막으로 잘 표현이 안 됐는데 '파견 근무' 간다는 대사가 있습니다)이 헤어진 여자친구한테서 아찔한 내용의 전화를 받고 충격에 빠진 뒤, 지하철 내 이상한 미로에 갇힙니다. 틀린 그림 찾기 같은 퍼즐을 제대로 풀지 못하면 빠져나오지 못하고 같은 자리에서 계속 뱅글뱅글 돌게 되는 식이죠. 주인공 말고도 다른 이들도 그 미로에 갇혀 있는데, 서로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못합니다. 각자도생, 쳇바퀴 돌듯 권태로운 일상을 반복하는 현대인의 삶을 반영한 듯한 설정인데, 여기서 주인공은 답 없어 보이는 미래에 무작정 앞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과거의 회한을 돌이키며 다른 선택을 할지 판단의 기로에 섭니다. N포 현생을 사는 이들이 보면 자기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작가성 짙은 예술 영화라기엔 상징성이 좀 뻔하고, 오락 영화라기엔 볼레로 음악처럼 반복되는 답답한 전개라 취향이 갈릴 거 같습니다. 그래도 독특한 설정과 한정된 배경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유려한 촬영, 깜짝깜짝 놀래키는 강렬한 사운드가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듭니다. 그리고 조연배우들도 잘했지만, 때로는 거의 원맨쇼를 하는 니노미야 카즈나리가 아이돌 티를 완전히 벗고 능숙한 연기를 보여줘서 놀랐네요.
답답한 지하철 미로를 3면 스크린으로 포위감 있게 보여주는 스크린X 특별관과 꽤 어울리는 영화였습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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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잘봤습니다. ㅎ
원작게임이 유튜버들로 인해 워낙 유명한지라...게임 좋아하는 초딩 아들이랑 볼까하는데 애들도 볼만한 수준일까요?
깜놀 장면 정도는 오히려 즐길수도 있을거 같아서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