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어쩔수가없다를 보고
스콜세지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어쩔수가없다>는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가 원작이고 고스타가브리스 감독이 20년 전에 이미 만들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25년 경력의 제지 전문가 만수(이병헌)는 아내 미리(손예진)와 두 아이를 두며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게 됩니다. 친한 후배의 소개로 면접도 보고 했지만 3개월 안에 재취업하겠다는 아내와의 약속도 지키지 못한 채 1년이라는 세월이 흐릅니다.
그동안 퇴직금도 다 떨어지게 되고 무엇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집도 날아가게 생겼습니다. 미리도 다시 일을 시작하던 와중 만수는 제지업계의 넘버1인 문 제지에 무작정 찾아가 자리를 달라고 하지만 이뤄지지 않습니다. 만수는 자리가 없다면 자리에 있는 자들을 끌어내리거나 없애면 자기의 자리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가장 광고를 내 경쟁자들을 스스로 취합해 제거하려고 합니다.
박찬욱 표 '기생충'이라고 불리는 <어쩔수가없다>는 여전히 박찬욱 감독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입니다. 특히 고전 영화느낌이 나는 미술과 아기자기한 소품의 활용이 그러합니다. 특히 류성희 미술감독과 조영욱 음악감독이 여전히 함께 해 그런 느낌이 더욱 더 드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아무튼 <어쩔수가없다>는 감독의 인터뷰와는 달리 일반 관객들에게 엄청난 대중성을 안겨주지 않습니다. 여전히 오히려 전작 <헤어질 결심>보다 더욱 더 매니악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단지 <아가씨><헤어질 결심>처럼 반전이 숨어 있는 3막 구조가 아니라 비선형적이지 않고 선형적인 구조라 관객들이 이야기를 따라가긴 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명 '고추잠자리'씬과 같은 장면 연출이 일반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살짝 의문이 들긴 했습니다.(개인적으론 만족스러웠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수가없다>는 여전히 쏟아지는 평균 이하의 작품들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고 무엇보다 박찬욱 감독 작품 중 가장 배우들의 연기가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그중에도 새삼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염혜란'이란 배우는 좀 더 인정을 받아야 할 이 시대의 배우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